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8일. 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 감사실에 근무하는 김 모(48)씨가 자살을 했다. 그는 자신의 빌라에서 생을 마감했다. 서울시, 감사원에 이어 K위원회로부터 세종문화회관이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피조사자가 아닌 감사 담당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2014년 이후 삼청각 운영 비리, 내부비리 제보자 보호 부실 의혹 등과 관련 강도 높은 감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김 씨의 자살 사건이 세종문화회관을 뛰어넘어 서울시까지 불똥이 튈 것인가에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기업의 감사실에 근무하는 유능한 재원이던 김 씨의 죽임에 대해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추적해 본다. (편집자 주) |
지난 1월 8일 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 감사실 직원 김(남·48세)씨가 부천시 자택에서 목을 매서 자살을 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직원 비리 문제로 K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서울시와 감사원의 감사에서 직원들의 비위 행위가 드러났기 때문. 김씨가 근무하던 감사실은 사건의 태풍 안에 놓이게 된다. 감사실은 상급 기관의 감사 때에 담당을 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한해만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로부터 강도 높은 감사를 받는다. 최근엔 K위원회로부터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자료제출 요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과 관련 김씨는 K위원회와 피조사자 간의 중간 연락을 하거나, 자료제출 등에 책임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K위원회로부터 사망 전날인 지난 7일 ‘세종문회회관 직원 박모 씨의 2012년 출장기록 및 카드사용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받았다.
김 씨에게 휴대폰에는 K위원회 류모 조사관의 문자메세지가 남아 있다. “박모 씨 출장자료(2012년)도 준비하세요. 카드번호, 사용일자, 사용내역, 사용금액, 가맹점명으로 구분하여 구분해 제출하라”고 했다.
김 씨는 직원들의 비위 문제로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 감사원, K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 감사실 담당자로 무척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살한 당일 동료 직원A씨와 함께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부천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김 씨의 누나는“ 김 씨가 출근을 하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아서 세종문화회관 감사실직원이 수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연락이 닿지 않아 김 씨의 자택을 세종문화회관의 한 직원이 경찰을 대동해 찾아와 자살을 확인 했다”라고 전했다.
가족들은 세종문화회관에 의심을 보낸다.
또 다른 김 씨의 가족은 “일반적으로 사원이 하루 출근하지 않는다고 경찰까지 대동해 집까지 찾아온 것은 석연치 않다. 동생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 든다. 그렇다면 동생이 자살하기 전에 어떤 신호를 보냈을 것이라고 본다. 이것을 알면서 방조한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본다. 간접 살인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스트레스에 의한 자살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김 씨가 평소 건강하지 못했고 가족병력(자살) 때문에 우울증이 있었다고 말한다.
가족들의 말은 다르다. “김 씨는 평소 건강했고, 개인적인 지병도 없었다. 최근 서울시 등의 조사를 받으면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문모 홍보실 책임자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럴수 있다. 여러가지 사안이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다 죽는 건 아니다. 이 문제로 더 이상 왈가불가하고 싶지 않다"며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정리하자면 김씨가 세종문화회관 감사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을 내부에선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모 팀장은 "김씨의 죽음은 산재처리기관(근로복지공단)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세종문화화관은 유가족들의 요구(산재)에 대해 최대한 받아 들이겠다"고 했다.
김 씨가 근무했던 세종문화회관 감사실은 초상집이다. 사태가 어디로 번질 것 인가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들과 자살과 연관시키는 것을 경계했다. 서울시도 사태의 추이를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종문화회관 문제의 발단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낙하산 인사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등 박 시장과 관련된 인사들이 서울시 산하기관에 자리하고 있다.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도 낙하산 인사의혹을 받았다. 박 사장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출신이다.
세종문화회관 비리 "내부제보자가 있었다" |
세종문화회관 비리 폭로에는 내부 제보자가 있다.
지난해 5월 10일 한 방송사는 ‘세종문화회관, 내부 비리 고발에 보복 해고’가 보도됐다.
세종문화회관 내부비리에 대한 고발한 삼청각 직원 김모(여)씨를 횡령으로 고발하고 해임했다.
10년 근무한 김 씨가 법인카드로 2년 동안 개인차에 37만5000원을 주유한 것이 횡령이라는 것.
그녀 또한 횡령사실을 밝혀달라고 종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다.
경찰은 횡령이라고 볼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고 추가 증거가 없다고 불기소처분(혐의 없음)을 한다. 이 문제가 시의회까지 알려지면서 다른 비리 의혹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세종문화회관 자체 감사에서 비리 직원들의 증거를 찾지 못했고 비리혐의 직원이 퇴사하는 등 감사에 문제점에 여러 차례 지적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