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상장사 60%, 오너일가보다 국민연금 지분율 높아
30대그룹 상장사 60%, 오너일가보다 국민연금 지분율 높아
  • 권성민 기자
  • 승인 201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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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 보다 높다.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이들 기업을 상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30대 그룹 191개 상장사의 국민연금 주식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107곳 이다.

이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60%, 64개 기업에 대주주 일가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SK, LG, GS 등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12곳과 상장사가 없는 부영, 그리고 국민연금이 투자하지 않은 현대와 동국제강, 총수 일가가 없는 포스코 등 총 20개 그룹을 제외한 10개 그룹으로 범위를 한정해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를 능가하는 기업이 32곳 이다.

30대 그룹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곳도 삼성전자, 호텔신라, 롯데푸드 등 8곳이나 됐다.

특히 삼성그룹은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13개 상장사 모두 대주주 일가보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았다.

삼성전자는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3.38%의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0.57%의 이재용 부회장, 0.74%의 홍라희 라움미술관장 등 대주주 일가 지분율은 4.7%로 국민연금의 60% 수준이다.

삼성그룹 순환출자의 핵심인 삼성물산도 12.9%의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이다. 1.41%의 이건희 회장보다 지분율이 9배나 높았다.

제일기획과 호텔신라는 국민연금이 11.3%10.4%로 두 자릿수 지분을 보유한데 반해, 대주주 일가는 보유 주식이 전혀 없다.

삼성증권·삼성SDI 각각 9.2%, 삼성화재 7%, 에스원 6.1%, 삼성테크윈·삼성정밀화학 각각 5.2% 등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다.

대림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의 경우도 대림산업과 미래에셋증권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11.4%7.1%,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주주 일가보다 우위다. 대림산업과 미래에셋증권의 대주주 일가 지분율은 0.6%0.1%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은 국민연금 투자 계열사 9곳 중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67%, 6곳에서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부회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 등 대주주 일가가 5.2% 지분을 보유했지만, 국민연금은 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8.0%7.0%의 정몽구 회장보다 높다. 또한 기아자동차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6.7%1.7%의 정의선 부회장을 능가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 중인 한진그룹은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3곳 중 한진칼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인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에서 대주주 일가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형제가 경영권 경쟁을 벌이며 대량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를 제외한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롯데푸드 등 5곳 중 3곳에서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다.

롯데푸드는 신동빈 회장·신동주 전 부회장이 각각 2%,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이 1.1%,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 0.3% 등 신격호 총괄회장 2세 자녀들이 지분을 골고루 나눠가지며 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이보다 많은 10.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케미칼은 국민연금이 11.4%6.4%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은 없거나 극히 작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민연금이 투자한 계열사 5개 중 각각 2개사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다.

국민연금은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주식을 한 주도 지니지 않은 한섬과 현대리바트 주식 12.2%9.2%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I&C는 정재은 명예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2.3%4.3% 지분을 보유했지만 국민연금은 10%로 이다. 신세계푸드도 대주주 일가 지분이 전무했지만 국민연금은 6.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는 국민연금 투자 3개사 중 현대미포조선만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다.

이번 국민연금과 대주주 일가 간 지분 비교에서는 그룹의 특수 관계 기업이 지닌 우호 지분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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