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ㆍOLED 결말 없는 공방 속으로
삼성-LG, 세탁기ㆍOLED 결말 없는 공방 속으로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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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사장 VS LG전자 H&A 사장 조성진

전자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세탁기 파손’진실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방이 재판으로 넘어갔다.

특히 양측이 1위를 다투는 디스플레이, 생활가전분야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삼성 세탁기 파손’분쟁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LG전자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에어 솔루션(H&A) 사장을 포함한 임원 3명을 재물손괴ㆍ명예훼손ㆍ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3일‘IFA 2014’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조 사장 등 LG전자 임직원이 유럽의 가전매장 2곳에서 삼성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로 이들을 고소했다.

초반 업계는 경미한 사건으로 금방 진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LG전자의 부정과 조 사장의 검찰 불출석, LG전자의 맞고소 등으로 사태는 커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글로벌시장에서의 이미지 등을 고려해 검찰도 기소 전에 LG전자 측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삼성전자측에는 이를 수용하고 고소를 취하할 것을 각각 제안하며 중재를 시도했지만 결렬됐다.

결국 검찰기소로 이어지며 법정공방을 피 할 수 없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양사가‘자존심 싸움’을 운운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상황이 악화된것 같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형사처벌 의지가 강하고 LG도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맞서고 있어 진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OLED 기술 유출 공방

공교롭게도 같은 날 LG디스플레이(이하 LGD)가 OLED 기술 유출과 관련한 검찰 기소 건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면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삼성과 LG의 갈등이 격화됐다.

수원지검 특수부는 지난 13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사장 박동건) 임직원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와 관련 LGD는 15일“검찰의 수사결과 밝혀진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의 불법적이고 조직적인 자사의 대형 OLED 기술 탈취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삼성은 경쟁사를 상대로한 기술유출 수사 의뢰, 경쟁사 기술 불법 취득, 특허 소송 등 기업의 사업 외적인 수단을 통해 경쟁사 흠집내기에 힘을 쏟는 행태를 중지하고 선의의 경쟁에 나서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검찰의 이번 기소는 기업간의 통상적인 비즈니스에 대해 다소 지나친 잣대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LGD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경쟁사를 모함하는 행위를 즉시중단하라”고 맞섰다. 앞서 지난 6일 수원지법이 LGD 담당임원에게 삼성디스플레이 OLED 기술 유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서는“LGD가 스스로 무죄라고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부정하는 행위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고 맞섰다.

삼성과 LG의 핵심 계열사들이 세탁기 파손 논란에 이어 OLED 기술 유출 논란으로 법적 소송과 공개적인 비난 등 난타전을 거듭하면서 일각에서는 외부에‘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는 양사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분야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양측의 법적 공방은 외부에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엘지 모두 상대에 대한해 묵은 감정까지 더해진 이번 싸움에서 놓치고 있는 게 있다.

국가경쟁력 손실

지난해 9월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 기간 중 일어난 이번 사건은 해를 넘겨 벌써 다섯달 반을 지나 장기전으로 접어든 상태이다. 세계 가전시장을 주도하는 두회사의 싸움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따갑다.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함께 경쟁해야 될 회사들끼리 해외에서 생각 없는 행동을 했다.”“정 싸우고 싶으면 애플이나 샤오미 같은 해외 경쟁회사들이랑 싸울 생각을 해야지 뭐 하는 행동인지 모르겠다.”등의 의견이 대세다.

전문가들은“국가적인 차원에서 가전 대표 두 기업이 싸우는 모양새는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해가 되고 볼썽사납다. 오너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대타협을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난해 삼성과 애플이 3년 넘게 끌어온 특허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존심이 걸린 싸움이어서 당사자간의 직접 해결이 어렵다면 전경련이나 대한상의에서 모임을 주선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싸움이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오래 갈수록 피로도는 쌓일 것이라는 점이다.

싸움이 진행될수록 두 회사가‘선의의 경쟁관계’가 아니라‘인정하고 싶지 않은 적대관계’가 부각될 뿐이다. 이는 해외시장에서 두 업체에게 약점으로 잡힐 가망성이 높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빨리 싸움을 접는 게 결국 이기는 것이라는 데 눈을 돌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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