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팝콘, 억지 광고, 끼워팔기 너무해”
“바가지 팝콘, 억지 광고, 끼워팔기 너무해”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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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멀티플렉스 영화관, 불공정행위 조사

대형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횡포가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스낵코너에서 폭리를 챙기고 관람객에게 억지로 광고를 보도록 해 왔다는 지적 등이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지난 18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영화상영 업계 13위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 업체 3곳이다.

광고 보러 영화관 왔나

공정위는 2013년 기준 90.1%의 시장을 점유한 이들 세 업체가 독과점 수준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 했는지를 따져보고 있다.

팝콘과 음료를 시중가보다 훨씬 비싸게 파는 스낵코너가 우선 문제로 꼽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작년 이들 3사의 스낵코너 상품 원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큰(라지) 사이즈 기준 팝콘값은 원재료 가격(613)8.2배인 5천원이었다. 이들 영화관은 3D안경 끼워팔기 혐의도 받고 있다. 3D영화티켓은 관람시 필요한 전용 안경값을 포함, 일반 영화 관람료보다 최대 5천원까지 비싸게 판매된다.

하지만 안경이 소비자 소유가 되는 점을 명백하게 알리지 않고 있다.

특히 영화가 끝나면 출입구에 수거함을 설치해 놓고 안경을 무상으로 회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지된 영화 상영시각을 1020분 넘기면서까지 광고를 보여주는 행태도 조사 대상이다. 이 때문에 영화 시작시간에 맞춰 입장한 고객들은 원하지 않아도 광고를 볼 수밖에 없다.

이들 영화관은 광고 시간을 영화상영 시간에 더해 표기하는가 하면 예고편과 무관한 상업광고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도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

이런 팝콘 가격이나 광고는 영화관의 절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영화관들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는 큰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우월적 지위 이용

앞서 지난 2월 참여연대·청년유니온 등 시민단체들은 대기업 멀티플렉스 3사가 시장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거래를 하고 있다며 이들 업체를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신고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시민이 가장 대중적으로 문화생활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영화보기’”라며 그런데 국내 영화 산업에서의 투자·배급·상영의 독과점 형태로 인한 불공정거래행위가 증가하고 있고 소비자들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며 당시 신고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2013년 기준 이들 3사의 시장 점유율은 90.1%로 독과점 수준이다. 극장수로는 78.8%, 스크린수로는 90.1%, 좌석수로는 91.1%,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한다.

참여연대 등은 영화관 3사들이 국내 영화 산업을 독식하며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반면 시민들은 실제로 영화관에 대해 비싼 팝콘 등 영화관 폭리, 부당 한 광고 상영, 맨 앞좌석도 동일한 영화관람료 징수, 주말 시네마포인트 사용 불가, 상영관 배정의 불공정성 등 다양한 권리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성춘일 민변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비싼 팝콘 세트 가격은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3D안경 끼워팔기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거래강제행위에 해당한다이는 영화관 시장에서의 공정거래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엄용훈 삼거리픽쳐스 대표는 이들 3사의 시장독과점으로 영화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영화산업은 극심한 양극화 현상에 빠져있다이는 영화 다양성 측면에서 시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 시민단체는 지난 330일 국내 영화관의 가격담합과 폭리행위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전하기 위해 롯데시네마 본사 등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발전하려면 고민해야

공정위는 이들 사안을 면밀히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2개 부서가 함께 맡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대상 업체 3곳에 자료를 요청했다속도감 있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영화는 초고속 발전을 거듭해왔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영화관람객수는 14800만명이었다. 이후 매년 고속 성장을 거듭, 2014년에는 21500만 명까지 늘어났다.

불과 4년 사이에 약 50% 가 늘어난 것이다. 국내 극장의 매출 추이도 같은 기간 11570억원(2010)에서 16640억원(2014)으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극장들의 영업이익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역성장했다.

CJ CGV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21억원으로 전년대비 1.1%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매출액은 1932억원으로 같은 기간 13.5% 점프했다. 1위 사업자인 CGV의 사정이 이렇다보니 3위인 메가박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메가박스는 2011년 씨너스와 합병하면서 공격적으로 극장 수를 늘려왔다. 201150개였던 극장수는 3년 사이에 62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메가박스의 영업이익은 3591100만원으로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3.9% 늘어난 21306900만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비싼 팝콘, 끝없이 나오는 광고 등으로 떨어진 수익성을 채우기보다는 본연의 매출을 늘리는 것에 더욱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비스와 경쟁력 높은 영화를 통해 관객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 결국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수익구조에 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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