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3세 구본호, 주가조작과 ‘갑질’까지
LG家3세 구본호, 주가조작과 ‘갑질’까지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5.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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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받아 돈방석, 주가조작에 빌딩 사서 갑질”
▲ 구본호

구본호 레디캡투어 최대주주(40)가 임차인에 대한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빌딩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해 협박을 가한 사실이 드러난 것. LG家3세인 구본호 씨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LG그룹 계열사가 방계기업인 레디캡투어에 일감몰아주기로 구 씨에 사적 이익만 챙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미국국적자인 구 씨에 대한 레드캡투어 과다 배당은 국부유출이라는 것. 주가조작에도 관여했던 그는 최근엔 주식양도세 20억 원을 내지 못하겠다며 조세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역시 외국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세입자에 “너 진짜 죽어”

구 씨는 지난 2012년 7월 서울 논현동 소재의 한 빌딩을 매입 직후 1층과 지하의 세입자에게 퇴거를 요구했다. 당시 이 건물에는 1층 철물점과 지하 칼국수점이 입점해 있었다. 철물점은 2015년 4월까지 전세 계약이 되어 있었고 칼국수점은 월세 임차 계약을 맺고 있었다. 세입자들은 계약 기간까지는 남아있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빌딩 관리를 맡은 구 씨의 대리인은 칼국수 점포의 간판을 떼고 화장실 공사를 이유로 지하 통로에 공사 장비와 자재를 쌓아놓는 등 압박을 가했다. 결국 지하에 입주한 세입자는 퇴거했다. 하지만 1층 철물점 주인은 나가지 않았다.

이에 구 씨는 이 철물점 주인을 상대로 2012년 10월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소송 결과는 ‘건물을 비우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분쟁이 장기화됐다.

이후 구 씨의 대리인은 1층 철물점을 수시로 방문해 협박했다.

같은 건물 3층에 사무실을 낸 구 씨의 대리인은 철물점을 찾아가 욕설을 퍼붓고 “너 진짜 묻어버린다, 죽여버린다”등의 폭언을 수없이 했다.

철물점 사장은 “3년 전 자신이 세들어 있는 빌딩의 주인이 바뀌면서부터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한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칼국수 집 사장 역시 “장사를 하고 있는데 (건물주 대리인이) 간판을 철거해 버렸다”며 “손님도 떨어지고 장사를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다 그냥 손들고 나온다”며 하소연 했다.

일감 받아 거액 투자

구 씨 측 대리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건물주가 법적으로 위임한 대리인이자 구 씨와 동업자 관계이기 때문에 세입자를 관리 하는 게 정당하다”며 “기존세입자들이 현 시세에 비해 턱없이 싼 가격으로 세 들어 있어서 현실적인 월세를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접적인 횡포를 부린 것은 구 씨의 대리인이지만 구 씨의 지시없이 이 같은 횡포가 가능 했을 리 없다는 점이 이번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구 씨는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 씨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으로 2007~2008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이용한 대규모 주식투자로 ‘코스닥의 큰 손’으로 불려왔다.

구 씨는 지난 21일 어머니 조원희 범한판토스 회장과 함께 LG그룹 해외 물류를 담당하는 범한판토스 지분 82.1%를 LG상사와 구광모 ㈜LG 상무 등 오너 일가에 매각했다. 범한판토스는 설립 후 LG그룹의 물류부문을 전담하면서 빠른 기간 급성장했다. 이른바 일감몰아받기로 성장한 기업이라는 평.

구 씨가 LG그룹과 오너 일가에 넘긴 지분은 31.2%. 1,930억원 어치다. 대신 범한판토스의 자회사였던 레드캡투어는 범한판토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해 따로 독립했다. 이들 모자는 레드캡투어 지분의 74%를 보유하게 되면서 올 한 해 45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기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레드캡투어의 사업부문은 크게 렌터카사업과 여행사업 두 가지다. 레드캡투어 역시 매출의 대부분이 LG그룹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출의 약 80%가 나오는 렌터카사업은 LG그룹 관련인들이 주 고객이다.

이에 따라 구 씨가 범한판토스를 매각하고 받은 자금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외국인 구 씨가 LG그룹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몸을 키운 기업의 주식을 수천억 원에 판다는 것은 국부유출이다”며 “하지만 올해도 레드캡투어로 배당금 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씁쓸한 반응을 내놓았다.

“그렇게 벌어 세금‘먹튀’”

구 씨가 유명해 진 것은 2006년 DJ재산관리인 조풍언 씨의 자금을 끌어들여 미디어솔루션(옛 레드캡투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부터다. 이후 2008년 ‘주가조작’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그는 지난 2011년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구 씨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판결을 받고 증권가를 떠났다.

증권업계에서는 “구 씨가 LG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지원으로 얻은 수익을 통해 한국 실정법을 어긴 주가조작을 하고 있고 이것이 개미죽이기와 갑질로 이어졌다”고 풀이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과거 주가조작으로 인해 수많은 개인이 파산에 이르렀다. 이런 악행으로 막대한 돈을 거뒀는데 세금조차 내지 않고 ‘먹튀’하고 있다”면서 “결국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LG그룹의 무책임한 일감몰아주기가 한국 경제에 흙탕물을 뿌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구 씨는 최근엔 미국 국적자로서 주식양도세 20억 원을 내지 못하겠다며 조세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승소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검은 머리 외국인의 국부 유출로 전형적인 사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를 둘러싼 해외 도박 관련 의혹도 2011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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