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압박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롯데家
‘역풍’ 압박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롯데家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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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해고하는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인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일제히 침묵모드로 돌연 자세를 바꿨다.

여론의 거센 질타가 쏟아지고 국적논란마저 불거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게다가 정부가 전방위로 롯데의 지배구조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하자 입을 굳게 닫으며 여론을 회피하고 있다.

이는 나빠질대로 나빠진 상황에서 집안싸움이 확대될 경우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진흙탕 싸움의 최전선에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있었다.

지난달 31아키오(신동빈 회장)도 그만두게 했잖아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을 공개하면서 형제간 경영권분쟁은 부자간 갈등으로 증폭시켰다. 지난 2일에는 신 총괄회장이 격노해 신 회장에 손찌검까지 했다는 민감한 내용도 밝히기도 했다.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삼촌인 신선호 산사스 사장 등 자신의 우호세력을 부각시키면서 () 신동빈구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신 총괄회장은 귀국 직후 전격적으로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찾아 인사했고 둘 사이의 대화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신 전 부회장이 그간 주장해 온 부자간 갈등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의 건강문제를 측근 인사들을 통해 흘리는 동시에 잇따른 현장 경영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두 형제는 측근들과 친족들을 통해 여론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는 역풍으로 돌아왔다. 건강이 좋지 않은 고령의 아버지를 등에 업고 두 아들이 경영권을 차지하려고 다투는 모습에 환멸을 느끼는 여론이 확산됐다. 게다가 롯데의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면서 과연 롯데가 한국 기업이 맞냐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총수일가는 여론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귀국 직후 강행군 현장경영에 나섰던 신동빈 회장은 전일부터 소공동 본사로 출근해 밀린 보고와 업무를 챙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출퇴근 길에 기자들을 만나도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소 겸 집무실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머물면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국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본말을 사용하면서 비난을 자초한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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