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중저가’로 ‘이디아’ 잡는다
카페베네,‘ 중저가’로 ‘이디아’ 잡는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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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텔라’ 오픈, 기존 상권 침해 우려

카페베네가 세컨드 브랜드로 중저가 커피 시장을 파고든다. 현재 중저가 시장의 강자는 ‘이디야 커피’다. 제대로 탄력을 받은 이디야는 최근 매장을 대폭 확대했다. 반면 한 때 무서운 확장세를 보였던 카페베네는 영업이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내리막길에서 ‘중저가 커피점’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디아를 고려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세컨드 브랜드가 기존 브랜드의 상권마저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메리카노 2900원

카페베네는 23일 홍대입구역 인근에 베이커리 카페인 '바리스텔라' 를 프리오픈하고 주말부터 정식 영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카페베네의 매장규모는 40평 이상의 대규모였다. 하지만 바리스텔라는 20평 소규모 매장에 테이크 아웃 중심으로 운영된다. 커피 가격도 아메리카노가 슈퍼사이즈 기준으로 2900원, 모카·카푸치노 등 라떼류는 레귤러 사이즈 기준으로 역시 2900원이다.


특히 과거 마인츠돔 운영 노하우를 최대한 살려 특화된 베이커리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9종류의 빵과 14종의 크림치즈를 다양하게 조합해 총 126종의 베이글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기존 커피전문점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커피와 음료 외에 차별된 메뉴를 준비했다”며 “다양한 베이글을 맛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 꾸준히 감소

카페베네는 지난해 매출 1464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1.9%, 영업이익은 21.0%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160억 원)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카페베네(928곳)는 가맹점 수 기준으로 보면 엔제리너스(927곳)를 근소하게 앞서있다. 그러나 매출액 기준으로는 엔제리너스(1556억원)에 밀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부채비율 또한 여전히 높다. 과거 마인츠돔, 블랙스미스, 디셈버24, 하루엔소쿠 등 신사업을 벌인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사업 다각화에만 힘을 쏟다가 상대적으로 본 사업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카페베네가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동안 중저가 브랜드 이디야는 매출 1162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47.8% 성장했다. 이디야는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처음으로 가맹점 1500개를 돌파했다. 이디야는 지난해 매장 400개를  늘렸다. 이에 반해 카페베네는 단 20개. 심지어 올해 들어서는 단 한 개의 매장도 늘리지 못했다.

세컨드 브랜드 론칭?

이같은 상황에서 카페베네가 ‘바리스텔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카페베네의 세컨드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바리스텔라 오픈 소식에 일부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업 다각화보다는 기본 브랜드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쉬운 길을 가려한다는 지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세컨드 브랜드 출시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관리 인력을 줄인다. 이 경우 기존 카페베네의 체계적인 매장 관리가 어렵게 된다. 실제 카페베네는 관리인력을 줄이는 등 판관비 비중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80명에 달하던 관리직원은 계속 줄어서 현재는 62명 수준이다. 예상했던 대로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나오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실적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여기에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는데 리소스가 들어가면 기존 브랜드의 집중도는 더욱 떨어진다.

“출점 제한 없어”

신규 브랜드 '바리스텔라' 출점이 본격화될 경우 기존 카페베네 가맹점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2년부터 동일 브랜드 간 거리제한을 두고 있어 신규 출점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다. 기존 카페베네 브랜드로는 가맹점 확대에 어려움이 있지만 세컨드 브랜드는 출점 제한이 없다.

이를 악용한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세컨드 브랜드를 출시한 후 기존 브랜드의 가맹점 인근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갑의 횡포'를 벌인 사례도 종종 있다.

이에 카페베네는 “직영점인 홍대 매장은 아직까지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테스트 매장으로 운영된다”며  “브랜드확장이나 프렌차이즈로 확대할 계획이 없다. 회사차원에서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이라했다.

그동안 카파베네는 여러 가지 브랜드를 론칭한 경험이 있지만 테스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페베네가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바리스텔라’는 향후 프랜차이즈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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