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부사장직 유지 "진실성 없다"비난
'땅콩리턴' 조현아 보직 사퇴, 부사장직 유지 "진실성 없다"비난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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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서비스 문제 삼아 출발 항공기 리턴 스튜어디스 내리게 해
▲ '땅콩리턴' 물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그룹(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이 오너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원정 출산 논란에 이어 이륙하려던 항공기를 되돌린 이른바 '땅콩리턴'사건으로 세인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0시50분 미국 뉴욕 JF케네이콩항에서 뉴욕발 항공편(대한항공KE-086)에 탑승한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수석 스튜어디스를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당시 대한항공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견인차(토잉카)에 이끌려 8M가량 활주로로 나가던 중 탑승구로 되돌아 왔다.

문을 닫고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향해 이동 중인 항공기가 리턴한 것은 땅콩 때문.

조 부사장이 스튜어디스가 제공한 땅콩 서비스에 문제를 삼으로 사무장에게 항공기에서 내리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조 부사장과 사무장 사이에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사장의 목소리는 이코노미석까지 들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항공기는 다시 탑승구로 돌아와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고 출발했다.

출발은 3분 정도지연됐고 인천공항 도착은 11분 가량 늦어졌다.

공항에 남겨진 사무장은 12시간 뒤 인천행 항공기를 탑승했다. 이 사무장은 병원으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치료가 필요한 진단을 받고 8일부터 3~4주간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땅콩리턴'을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조 부사장의 월권행위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한 항공기 조종사는 "누구든 비행기에 타고 있으면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 외에는 모두가 승객"이라며 "오너일가여도 비행기 안에서는 조종사와 승무원에게 지시해선 안된다"고 했다.

한편, 대한항공 항공사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지라"요구했다.

항공사 노조는 "대한항공은 사주집안 몇몇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항공 경영진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KE086편에 승객으로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측은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실제 조 부사장은 사고소식이 전해진 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보직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부사장직 등을 그대로 유지해 말로만 사퇴라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성명] 대한항공은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져라!

객실승무원에게 책임 전가 취소하고, 제대로 사과하라!

대한항공은 사주집안 몇몇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회사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항공 경영진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KE086편에 승객으로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측은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건이 커지자 대한항공 사측은 ‘서비스에 문제가 있어 이를 시정하다가 좀 지나친 대응을 한 것이며 기내 서비스를 책임지는 임원으로써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식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현아 부사장 사건을 덮기 위해 열심히 일한 객실승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버린 것이다. 휴가도 제대로 못가며 최상의 서비스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객실승무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대한 회사 측의 응답이었다.

그렇게 객실승무원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정작 본인의 직분을 망각하고 전 세계에 대한항공의 명예를 실추시킨 조현아 부사장의 책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장과의 협의가 있었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사측은 ‘기장의 책임하에 사무장 하기가 있었다’며 당시 항공기를 램프리턴시킨 기장과 협의 하에 이루어진 일인 것처럼 언론에 발표했고 국토부는 기장의 행위에 대해서도 위법성을 조사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안전, 승객, 수하물 등의 문제로 항공기를 램프리턴할지 여부에 대한 권한은 기장의 전권이다. 객실로부터 “객실에 문제가 있어 게이트로 리턴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고 리턴을 결정한 기장에게는 법적책임은 물론 사소한 실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정당한 결정이었다. 책임은 부사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객실사무장이 기장에게 “게이트로 리턴해야 한다”는 보고를 하도록 지시한 조부사장이 져야한다.

경영진의 진실한 사과와 책임지는 행동을 기대한다.

대한항공 사측은 ‘부사장으로서 서비스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의 발표대로라면 조부사장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하게 할 수 있음에도 기내 소란을 일으키며 항공기를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업무지시를 한 것이라서 그 책임이 크며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사과문에서 경영진인 조 부사장의 중대한 과실을 덮으려고 이번 사건의 책임을 해당기 승무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표현대로 라면 또 한번의 “슈퍼갑질”을 반복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대한항공은 열심히 일하는 승무원들의 사기나 인권은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직원들을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반 노동자적이고 봉건적인 사고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회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기장은 물론 객실승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직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경영진의 과실부터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조부사장은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대한항공 직원들이 성실히 땀흘려 일하며 쌓아온 이미지를 단박에 무너뜨려 버렸다. 전체 조직원들의 자존심을 크게 위축시키고 회사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이번 사건의 책임은 조현아 부사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전체 경영진이 져야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오히려 경영진의 권위적 인식을 바꾸고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로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14년 12월 09일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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