'조현아 브로커' 염씨, 대한항공 옥외광고 수주 연 2~3억 매출
'조현아 브로커' 염씨, 대한항공 옥외광고 수주 연 2~3억 매출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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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사건으로 수감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구치소 수감생활 편의를 봐주겠다고 나서 이권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염 모(51) 씨와 대한항공의 부적절한 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염 씨는 1997년 8월6일 발생한 대한항공 보잉747기 괌 추락사고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고 유가족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대한항공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염 씨는 유족대책위 간부들과 함께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 있던 합동분향소를 대한항공 연수원으로 옮기는 협상과정 등에서 대한항공 측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심 모 대한항공 부사장으로부터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후에도 염씨가 대한항공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며 사업을 확장을 해 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치소 편의 청탁도 이와 연장선장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염 씨는 출소 후 광주광역시에 광고대행사 S사 등을 운영했다.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16년째 대한항공 옥외광고를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염 씨는 광주 금남로의 빌딩 옥상에 대한항공 대형 광고판을 유치해 연간 2억∼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한항공 측은 "당시 광주지역에 없던 옥외광고 필요에 따라 비즈니스 차원의 결정이었고 괌사고 유가족에 대한 배려 차원이기도 했다"며 "이번 구치소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염 씨가 운영하는 광주의 광고업체와 대한항공이 사업관계를 맺어온 것은 맞다"면서도 "이번 수사와는 관련이 없고 사업 관계가 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염 씨가 조 전 부사장의 구치소 편의를 봐주겠다고 '갑자기' 나선 게 아니라 괌 사고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과 '특수 관계'를 맺어온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염 씨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서울 남부구치소에 있을 때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한진렌터카 정비용역 사업을 수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연장 만료일인 12일 염씨를 기소한 뒤 추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염 씨가 구속되자 한진그룹 측은 "계열사 임원이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던 브로커의 제안을 받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염 씨가 16년째 대한항공 옥외광고를 수주한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서 서 모 한진 대표 외 그룹 최고위 어느 선까지 염 씨와의 관계를 알고 있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대표는 괌 사고 당시 협상 실무를 맡아 유족 대표인 염 씨와 처음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역시 구치소 사건을 수사하면서 구치소 직원들이 실제 염 씨로부터 상품권과 식사대접 등 금품과 향응을 받았는지 조사하는 한편 서 대표 외 한진그룹 측 다른 관련자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브로커 염 씨의 구속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만 먼저 재판에 넘기고 구치소 직원과 한진 측에 대한 수사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한편 검찰은 애초에 수사에 착수하게 된 본안 사건인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처남 취업 청탁 의혹 수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문 의원이 고등학교 후배인 조양호 회장을 통해 처남을 미국회사에 취업시키고 처남이 실제 근무도 하지 않고 74만 달러(약 8억 원)의 월급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월22일 대한항공·한진·한진해운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50일이 넘도록 조 회장과 문 의원을 소환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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