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한국 기업 수혜 '제한적'
中 양회, 한국 기업 수혜 '제한적'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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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전국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와 5일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가 개막되면서 2015년 중국 양회가 시작됐다. 이번 중국 양회는 변수의 영향력 측면에서 이전 해에 비해 중요도가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그 동안 전인대 개막과 함께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했던 수치는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였다. 중국 경제가 고도 성장기를 거친 이후 하강 국면에서 접어들면서 중국 정부가 판단하는 그 해 성장률 목표치는 매우 중요했다. 사회주의적 계획 경제체제인 중국은 미국 금융위기 ‘( 08년)를 제외하고 전인대에서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를 한번도 미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우리가 이번 양회의 중요도를 낮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제 성장률 목표치의 중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큰 틀에서 7~8%의 중고속 성장기 진입을 뜻하는 ‘신창타이(新常態, 새로운 상태)’를 선언한 바 있다.

실제로 5일 전인대에서 2015년 성장률 목표치를‘7.0% 안팎’으로 제시했다. 기정사실화된 수치에 ‘안팎’이라는 범위까지 주어져 발표 이후 시장의 반응은 밋밋했다.

이러한 반응은 이미 예견됐다. 3월 전인대에 앞서 전국 31개 시와 성급(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특별시와 도) 지방 양회에서 상당한 힌트를 줬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상해시가 경제 성장률 목표치 자체를 아예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례없는 일이었다. 상해시장은 그 이유를 “경제의 질과 효율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는데, 이는 앞으로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지방이 각자의성장률 목표치를 “내외”라는 표현을 통해 범위로 제시했다. 이제 정확한 성장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양회의 전반적인 중요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사는 구체적인 정책들에 집중될 수 있다.

이 역시 지방 양회를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일대일로(一帶一路, 21세기 육상-해상 新실크로드)다. 일대일로는 중앙 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철도를 부설하여 새로운 실크로드를 만들겠다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 계획을 뜻한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시안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지나 이란, 터키, 러시아를 거쳐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까지 연결되는 철도와 베네치아를 시작으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케냐, 스리랑카,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잇는 해상운송로 건설 계획이다. 대국의 위용을 느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계획이다.

육상 철도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이다. 항구 사용허가와 운하 이용료만 내면 되는 해상 운송로와는 대조적이다. 현재 시안에서 출발하여 중앙아시아와 이란, 터키를 잇는 철도는 존재하지 않는 까닭에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중국의 철도 관련 투자는 급증할 전망이다.

이미 2011년 이후 중국 정부의 철도 관련 투자는 이후 연평균 10%씩 증가해 온 고성장 산업이다. 여기에 일대일로 정책까지 가세할 경우 철도 투자 증가율은 10% 이상을 넘어설 것이다. 중국 증시 내 관련 업종들의 주가 상승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요소다.

신한금융투자 이경수 연구원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직접적인 수혜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한계에 있다. 3월의 주요 대외 이슈 중 마지막으로 언급한 중국 양회는 앞서 언급했었던 유럽증앙은행 양적완화 효과 및 미국 FOMC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시 변수로서의 영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현재의 시장 흐름을 바꿀 만한 변수로서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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