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보일러, 올해도 ‘망신살’
귀뚜라미 보일러, 올해도 ‘망신살’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진민 명예회장 “거지 근성” 발언도 다시 수면 위로
▲ 최진민 명예회장

보일러업체 귀뚜라미의 새빨간 거짓말이 들통 났다. 귀뚜라미는 세계적으로 150년 전부터 사용되던 기술을세계 최초라고 속였다.

이들은 이 외에도 국내 최고 효율등 과장·거짓 광고를 남발해오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이에 과거 최진민(74·사진) 명예회장의 부적절한 행적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짜 점심은 거지 근성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일 거짓·부당광고 행위가 드러난 귀뚜라미 및 귀뚜라미홈시스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들의 노골적인 거짓말 광고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수준이라는 평이다.

오너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특허 독식 등 논란을 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귀뚜라미그룹은 이번 일로 소비자들에게 심한 배신감까지 안겨주게 됐다.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명예회장의 과거 발언도 회자가 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대 투표를 밀어붙이자 회사 게시판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공지를 두 차례 올렸다.

서울시민, 모두 오세훈의 황산벌 싸움 도와야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이 글에서 최 회장은 빨갱이들이 벌이고 있는 포퓰리즘의 상징, 무상급식을 서울 시민의 적극적 참여로 무효화시키지 않으면 이 나라는 포퓰리즘으로 망하게 될 것이며 좌파에 의해 완전 점령당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두번째 게시글은 공짜근성=거지근성이라는 제목으로 최 회장은 어린 자식들이 학교에서 공짜 점심을 얻어 먹게 하는 건 서울역 노숙자 근성을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가난한 집안의 아이가 공짜 점심 먹고 자라면 나이 들어서도 무료 배급소 앞에 줄을 서게 된다고 표현해 국민의 분노를 샀다.

당시 귀뚜라미 보일러 측은 회장님이 직접 쓴 게 아니라 타인의 글과 지인에게 받은 글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최 회장은 그 해 10월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최 회장의 부인 김미혜 나노켐 대표가 그룹 안팎에서 활발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번 거짓 광고 제재로 다시 떠오른 최 회장의 과거 발언에 대해 그동안 알맹이가 거짓말인 광고로 큰 효과를 누렸는데 누가 거지근성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특허권 의혹 얌체할인

 

거지 근성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 회장은 같은 해 10월에는 특허권 소용돌이에 빠졌다.

연구원들의 특허를 가로채 회사로부터 매년 수십억원의 사용료를 받았고 최 회장뿐만 아니라 자녀도 수십 개씩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특허권을 이용한 편법증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는 현재까지 소송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귀뚜라미는 할인경쟁을 하지 말자는 공동선언을 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은근슬쩍 할인경쟁을 시작해 보일러 업계의 눈총을 받았다. 당시 업계는 뒤통수를 맞았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은 라이벌인 타사의 광고가 못마땅해 공정위에 고발까지 했지만 오히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귀뚜라미는 지난 2012년 경동나비엔이 국가대표’, ‘국내1위 보일러등의 표현을 썼다며 고발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3개월만에 경동나비엔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1라는 표현이 허위인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업체들의 데이터를 모아 비교했다“2011년은 경동나비엔이 1위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표현에 대해서도 단기간 내 1,2위를 한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상위권에 머무른 업체라며 국가적으로 봤을 때 경동나비엔 정도면 국가대표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경쟁사 홍보만 해준 셈인 귀뚜라미의 광고 문구말썽은 공정위의 6일 발표로 다시 한 번 손가락질을 받게 됐다.

 

귀뚜라미 밖에 없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제품에 적용된 ‘4PASS 열교환기콘덴싱기술과 관련, 해당 기술이 세계적으로 약 150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음에도 세계 최초라는 문구를 광고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재를 압축해 만든 친환경 난방연료 펠릿을 사용한 보일러 역시 다른 사업자가 먼저 개발했지만 국내에서 처음 만든이라는 표현을 썼다.

보일러 생산규모 연간 100만대로 현재 세계 최대 보일러 회사라고 광고했지만 2012년 기준으로 연간 100만대 이상의 가스보일러를 판매하는 회사는 독일의 바일란트 등이다. 귀뚜라미의 생산량은 약 43만여대에 불과했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효율등급 1등급을 받은 것을 두고도 국내 최고 효율이라고 과장했다.

이 외에도 관련업계에서 보편화한 가스감지 기술이 마치 자사만의 특허인 것처럼 광고했다.

또한 객관적인 근거 없이 ‘2.5배 빠른 난방가동시간’ ‘실사용 효율 99%’등의 과장된 광고문구를 남발했다. 재해방지 안전시스템도 특허가 아닌 실용실안권을 보유한 것 뿐이었다.

국내 유일의 무사고 안전보일러라는 문구와 달리 제품 관련 사고가 발생한 사실도 공정위 조사로 확인됐다.

귀뚜라미는 공정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된 광고를 수정·삭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