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反재벌 정서 폭발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反재벌 정서 폭발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무조사·불매운동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

롯데그룹이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싸늘한 국민 시선에 당정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당하고 있다. 당정은 롯데사태를 계기로 재벌 지배구조의 구조적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기존 순환출자 금지도 논의키로 하는 등 강경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4개 롯데계열 및 일본 롯데홀딩스 등 정보제출을 요구했다. 그룹 경영권 분쟁이 반()기업정서와 맞물려 재계 전체의 부담으로도 작용하는 분위기다. 현재 롯데는 두 형제가 타협점을 찾지 못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다. 롯데로선 외부의 압박 및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불투명한 지배구조부각

형제의 난부자의 난으로 비화된 이후 롯데는 사면초가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우선 경영권 분쟁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와 이후 예견되고 있는 소송전 등 장기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누가 승리하든 그 이후에 흔들릴 롯데그룹을 안정화시키는데 적지 않은 진통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분쟁 과정에서 그룹 대부분의 경영진과 직원들까지 얽히는 등 사태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일본기업’ ‘전근대적인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됐다. 정치권과 소비자단체 역시 롯데그룹의 개혁과 반성, 사죄 등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소비자 불매운동까지 일어났다. 소비자단체 금융소비자원은 지난 4일 롯데 불매운동을 선언하기도 했다. 크고 작은 시민단체들도 롯데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에 가세했다.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롯데마트롯데슈퍼 제품 불매 운동과 롯데카드 거부 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성명서에서 롯데 오너 일가가 미미한 지분으로 기업을 개인 소유물로 전락시켰다오로지 본인들의 이익만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은 오늘 당정회의를 열고 롯데의 지배구조를 샅샅이 점검하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공정위는 20일까지 제출받을 롯데의 해외지분구조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신격호 회장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공언했다.

게다가 국세청도 롯데 계열의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뒤에 탈세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거센 사정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컨트롤 타워 휴면상태

롯데사태가 계속되면서 그룹 전반에 걸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당장 연말 면세점 특허 재허가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등 핵심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접 고용 12만명, 간접고용까지 포함할 경우 35만명에 달한다는 롯데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롯데의 상징이라는 롯데호텔 투숙객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소상공인들은 롯데슈퍼와 롯데마트 퇴출과 롯데카드 거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롯데월드타워 분양사업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형제의 난부자 갈등으로 번지면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 사업인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뒷전으로 밀렸다.

최전방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장악에 주력하면서 롯데월드타워 건설 관련 최종 의사결정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그동안 신 총괄회장이 프라이빗 오피스 분양 등을 직접 챙기며 사업에 관여해 왔지만 신 총괄회장의 구두지시가 잘 전달되지 않아 실무자들이 의사 결정을 하지 못해 노심초사 하고있다.

지난 5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월드타워 관련 큰틀의 결정은 총괄회장의 생각과 방침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부자 갈등으로 지시가 명확히 내려오지 않아 당장 프라이빗 오피스 분양 일정 등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층에서 결정을 해줘야 하는데 결정이 미뤄지는 느낌이다고 덧붙였다.

1회 열리던 외부 전문가들과의 롯데월드타워 컨설팅 회의는 계속 열리고 있지만 회의 결과를 올려도 결정되는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프라이빗 오피스 판매 방식과 분양가 등을 결정해야 하지만 이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통가 대장주라는 롯데 주식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 두나라 모두에서 국적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고 있다.

전근대적인 지배구조가 드러나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다. 노동개혁을 주창하던 정부를 머쓱하게 만들면서 우군격인 재계 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

자산90, 매출 70조의재계 5위 기업이 흔들리면서 국가경제 전반에도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밀실경영순환출자심각

이번 사태의 원인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따른 밀실경영이 가장 큰 원인이다. 때문에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자칫 그룹 전체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봉착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총수 일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여기서 그쳐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롯데그룹을 겨냥해 해외법인까지 상호출자 규제를 의무화하는 법안까지 발의할 예정이다. 당정의 압박에 롯데그룹은 그동안 감춰져 있던 일본 주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하고 상호출자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