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양득 감독 <폭로>와 <하늘에서도…>로 "화려한 복귀 준비"
[인터뷰]김양득 감독 <폭로>와 <하늘에서도…>로 "화려한 복귀 준비"
  • 박기영 기자
  • 승인 2015.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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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 있는 주제를 자극적인 소재로 다룬 사회 고발 영화 제작

▲ 김양득 감독

-SK최태원 회장 딸 최민정에 감탄, '여성도 군대는 가볼만한 곳이다'

<우담바라>, <밤의 천국>, <춤추는 달팽이>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모았던 영화계 원로 감독 김양득이 돌아왔다. 그의 작품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82년 <밤의 천국>과 89년 <우담바라>가 그랬다. 그의 작품들은 당시‘낯선’소재라는 편견 때문에 오해를 받았다. 하지만 김 감독이 보여준 작품은 그런 편견을 뛰어넘는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언제나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가 다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예고했다. 지난 2011년 산문집 <눈을 감으면 보이는 그리움>으로 숨을 고르던 그가 이번에는 두 작품을 동시에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제작 준비 중인 것은 시나리오가 완성된 <폭로>와 <하늘에도 물고기가 산다>. 두 작품 모두 제작을 희망하는 회사가 나타난 상황이어서 조만간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해당 시나리오는 구글 플레이스토어‘파란풍경마을’앱에서 일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파란풍경마을’은 영상소설을 지향하는 소설 앱이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두 작품 모두 사회 고발적 성격이 강하다.

▲나는 언제나 신사(紳士)로 남으려고 노력한다. 신사란 배려하는 사람이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 그것이 신사다. 애국을 위해 목숨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사회에 신사가 너무 없다. 그것이 문제다.

기성세대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나? 기성세대가 아무리 뻔지르르한 말을 해봤자 아이들은 그들이 하는 행태를 보고 배운다.이 사회에 부정부패, 각종 사건사고들…그것들을 보고 배운다. 이러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적폐의 전승이다. 이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언제나 그랬다. 나는 영화인이기 전에는 럭비인 이었다. 럭비가 대중화되지 않는 것은 신사의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대중화가 되면 신사로 남을 수 없다. 대중이 선호하는 작품보다는‘신사’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작품을 쓴것뿐이다.

-<폭로>은 어떤 작품인가?

▲<폭로>는 제목 그대로 기성세대가 자행하고 있는‘사회악’을 학생들의 시점에서‘폭로’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 내 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선거를 한다. 감옥을 만든다. 경찰까지 만들어 운영한다. 기성세대를 그대로 보고 따라하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틴트(화장)을 하고, 성행위를 놀이삼아 즐기는 시대에 누가 이들을나무랄 수 있겠나?

애초에 아이들에게 어떤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가? 인성교육은 사라졌고꼬일 대로 꼬인 입시교육에 빠진 아이들이 역사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범행동기를 보여주고 본인이 스스로 깨우치고 반성 하는 공동체 체험교육으로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는 젊은이와 기성세대는 서로 다른 시각에서 동일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주요 소재가 선거, 성폭행, 섹스다. 상당히 자극적이다.

▲80년대 당시 유학생과 창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했었다. 당시로서는‘미친x’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당시 작품에는 베드씬조차 없었다. 그저 내가 그리고 싶은 사회의 단면과 문제를 표현하는데 해당 소재가 알맞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쉽게 접근한 내용은 아니다. 실제 요즘 학생들의 성실태를 보다 정확히 알기 위해 대학생 8명과 많은 토론을 나눴다. 그 외에도 충분히 경험담을 들었고 보다 심도 있게 이야기를 나눈 것만 8명이다. 작품내의 묘사 역시 최대한 현대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 그 대학생들에게 작품이 완성되어 보여주니 울더라. 베드씬을 읽고 울었다. 그걸 보고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한층 더 얻게 됐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하늘에도 물고기가 산다>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 이야기가 눈에 띈다.

▲그 일로 좋은 영감을 받았다. 금지옥엽으로 성장했을 대기업 영애가 누림을 포기하고 군에 입대했다. 거친 파도 속의 고된 임무를 다해 애국을 한다. 이런 것이 신사다. 청춘이 양성 가릴 것 없이 하나가 되어 굳게 닫힌 통일 의 자물쇠를 열어야 한다.

또 모티브가 된 캐릭터가 하나 더 있다. 내가 군 복무 당시 군 병원에서 근무했다. 당시에는 소위‘빽 있는’꾀병 환자가 많았다. 그걸 내가 다 내쫓았다. 당시에 무슨 의원 아들이었던 딱 한 명만 해결 못했다. 그게 아직까지 마음에 남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덕분에 좋은 캐릭터를 구상할 수 있었다.

-<하늘에도 물고기가 산다>의 기획의도는?

▲우리나라는 역사적 청춘이 없었다. 있을 수가 없었다. 일제강점기부터 신탁통치에 이은 이념 갈등 그리고 6.25 전쟁까지. 청춘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런 이유로 젊은이들은 국가와 민족에 청춘을 바친다. 군대에는 젊음의 냄새와 숱한 추억이 있다.

그러니까, ‘여자도 군대에 가볼만한곳’이란 말이다. 이미 남아선호시대는 서쪽 산봉우리로 넘어갔다. 남아 출산율 자체도 줄어들었다. 시대가 변했다. 일부 군 지휘관들이 부하 여군을 성노리개로 삼았다는 기사를 종종 접한다. 이런 시대착오적 행태가 전쟁터에서 여성을 성 노리개로 욕보인 악랄한 일본군과 뭐가 다른가? 인식 자체가 변해야 한다.

이미 여성은 이전 시대에서 걱정받아 온 만큼 약한 존재가 아니다. 대기업 영애가 입대한 일화만 봐도 그렇다.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다. 앞으로 가까운 시기에 여군 시대가 개막할 것이다.

-특별히 신경쓰는 장면이 있나?

▲<폭로>에서 어머니가 자식에게 성교육을 하기 위해‘아버지 것’을‘빌려주는’장면을 아직 고민 중이다. 아까 대학생들이 보고 눈물 흘렸다는 그 장면이다. 하지만 글과 영상은 다르다. 글로는 몇 문장 밖에 안 되는 장면도 몇 분까지 늘어날 수 있고, 몇 페이지나 되는 내용을 한 컷으로 처리 할 수도 있다.

표현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이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뮤지컬 같은 방식이나 다른 기법을 사용해보려고 계획 중이다. 하지만 반대로 노골적인 표현도 고려하고 있다. 소재가 그러니만큼 어떻게 해도 일단 비난은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장면이 그 비난 이상의 의미와 교훈 그리고 감동을 줄 수 있다. 좀 더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또 폭로의 마지막 장면도 반응이 궁금하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접했을 때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가 된다.

-캐스팅이나 개봉 등 계획이 있나?

▲캐스팅은 <폭로>의 경우 무명 아역 배우를 쓸 예정이다. 현재 활동하는‘아이 같은’아이들이 아닌 진짜‘아이다운’아이여야 이 작품을 제대로 연기할 수 있다.

영화 제작은 현재 두 작품을 영화화하고 싶다고 연락 온 곳이 두 군데 정도 있다. 아직은 좀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사항이다. <폭로>의 경우 최대한 빨리 진행 할 생각이다.

-그외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영화계에는 정말 돈 안되고 힘들어도 나라와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진짜 신사다. 그런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앞으로 김양득이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 봐 달라. 앞으로 생각해 놓은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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