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이 온다! ‘ 대박’ 원하면 엄격한 투자기준을 가져라"
"버블이 온다! ‘ 대박’ 원하면 엄격한 투자기준을 가져라"
  • 박기영 기자
  • 승인 2015.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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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식투자 100년사’저자 윤재수 인터뷰
▲ 윤재수 저자 <사진 : 길벗 출판사 제공>

대한민국주식투자100년사의 저자 윤재수 씨는 1세대 증권맨이다. 1976년 한국거래소를 시작으로 30여 년 동안 증권가에서 거의 모든 분야를 경험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증권 관련 서적을 집필했으며 그 중‘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는 60만부가 넘게 판매되어 그 전문성과 필력을 인정받았다.

그런 윤 씨가“증권거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투자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증권시장을 뜨겁게 달굴‘버블’이 조만간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은 이미 조짐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 현장에서의 직ㆍ간접적 체험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조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다음은 윤재수 저자와의 일문일답.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나는 증권가에서 30여년을 보냈다. 거기에는 나보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도 있고 감이 좋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내 강점은‘기록’이었다. 뭐든지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이 기록들이 모여서 새로운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해줬다. 어느 날, 이렇게 쌓인 기록들을 돌이켜보니 증권시장에서 피해를 입은 개인 투자자들이 너무 많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증권 시장의 존재의의가 뭔가? 좋은 투자처를 제공하는 것과 부의 재분배다. 하지만 부의 재분배는 역으로 흘러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불러왔고, 좋은 투자처라는 의의도 크게 퇴색된 것이다. 이런 현상을 막아보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사실 이 책은‘투자기준의 역사’라고도 부를 수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기준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명확한 기준 없이 투자에 임한다면 필패한다. 그런 부분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

과거 70년대 이전에는 채권이 주를 이뤄서 특별한 것이 없었다. 70년대 와서 공모주 때문에 처음으로 이익의 여부, 버블이나 보편화냐 등 기준이 중요해졌다. 심지어 당시에는 자료도 잘 없었다. 80년대 전산 도입이 나오면서부터 일반 사람들에게 정보를 볼 수 있었고 90년대 단말기가 객장에 설치되면서 일반 사람들도 지표를 볼 수 있었다. 그 이전에 책자 같은 것이 나오긴 했는데 그건 증권회사 직원들 중에서도 몇몇만 받았다. 증권회사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버블을 한번 격고 나서 개인투자자들이 지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투자 지표가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투자기준이 변한 것이다. 이 후 92년도에 외국인 직접 투자를 하면서 제일 먼저 PER(주가수익비율) 값이 주목을 받았다. 저PER값인 주식을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사 들였고, 이는 높은 수익률을 발생시켰다. 또 PBR(주가순자산비율) 같은 자산 가치에 대한 인식이 생겼다. 즉, 90년대부터 지표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2000년대 들어와서 워렌버핏의 가치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투자기준의 변천을 아는 것은 개인이 자신만의 투자기준을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증권가에 오래 있었다. 어떤 일을 했나?

▲첫 직장은 1976년에 입사한 한국거래소다. 이곳에서 3년 넘게 근무했다. 하지만 공기업 특유의 경직성에 염증을 느껴 좀 더 활동적인 증권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동서증권에서 기획파트나 인수파트, 자산 운용파트 이런 쪽에 8년 정도 있었다. 이후 12년간 영업점에 지점장 생활을 하며 일반 고객들을 많이 상대했다. 동서 증권에서는 본부장까지 했다. 이후에는 하나투자증권 이사를 했고 그 다음에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투자 상담 및 고문을 맡았다. 그러니까 증권가에서 해볼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해본 셈이다.

-책에 보면 버블이 온다고 예상한 부분이 있다.

▲증권시장은 변화무쌍하다. 정치, 문화, 심리까지 복잡하게 얽혀서 움직인다. 그래서 기록이중요하다.

기록을 검토하고 책을 집필하면서 느낀 것이 상승기와 하락기가 10년 단위로 온다는 것이다. 큰 장(버블)이 오고 폭락이 온다. 대부분의 경우에 10년 중ㆍ후반에 나타난다. 1975년 후반기부터 78년 8월까지 건설주가 엄청났다. 마지막 규제를 부실주 중에 몇 개를 뽑아서 전일종가 이상으로는 아예 매수를 못 내게 했다. 지금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다른 규제를 계속해도 끝없이 올라가니까 그런 규제까지 낸 것이다. 그리고 곧 급락했다.

또 85년부터 88년까지 주가가 4년 간 상승세를 보였다. 140선에 있던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까지 올라갔다. 90년대는 조금 늦게 나타났다.

99년부터 2000사이에 2년 사이 IT 주식에 폭발적인 상승이 발생했다. 2003년부터 2007년 말까지 세계경제가 좋아지면서 폭등이 왔다. 이 때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형태로 폭락이 따라왔다. 지금은 다 회복한 상태다.

현재 우리 시장은 폭등상황은 아니다. 코스닥이 강세를 보일 뿐이다. 2010년도에는 아직 버블 현상이 안 나왔다.

버블이 오기 전에 나타나는 3가지 특징이 있다. 저금리, 유동성, 저유가다. 지금 이 3가지 모두 나타나고 있다. 유동성의 경우 서민 경제는 어렵지만 정작 상위 10%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대기업들도 현금보유량이 충분하다. 늦어도 3,4년 안에 버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감독 기관인 거래소나 정부나 이런 곳은 수치 내는 곳이고 증권사나 자문회사 등이 고객의 이익을 선전하면서 자기 이득추구 하는 곳이다. 순수하게 수수료 내가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너무 피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왜 그렇게 됐는지,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결론은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과 현실이 특히나 다른 것이 증권 시장의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가 한층 더 중요한 것이다.

-위험성 높은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인가?

▲꼭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물론 개인 성향에 따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일반적으로 2-30%정도는 그런 식으로 운용해도 나머지는 안전한 곳에 투자해야 된다. 이 범위를 확실히 지켜서 절대로 벗어나면 안된다.

위험성 높은 투자에 전력을 쏟아 부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자기 나름의 관리 기준을 정해야 한다. 만약 예상이 적중해서 일정수준 변동이 생기면 바로 현금화 한다는 기준이 있어야 된다. 그게 없으면 필패하게 돼 있다.

기관을 예로 들면 개인과 비교했을 때 아마랑 프로 차이다. 개인도 생각을 기관처럼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한다. 기초분석 체크도 필수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할 수 있는 자금 내에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부분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는 불행해진다. 손해를 보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설사 수익을 내더라도 그건 불행이다. 상승세에는 언제까지 상승세가 이어져갈지 몰라 마음을 졸이며 하루를 보낸다. 실제로 급등한 주식은 급락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심지어 생계를 위한 돈이나 융자를 받은 자금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것은 투자에서도 한 번 무모한 투자에 버릇이 든 사람은 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다.

또 한 가지는 개인들은 ELW 같은 파생상품을 조심해야 한다. 기관과 외국인이 주를 이루는 파생상품 시장에서 개인이 수익을 내기란 지극히 어렵다.

-인상 깊었던 일화와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증권가에서는 워낙 일이 많이 벌어지고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일화같은 것은 굉장히 많다. 굳이 하나 꼽자면, 내가 관리하던 고객의 주식이 4만 5천 원에서 10만원으로 뛴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팔자고 했다. 하지만 끝끝내 안 팔더라. 이해는 한다. 이게 30만원까지 갔다. 하지만 곧 곤두박질 쳐서 1만 8천원까지 떨어졌다. 그때서야 팔자고 말을 하더라.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주식에 휘둘린 예다. 앞으로 시장의 변화에 맞춰 지금까지 낸 저서들을 수정ㆍ보완해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증권가를 무대로 소설을 한편 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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