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텐센트 국내 결제시장 ‘도전장’
알리페이, 텐센트 국내 결제시장 ‘도전장’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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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일평균 이용건수는 각각 1205만건, 2427만건, 이용금액은 3000억원, 16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한국 간편결제 시장을 두고 중국과 한국의 사업자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자 글로벌 전자상거래 1위 기업인 알리바바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 최대 컨텐츠 기업인 텐센트도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중국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은 작년에 출시한 카카오페이(카카오)와 오는 25일 출시 예정인 네이버페이(네이버), 그리고 9월 선보일 삼성페이(삼성전자) 등이 대항마로 손꼽히고 있지만 압도적 거래규모와 이용자 수를 보유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윈 코리아페이진출 선언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519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첫번째 한국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기업과 협력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앞으로 코리아페이를 만들었으면 좋겠고, 알리페이와 협력할 한국 파트너사를 찾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한 마윈회장은 앞으로 국내 기업과 온라인 쇼핑, 간편 결제,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점차 넓혀나갈 전망이다.

알리바바의 자금력과 기술력, 중국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리아페이라는 한국판 알리페이가 본격 상륙하게 되면 한국 결제 시장을 단시간에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규제로 인해 발전이 미진했던 국내 핀테크 시장을 고려할 때 국내업체들의 대응 역시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특히 코리아페이는 알리바바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결제를 통한 할인이 지원될 경우,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알리페이는 서울 명동 등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 약 2만개 가맹점이 확보되어 있고, ‘요우커를 겨냥해 상반기 내에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유명 백화점과 면세점, 편의점 등으로 가맹점을 확보할 전망이다.

한발 앞선 텐센트

알리페이와 함께 중국 최대 전자결제사업자로 손꼽히는 텐센트도 한국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나섰다. 텐센트는 인터파크와 손잡고 텐페이를 한국 내 중국어 전용 사이트의 결제 모듈로 제공했으며 신라면세점, 이니스프리, 녹십자헬스케어 등도 이달 안에 가맹점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또한 세븐일레븐도 신규 가맹점 도입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것은 한국 시장에서의 텐센트 경쟁력이다. 이미 텐센트는 지난 2012년 카카오톡에 720억을 투자, 다음카카오의 3대 주주이며 모바일 게임업체 네시삼십삼분과 파트게임즈 지분도 20%가량 보유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을 통해 간접 투자한 국내 게임, 콘텐츠 기업에 상당 부분 투자를 진행 중이며 그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여기에 텐센트는 최근 하나금융그룹 간 금융사업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결제분야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절대강자없는 국내기업

가장 먼저 시장에 도전한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는 GS, 롯데홈쇼핑, 신라면세점, 교보문고 등 주로 대형 쇼핑몰 위주로 130여곳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출시 9개월만에 가입자 400만명을 기록하며 나름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 편의와 직결되는 가맹점 숫자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다소 높게 책정된 결제수수료 측면 역시 가맹점들의 부담감만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별도의 송금 기능이 없어 송금이 필요한 이용자들은 뱅크월렛카카오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이분화된 서비스 제공 역시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알리페이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삼성페이는 9월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기존 NFC 방식뿐만 아니라 미국 벤처회사 루프페이 인수를 통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확산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바로 스마트폰 결제가 되는 범용성 측면의 장점을 갖췄지만 사용 단말기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로 한정된다는 결정적인 한계점을 갖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아직 구체적인 스펙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원클릭 결제, 송금, 그리고 기존 네이버캐쉬마일리지 통합 기능을 제공하며 쉽고 편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네이버페이(기존 체크아웃)가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이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기존 아이디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5만여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페이는 기존 체크아웃가맹 쇼핑몰과 모바일 O2O 쇼핑몰로 주목 받고 있는 샵윈도 가맹점들을 유도해 초반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고, 기존 이용자 1500만명의 쇼핑 경험도 좋은 노하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뮤직앱스토어N스토어 등 디지털 콘텐츠와 블로그카페포스트 등 다양한 플랫폼이 네이버페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진행할 예정이라 가맹점 수는 계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기업, 경쟁력 확보 중요

국내에서 간편결제 시장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알리바바 뿐 아니라 글로벌 공룡들의 국내 진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져, 가맹점 확보 등 국내 업체들은 이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면도 있고, 까다로운 국내 고객들의 입맛을 맞출 수 있는 구매 패턴을 축적할 시간도 당분간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을 단기간에 선도하며 장악해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기업이 국내 시장을 파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반대로 국내 기업들에게는 나름의 대비책을 강구해 대응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이해하고, 서비스해 온 다년 간의 노하우와 축적된 데이터, 그리고 기존 가맹점이라는 분명한 강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가 출시되는 올 하반기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미국 페이팔은 이베이라는 지배적인 쇼핑몰이 있어 관계사의 간편결제 솔루션이 금세 하나로 쏠릴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절대적 우위를 점한 쇼핑몰이 없어 당분간 간편결제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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