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총회장 선거 접입가경..."이번엔 임기 채울까?"
자총회장 선거 접입가경..."이번엔 임기 채울까?"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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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행위 국감서 "자총, 비리 총연맹이냐" 질타....전임 회장 때 해외 카지노•납골당 투자 30억 손실
▲ 한국자유총연맹=1954년 6월15일, ‘아시아민족 반공연맹’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국민 안보의식 강화가 활동 목표다. 1989년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이 공포돼 현재의 조직 체계를 갖췄다. 회원수가 150만 명에 이르며 안전행정부의 관리·감독 하에 매년 14억 원 국고를 지원받고 있다.

한국자유총연맹(이하 자총)회장 선거가 점입가경이다.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전 회장의 퇴임 후 공석 상태인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오는 25일(2월13일 입후보자 확정) 치러질 예정이다.

제15대 자총회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현 윤상현 회장직무대행을 비롯해 이동복 전 남북조절위원회 남측 부대표, 허준영 전 경찰청장, 이오장 전 자총 서울시회장 등의 인사들이 입후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선거공고

자총에 대한 위기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자총 회장의 연이은 불명예 사퇴 등이 원인이다. 회장임기의 의미는 실종된 지 오래다. 규정상 회장의 임기는 정해져 있다. 3년이다.  12·13대 회장으로 연이어 연임에 성공했던 박창달 전 회장이 지난 2013년 사의를 표명하고 도중하차했다.  14대 회장에 김명환 전 회장이 선임됐지만 1년 만인 지난해 '매관매직'의혹을 받고 물러났다. 3년 임기인 회장 자리를 놓고 두명이 나갔고 세번째 회장을 선임하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자총 회장은 명예직이다. 명예롭게 임기를 마칠 수 있는 인물이 회장이 되길 회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보수 단체의 위기론>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로 대변되는 국내 최대의 관변단체(官邊團體), 한국자유총연맹.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됐는가 하면, 자총회장의 불명예 퇴진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선출될 회장은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까? 하지만 오는 2월25일, 15대 자총 회장 보궐선거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자총 홈페이지를 들어갔다. 그런데 그 어디에도 역대회장단 명단이 없다. 필자가 자총에 확인을 했다. 분명히 없단다. 이에 대해 세인들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속수감을 비롯, 불명예 퇴진으로 이어진 일명 ‘낙하산 회장’들이 자총입장에서 결코 자랑스럽진 않겠다. 그래도 이건 세태와 추세의 역행이다. 자총에 집중되는 손가락질을 피할 길이 없다. 근래 어떤 기관•단체를 막론, 과거와 역사를 은폐하진 않기 때문이다. 자총처럼 말이다.

▲ 역대 자유총연맹 회장

자총 역대 회장단 명단을 입수했다. 면면이 묵직하다. 아울러 대단히 화려하다. 자총은 89년 2월부터 현재까지 14대회장을 배출했다. 연임을 포함, 모두 8명이 역대 회장직을 거쳤다.

초대회장은 정일권 전 국무총리. 이어 노재현, 최호중, 안응모 순이다. 모두 전직 장관들이다.
그 뒤를 양순직, 권정달, 박창달이 잇는다. 이들 모두 국회의원 출신.

또 지난해 불명예 사퇴한 김명환 전 회장이 14대에 이름을 올려놨다. 김 전 회장은 제24대 해병대 사령관, 해병대 전우회 총재, 단국대·서강대 교수 등으로 재직했고 2009년 5월부터 자총 부회장을 맡은 바 있다.

<안행부 국정감사 '비리 총연맹' 질타>

2014년 10월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자총 지도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고보조금 횡령, 자회사를 통한 부당급여 수령 및 낙하산 인사 등 최근 몇 년간 임원진의 줄 사퇴로 이어진 각종 비위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회장들이 연달아 횡령, 배임, 비리, 인사 청탁, 금품수수 등으로 구속돼 비리 백화점을 연상케 한다"며 "비리총연맹인지, 한국자유총연맹인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유대운 의원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앞장서는 단체가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돈을 챙긴 비상식적인 관행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당시 국감에선 현 윤상현 회장 직무대행의 답변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의 계속된 추궁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설전을 벌이는 것 마냥 고성 섞인 언행이 계속되자 여당 의원들조차 눈살을 찌푸렸다.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회장은 답변을 좀 대들듯이 하지 말고 차분하게 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총의 기회>

자총은 지금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비리와 배임 등 범죄행위로 얼룩졌던 과거를 딛고 새로운 도약의 스타트 점에 서 있다.

그것은 바로 오는 25일에 열리는 회장 선거의 투명성에 달려있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청와대 윗선에서 000후보를 낙점했다"는 마타도어까지 난무하고 있다. 실제 청와대에선 자총회장 선거에 개입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총이 계속 '비리총연맹'으로 달려갈 것인지 아니면 개과천선(改過遷善)해서 이제라도 국민의 품에 안길 것인지 그들 스스로의 선택 해야 한다. 오는 25일 자총의 총회가 자총의 운명을 결정짓기 바로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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