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글처럼 ‘기업문화’ 바꾼다
삼성, 구글처럼 ‘기업문화’ 바꾼다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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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부터 혁신적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개방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다른 기업도 삼성전자 플랫폼, 소프트웨어와 같은 자산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방침이다. 또한 대대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포함한 동영상 보고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개방’을 표명하며 올해 첫 전략 행보를 이어갔다. CES에서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외부에 개방해 모든 기업과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개방의 모태 ‘타이젠’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다음 달 타이젠 운영체제(OS)를 적용한 스마트TV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타이젠TV는 다른 기업 가전제품도 연동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추가로 다음 달부터 새 초고화질(UHD) TV 라인업 ‘SUHD TV’화면 규격을 ‘UHD 얼라이언스’를 통해 경쟁사에도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의 개방전략이 가시화됐다. 개방형 IoT 플랫폼을 보유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하면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인수 후에도 경영권을 기존경영진에 그대로 맡기면서 외부 기업에 개방된 구조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 모든 분야에서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1위로 도약했다. 앞으로는 자동차와 같은 다른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직접 생산을 하고 있는 가전 분야의 다른 기업 제품도 삼성전자 타이젠이나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도 원하기만 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입장이 바뀐 삼성의 1위 수성(守成)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다른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으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삼성전자 플랫폼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참여기업이 늘어날수록 삼성전자 입지는 강화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스마트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자동차를 직접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개방이 필요한 것이다. 플랫폼 개방과 협업, 외부 기업 투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밝혔다.

열린 생태계 ‘후발주자’ 삼성

삼성전자의 변신은 세계 1위의 제조업 기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3분기 (7∼9월) 기준 삼성전자의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25.4%로 2위와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다.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지만 24.7%의 점유율로 여전히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생활가전 분야도 선두가 눈 앞이다.

김 사장은 “개방 전략은 1위가 아니면 시도하지 못한다. 1위가 문을 열면 다른 기업들이 들어오게 된다”고 밝혔다. 이미 삼성전자 생태계에 들어오겠다고 밝힌 기업도 있다. 미국 통신기업 AT&T 랜들 스티븐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발표하며 “최고의 파트너인 삼성전자 플랫폼에 우리 서비스를 호환시킬 것이다.”고 역설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두 기업이 자신의 생태계를 공개해 규모의 경제와 다양한 기회를 얻고 후발주자들이 적응하는 동안 또 다른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무빙 타깃(moving target·움직이는 목표)’ 전략이다. 이미 각 분야 1위 기업들의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구글 안드로이드‘대세’

개방전략의 대표적인 기업은 인터넷 공룡 구글이다.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완전 무료로 개방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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