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밭 길 추억' 가수 허인순, 35년 만에 활동재개
'밀밭 길 추억' 가수 허인순, 35년 만에 활동재개
  • 박경도 기자
  • 승인 2015.0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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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길 울타리 사이로 조그만 오솔길 있네
지금은 내 곁을 떠나간 너와의 사랑의 자리
그 길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알알이 새겨진 길
그 길은 너와 나의 추억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길
오늘도 그 길엔 산새 날으고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 있건만 …”

<밀밭길 추억>의 허인순이 35년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가요계의 서정시인 허인순의 히트곡인 <밀밭길 추억>은 1980년 MBC 라디오 드라마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 주제가로 더 잘 알려졌다.
당시 허인순은 대한민국 1세대 포크 가수 '은희', '최안순'으로 시작된 한국 여성 포크 사(史)의 새로운 장을 펼쳐나갈 가수로 평가받았다. 음반 15만 장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과 함께 최다 방송 출연과 신인가수 후보에 올랐다.
<밀밭길 추억>은 가난했지만 아름다웠던 지난 시절의 정겨운 고향 풍경과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고운 멜로디와 시적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보리밭을 벗 삼아 뛰어놀던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흔들어 깨워주고 있다.
허인순은 고3 때인 1976년 10월 YWCA와 지구 레코드 공사 공동주최 신인 가요제에서 <잊으리>를 불러 대상수상을 하고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1978년 지구레코드사에서 김수호 작사곡 1집 <믿을래요>를 출반하고, 연이어 1979 오아시스레코드사에 픽업 된 뒤 신대성 작사곡의 <보고 싶을까> 2집을 발표했다.
이후 김현우 작곡, 안언자 작사의 <밀밭길 추억>은 음반이 출시 전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주제곡으로 나와 인기를 얻었다. 음반도 15만 장이 팔려나갔다. 당시 유력한 신인상 후보였던 그녀는 신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매니지먼트사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이후 무대에 서는 것을 포기하고 가요계를 떠난다.
가요계를 떠난 뒤 봉사활동을 한다. 35년만에 다시 무대에 복귀를 한다. 그녀는 천상 가수였다. 지인의 부탁 때문에 진해 군항제에 우정출연했던 것이 계기가 되서 가요계 복귀로 이어졌다.
그녀는 어렸을 적 추억을 더듬는다. 마치 <밀밭길 추억>을 되새기듯 과거로 회귀한다.
“5~6살 됐을 때로 기억이 납니다. 대중가요를 흥얼거리는 저를 보고 아버지는 제게 회초리를 드셨다. 그래서 저는 울면서 노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곤 돌아서서 또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다시 매를 드셨다. 그러고도 또 노래를 부르니까 아버지는 결국 제게 손을 드셨다. 그 어린 마음에 노래가 그렇게 좋았다. 저는 그때부터 이미 노래를 제 삶에서 떼 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삶을 살았다.”
복귀를 앞두고 그녀는 신인가수 못지 않게 열정적인 연습을 한다.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 가수에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
그녀는 “가수란 말은 지금도 두렵다. 청중보다 우선 내가 감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게 모자란 듯해서 그렇다. 다만, 다시 노래한다고 하니 옛 추억, 팬들의 사랑이 떠오른다. 나이를 잊어버린 듯, 공주가 된 듯 흥분된다. 가수 허인순 이름에 책임지는 자세로 무대에 설 것”이라고 말한다.
입춘과 함께 우리 앞에 선 서정시인 허인순의 <밀밭길 추억>은 7080세대들에게 포크송의 아름다움속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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