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女승무원, 교수직 거절 "위증한적 없다...명예회복 하고 싶다"
땅콩회항 女승무원, 교수직 거절 "위증한적 없다...명예회복 하고 싶다"
  • 최남일 기자
  • 승인 2015.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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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조직적 증거조작과 인멸과정에 개입한 의혹 일부가 드러났다.

조현아 측으로부터 회유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던 여승무원 김 모씨는 조 부사장 등에 대한 2차 공판에 증인 출석해 "어머니를 통해 교수직을 제안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부사장,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 국토교통부 김모(54) 조사관 등 3명에 대한 2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참석했다.

김씨는 지난달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에서 박창진 사무장과 함께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견과류 서비스와 관련해 폭언과 폭행을 당한 피해자이다.

그녀는 국토부 및 검찰 조사에서 회사의 회유를 받아 허위 진술을 하고 그 대가로 교수직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신상이 털리고 '위증여'라며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께 회사 관계자가 모친에게 전화를 걸어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겠다. '사과에 협조해준다면 교수직의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저는 사과 받을 생각이 없었다. 조 전 부사장을 피해 나흘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그녀가 조 전 부사장을 피해 나흘 동안 집에 안간 이유는 제안을 거절이라는 의미라는 취지다.

김씨는 불안한 마음에 이 일을 박 사무장에게 전화해 털어놨다는 것. 헌데 박 사무장이 이를 다르게 해석하고 언론에 폭로하면서 심적 고통을 당했다고 표현했다.

김씨는 "박 사무장은 TV에 출연해 내가 교수직을 제안받고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때부터 내 신상이 인터넷에 유포돼고 위증을 한 여자가 됐다"고 했다.

김씨는 어머니를 통해 회사직원으로부터 교수직 제안을 받았지만 처음부터 응할 생각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김씨는 "나는 어떠한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검찰에서 위증한 적이 없다"면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안다. 내 명예라도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증인 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에게 '김씨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하라'고 말한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김씨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본인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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