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직원 15% 구조조정·오너는 배당 잔치
메리츠화재, 직원 15% 구조조정·오너는 배당 잔치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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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직원의 약 15%를 퇴사시키고 오너 일가에는 1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배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노총은 18일 오전 성명을 내 “메리츠화재보험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를 위해 고배당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더욱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전 직원의 15%인 406명을 내보낸 뒤 이런 부도덕한 일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2014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29%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322억원에서 400억원으로 24%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은 35%에 육박해 다른 상위 5대 손보사들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은 수치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의 배당을 기반으로 약 120억원을 배당했다. 조정호 회장 일가는 메리츠금융지주의 7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85억7,000만원을 배당금으로 받게 됐다.

조 회장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증권에서도 배당으로 약 7억2700만원을 받았다. 올해 조 회장이 배당 받은 돈만 94억원에 달한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말 남재호 대표를 비롯한 임원 15명을 크리스마스 이브에 해고했다. 또 지난 2월에는 희망퇴직 명목으로 임직원 406명을 내보냈다. 원래 약 2,500명이던 직원의 15%를 구조조정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1.4% 감소한 약 154억 6,000만원이어서 불가피하게 희망퇴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전 임원의 연봉을 20% 삭감했다”고 덧붙였다.

또 조 회장 일가가 받은 고액의 배당금에 관해서는 “주주가치 제고와 그룹 내 투자를 늘리기 위해 배당을 확대한 것으로 재무건전성 역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며 “조 회장 등은 메리츠화재의 배당금을 그룹계열사의 자본 확충과 투자자금에 사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성명서를 통해 “내수 진작과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정부의 임금인상 주문에는 앓는 소리를 하면서 총수 일가의 재산 늘리기에는 주저함이 없는 일부 기업의 행태에 분노한다”면서 “특히 자신들의 그릇된 탐욕을 채우기 위해 노동자들을 휴지조각처럼 쓰고 버리는 파렴치한 행태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은 정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실천해야 한다. 반노동적이고 불법적인 기업의 행태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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