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시장을 잡아라" 재계 총수 총출동, 단독 선두 정몽구?
"12억 시장을 잡아라" 재계 총수 총출동, 단독 선두 정몽구?
  • 박기영 기자
  • 승인 201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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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인도 총리, 한국 조선사업 대표 CEO 면담
▲ 정몽구 회장과 모디 인도 총리

지난 19일 오전 11시께 서울에 있는 밀레니엄 힐튼에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국내 재계 총수 및 최고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모디 총리와 각각 개별 면답을 가지고 인도시장 투자 확대방안 등을 논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이후 현대중공업 공장을 방문했다. 세계 인구수 2위를 자랑하는 ‘12억 시장은 정몽구 회장에게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현대차, 공장 건설 고려해

 

모디 총리는 지난 19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등과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각 면담은 최소 15분에서 최장 40분까지 소요됐다.

가장 먼저 모디 총리를 대면한 재계 총수는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었다.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온 정몽구 회장은 모디 총리와 올해 현대차 인도 공장 생산량과 제3공장 신설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세계 6-7위를 넘나드는 거대한 시장으로 지난해 3.2% 증가했고 올해는 사상 최고 수준인 274만대로 예상되어 7.8%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에 제1·2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68만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40분 가량 모디 총리와 면담을 가진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올해 첸나이에 있는 2개 공장에서 지난해 보다 약 4% 성장한 64만대 생산,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이중 47만대는 인도 국내에 공급하고 17만대는 세계 110여개 국가로 수출, 인도의 자동차 수출 1위 기업으로서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16.2%1위인 스즈끼마루티의 42.9%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에 제3공장 증설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정 회장은 모디 총리와 면담을 갖기 전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제3공장 증설 계획에 대해서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인도 제3공장 증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는 모디 총리가 면담에서 현대차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삼성은 1, 포스코는 난항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과 함께 모디 총리와 30여분에 걸쳐 면담을 진행했다. 신 사장은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 1995년에 진출했는데 사업을 오래하지 않았냐단말기 사업도 하고 연구소도 있고 네트워크 사업도 하고 있다. 그런 분야에서 협력을 많이 하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현지의 중저가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맥스, 라바 등이 호시탐탐 1위자리를 넘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2%18%의 마이크로맥스를 제치고 1위를 지켰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모디 총리와 만나 인도 내 사업 협력을 요청했다. 권 회장은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포스코가 인도에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 모디 총리에게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인도 서쪽 하공정 및 자동차강판 사업 등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정작 포스코의 오랜 숙원인 인도 일관제철소 건립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포스코는 2005년 인도 오디샤 주정부와 제철소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의 인도제철소 프로젝트는 제철소와 함께 철광석 개발을 위한 광권, 전용항만 제공 등 투자규모만 13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포스코는 환경 훼손을 우려한 NGO단체와 주민들의 반대, 광권 확보 분쟁으로 아직까지 제철소 착공에도 들어가지 못 했다.

 

모디 총리, 국민연금 인도 지사 요청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안승권 LG전자 기술책임자(CTO)와 함께 약 15분에 걸쳐 모디 총리와 인도내 사업 확대에 지원을 논의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에 진출해 뉴델리와 푸네에서 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푸네 공장에 휴대폰 생산라인을 가동하다 철수한 바 있으며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 상황에 따라 스마트폰 공장을 재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모디 총리를 만나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박 사장은 인도 측 제안으로 총리와 접견하게 됐는데 총리 측에서 인도 조선업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모디 총리와 롯데의 현지 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2010년 인도 첸나이 지역에 초코파이 생산 공장을 준공한 롯데제과는 현재 델리 지역에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7월 준공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인도는 모디 총리의 경기부흥 정책으로 해마다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롯데는 현재 다양한 현지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도 만나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제안했다. 최 이사장은 30분간 면담을 마치고 나와 모디 총리가 재밌는 제안을 하나 했는데 인도에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설치해달라고 했다오는 7월에 싱가폴에 3번째 해외지사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인도 투자를 담당한다고 말했더니 12억 인구가 있는 인도에 직접 지사를 설치하는 것이 어떠냐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조선사업에 중점 둬

 

인도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시장이다. 아직 발전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기업인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모디 총리가 재계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만난 것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면담을 진행한 기업인들 중에 가장 인도 시장에 가까운 것은 정몽구 회장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조선소를 둘러보고 최길선 회장 및 권오갑 사장과 면담했다.

모디 총리는 25분여 간 조선소를 견학하며 현대중공업의 각종 군함 제조 경력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의 조선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인도 조선산업의 발전을 위한 파트너가 돼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

이날 오전 모디 인도 총리가 면담을 진행한 기업인 중에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당초 접견 계획이 없었지만 인도 측이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모디 총리가 인도 조선업 발전을 위해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정성립 사장 역시 인도 측 요청으로 같은 시간 면담에 참가했다.

모디 총리가 이렇게 바쁜 일정을 쪼개 조선 3’CEO를 특별히 요청해 직간접적으로 만난 것을 두고 업계는 인도 조선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롤모델로 한국의 조선사업을 점찍었기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렇게 모디 총리가 조선사업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인도의 국영 가스공사 게일(GAIL)이 미국의 셰일가스 도입을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9척을 발주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계약 규모는 1척당 2억 달러 수준으로 총 18억달러(19000억원)에 달한다. 게일은 기술 이전을 위해 이 중 3척을 반드시 자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모디 총리는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LNG 운반선 건조사업에 한국 조선사들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게일과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모디 총리는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최 회장 및 권 사장과 만나 현대중공업과 인도의 협력은 준비가 끝난 것 같다보다 빠른 진행을 위해 현대중공업 경영진의 인도 방문을 제안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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