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어떤 영향미칠까?"
삼성證,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어떤 영향미칠까?"
  •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 승인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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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과 관련 증시에 미칠 영향 분석한 보고서를 20일 내놨다.

19일 한국거래소는 증시 가격제한폭 ±30% 확대와 개별종목/시장 변동성완화장치 보강을 골자로 하는 「가격제한폭 확대 및 시장안정화장치 정비」 관련 시행 세칙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6/15일 부로 현행 ±15%의 가격제한폭을 ±30%까지 확대하며, 가격급변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개별종목뿐만 아니라 시장전체 차원의 가격안정화장치를 보강키로 결정했다.

유가증권 및 KOSDAQ 시장의 주권(코넥스 제외), DR, ETF, ETN, 수익증권의 가격제한폭은 현행 기준가격 대비 ±15%에서 ±30%로 확대된다. 상하한 가격변동폭 확대는 KOSPI 시장의 경우 1998년(직전 ±12% → ±15%) 이후 17년, KOSDAQ 시장은 2005년(직전 ±12% → ±15%) 이후 10년만의 변화로, 1) 가격제한에 따른 시장 비효율성 해소, 2) 가격발견기능 제고, 3) 자석효과 및 상하한가 굳히기/따라잡기/풀기 등 불공정 거래 근절, 4) 증시 역동성 제고 등에 초점을 맞춘 제도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거래소는 '14년 9월에 도입한 동적 장치에 대해 개별종목 단위의 주가변동성 완화 장치로 정적 변동성완화장치 도입을 결정했다. 직전 단일가격을 기준으로 ±10% 이상 개별종목 가격 급변 시 2분간의 냉각기간을 부여해, 시장의 단기 가격급변을 차단하는 임의적 거래중단 조치를 구체화하였다.

또한, KOSPI·KOSDAQ 지수가 전일대비 10% 이상 하락 시 전체 매매거래를 중단(1일 1회 20분간 중단, 10분간 단일가매매 재개)시켰던 현행 Circuit Breakers 제도는 발동기준의 3단계 세분화 및 발동기준 강화, 3단계 발동 시 당일 거래중단 등으로 한층 더 강화되었다. 가격변동폭 확대에 발맞춘, 시장 측면의 가격안정화장치 강화로 조치로 풀이해볼 수 있다.

가격제한폭 확대의 주식시장 영향

가격제한폭이 존치된 시장 가운데 동적·정적 변동성 완화장치를 모두 갖춘 시장은 한국이 유일하며, 세계 주요 자본시장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가격안정화장치를 갖추게 되었다는 점 등은 분명 고무적인 제도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관건은 제도의 안착과 시장의 효율적 가격발견 기능의 제고일 것이다. 상기 제도 변화가 증시 변동성 총량에 미치는 영향을 현 시점에서 예단하긴 어렵지만, 비합리적 가격변동의 축소가 시장 안정성 보강과 변동성 질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가격제한폭 확대의 주식시장 영향은 다섯 가지 경로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첫째, 재료의 주가 영향력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다. 호재에서 비롯된 긍정적 주가반응이 악재에서 연유한 부정적 주가 움직임을 상쇄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유가증권 시장의 연도별 상하한가 도달 빈도 분석을 통해 분명히 드러난다.

2000년 이후 가격제한폭에 도달한 빈도를 살펴보면, KOSPI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 공히 상한가 도달 빈도가 하한가 도달 빈도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행동심리학적 견지에서 생각해본다면 이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주가반응일 수 있다. 왜냐하면, 상승 한계가격에 도달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가 상당수가 추가 상승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바탕으로 시장 매수행렬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하한가격에 도달한 종목에 대해서는 기술적 바닥통과에 대한 기대와 보유자의 자기실현적 예언에 근거해 일부 매수수요의 신규 유입과 추가 매도수요의 억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한다면, 가격제한폭 확대는 주가 하락보단 주가 상승 쪽에 보다 밀접하게 작용할 여지가 크고, 호재의 주가 탄력성은 악재의 그것을 압도할 공산이 크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호재의 경중을 따져 주가 모멘텀의 정도를 판단하는 작업이 해당 제도변화 이후의 중요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본다.

둘째, 가격제한폭 확대는 중소형주 가격 변동성 확대의 기폭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아래 (표 4)의 대형주 중심 KOSPI200과 중소형주 위주의 KOSDAQ 시장의 가격제한폭 도달 빈도를 비교해보면,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 시장의 상대적 우위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는 가격제한폭 확대의 수혜가 현행 ±15% 도달도 버거운 대형주보단 중소형주 시장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재료의 주가 영향력 차별화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본다면, 중소형주 호재 발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가격제한폭 변화와 함께 체증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전략의 승부수는 대형주보단 중소형주 시장에서, 악재보단 호재에서 갈릴 것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Mid-Small Cap 분석 리포트 확충과 주식형 펀드 등 전문가 기반 중소형주 대상 유망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상기 제도변화 이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가격제한폭의 두 배 상승은 수익기회가 두 배 늘고, 동시에 손실 리스크 역시 두 배 증가함을 의미한다. 대형주 보다 높은 중소형주 상한가 도달 빈도는 중소형주 시장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하한가 빈도를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펀더멘탈에 근거한 중소형주 옥석 가리기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셋째, 시장 Long-Short 전략 확산과 간접투자형 상품 관심 제고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시장 내 Long-Short 전략은 대부분 펀더멘탈 접근전략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고, 이는 주로 실적 변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적 서프라이즈와 쇼크 영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운용 성과는 극명히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인데, 가격제한폭 확대로 말미암아 상기 전략의 효과는 기존 대비 4배 가까이 증폭될 수 있다. Long 포지션에서 2배, 더불어 Short 포지션에서 2배, 도합 4배의 포트폴리오 성과 제고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나타날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해석은 투자자의 위험선호에 따라 상반된 모습으로 표출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Active한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Long-Short 기반 Pair-trading 전략과 함께 적극적으로 차익거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변동성 위험 회피에 초점을 맞춘 방어적 투자가들의 경우 헤지 펀드 등에서 주로 활용하는 mean-reversion Long-Short 전략 등을 앞세워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가격제한폭 확대는 지수형 ETF와 기타 주가연계증권의 전략적 활용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레버리지 ETF의 가격제한폭은 이론상 ±60%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고, 인버스 ETF의 경우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해 보다 실질적인 헤지 수단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연계 간접투자상품 고유의 특색이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해 보다 선명해질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인데, 이미 선진증시에서 확인된 바 있듯이 간접투자상품의 상품성 강화와 라인업 확충은 시장 역동성 제고와 함께 거래 편의성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증시 거래대금 제고 효과는 불분명하다. KOSPI 시장의 경우, 기존 정액제에서 95년 4월 ±6% 정률제 변경, 96년 11월 ±8%, 98년 3월 ±12%, 98년 12월 ±15% 등, 총 네 차례의 가격제한폭 확대조치가 있었으나 유의미한 거래대금 개선이 나타났던 것은 98년 12월 당시의 사례가 유일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온전히 가격제한폭 확대 영향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IMF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한도 폐지와 증시 완전개방 조치로 말미암아, 외국인 투자자의 비약적인 유입과 함께 폭발적인 주가 상승세가 나타났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시장과 주가연계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관심 확대가 기대되곤 있지만, 주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전문 투자가들의 보수적 자금운용 기조 선회 가능성을 고려해볼 경우 거래대금 제고 효과는 현 시점에서 쉽사리 예단하긴 어렵다. 또한, 거래대금 증가의 첩경은 시가총액 상위 주요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고,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대형주 주가 영향이 실제로는 미미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경우, 거래제도 개편만으론 거래대금 증가를 설명하긴 어렵다.
최근 거래대금 증가를 통해 폭발적인 주가 상승세가 나타났던 중국 본토증시 역시 주가 상하한폭은 ±10%에 불과했다. 증시 거래대금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선 매크로 펀더멘탈과 기업 실적, 시중 부동자금의 본격적인 Money move 등의 본질적인 변화가 중요한 것이다.

다섯째, 적극적인 내부 리스크 관리와 함께 거래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격제한폭 확대의 실질적 수혜는 대형 증권사로 제한될 것이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직접적으론 증권회사의 신용거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신용융자와 담보융자는 기본적으로 투자가의 담보물을 바탕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 확대는 필연적으로 담보물 가치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증권사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 확보 필요성과 함께 융자 관련 Biz의 부대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해당 사업부문의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해당 신용 리스크 확대 영향을 배제하긴 어려울 것이다.
또한, 가격제한폭 확대가 현물시장에만 국한된 제도변화가 아닌 파생상품시장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정책변화임을 고려할 경우, 주문 시스템의 고도화는 증권업계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원천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필연적으로 잠재 시장 충격 규모와 고객 손실한도 확대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에, 거래비용 사전분석과 함께 고객 상황에 맞춰 다양한 주문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산능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권 산업 내 업체별 차별화의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가격제한폭 확대는 Long-Short 전략 확산과 이에 따른 대차거래 증가, 주가연계 간접투자상품의 전략적 효용성 증대 등으로 파급될 것이다. 이는 고객의 Needs가 가격제한폭 확대를 통해 보다 복합적인 양태로 변화해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데, 그 대응능력 여하에 따라 증권사의 성패는 극단적으로 엇갈린 공산이 크다.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풍부한 대차 Pool 확보 여부, 새로운 형태의 간접투자상품 개발 능력, 지수형 ETF에 대한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 등은 중소형사가 단기간 내 따라오기 어려운 대형 증권사만의 독보적 경쟁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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