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제일모직, 길게 보면 합병은 양사 주주에 유리
[현대證]제일모직, 길게 보면 합병은 양사 주주에 유리
  •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
  • 승인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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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은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기존 목표주가 30만원을 유지한다.

삼성물산을 보유한 해외 인덱스 펀드들이 일방적으로 엘리엇 펀드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해외 인덱스 펀드들의 합병 당위성 대한 스탠스가 합병주총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삼성과 엘리엇이 해외 인덱스 펀드들의 동의를 얼마나 얻어 내느냐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합병 동의 여부에 중요해 보인다.

한편, 한국의 자본시장통합법에서는 비상장기업은 수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1.5대 1의 비율로 합병가액 산정에 반영하며, 상장기업은 효율적 시장가설에 입각해 직전 한달 동안의 평균 주가를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순자산가치가 이보다 높다면 순자산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상장기업에서 순자산가치 반영을 의무화하지 않은 이유는 기업 구조조정을 유인할 목적으로써 합병의목적에 따라 어느 정도 합병 당사 기업에 자율성을 주자는 취지이다. 이는 한국의 자본시장통합법의 합병에 관한 사항이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현저하게 벗어나 잘못 제정되었다거나,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가 잘못 형성된 주가임을 엘리엇 측이 입증해야함을 의미한다.

상사부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일모직 패션과 식음 부문의 해외 사업 확대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원료 소싱에서 가공, 상품기획, 마케팅까지 패션/식품분야의 모든 영역에서 Value Chain 구성이 가능해 해외 사업 경쟁력 강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원면/원료-원사-원단/직물-의류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영역에서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원료 소싱~봉제 위탁 생산의 영역을 수행하고, 제일모직은 상품기획~마케팅, 유통에 집중하여 경쟁력 강화 및 효율 증대가 가능한 구조로 볼 수 있다.

게다가 합병 후 제일모직은 신사업의 중심에 서게될 전망이다. 합병회사는 삼성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중에 전자/금융 외 분야의 미래 신규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그룹 내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 관계사간 협업을 유도해 신규사업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신규 사업으로는 의료기, 의료 IT 솔루션 공급, 병원건설을 포괄하는 의료관련 토탈 솔루션 사업을 국내와 해외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민자발전사업과 ESS사업에서도 금융계열사의 파이낸싱 지원과 삼성SDI와의 협업으로 진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부결될 경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흐름은 실패에 대한 실망감으로 단기적으로 양사 모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은 과거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질 경우 건설주와 다른 흐름을 보인적이 있었으나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결국 대형 건설주 평균 주가수익비율, 주가자산비율 수준으로 회귀해 거래되었다.

이는 합병실패로 자산가치가 부각될 수는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건설업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제일모직 주가는 하락 후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삼성물산과의 합병 외에도 다른 지배구조 개선안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포기하는 대신 삼성전자 투자부문과의 분할합병이나 삼성생명 투자부분과의 분할합병, 제일모직에서 금융부문만을 인적분할하는 방법 등 여러 대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합병에 성공하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주 모두에게 긍정적이다. 그 이유로는 삼성물산과의 시너지로 제일모직 패션부분과 식음료부문의 해외 시장 진출이 빨라질 수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투자재원 확보가 가능해 바이오부문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됨으로써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진행 및 영역 확장을 위한 M&A가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순환출자 구조를 모두 해소하고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어 투명성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합병 완료 후 삼성전자 투자부문 분할합병 등과 같은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위한 변화가 예상되며,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배당 성향 상향과 자사주 매입이 예상된다. 삼성물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합병회사의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어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 주주들은 자산가치가 있는 건설사 주주로 남을 것인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의 주주로 갈 것인가를 이번 합병 주총 때 선택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합병이 성공하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주들은 지속성장을 통해 주주 가치 증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실패하면 삼성물산 주가는 자산가치에 대한 주가 반영으로 일시적으로 재평가 받을 수 있겠으나, 지난 수년간 삼성물산 주가가 그래왔듯 결국 건설업평균 밸류에이션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제일모직은 실패해도 실질적인 지주회사 지위는 지속되고, 다른 지배구조 개선안이 가능해 하락 후 주가 복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합병 성공과 추가적인 지배구조 변화를 고려한 당사 제시 합병 기업의 목표주가는 30만원으로 삼성물산 주가로 환산하면 105,000원이다. 합병에 성공한다는 전제 조건하에 주총 승인일부터 향후 일년간 50% 이상의 기대수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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