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공급 조절로 인한 가격 반등 가능성 높아
원유 공급 조절로 인한 가격 반등 가능성 높아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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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및 비 OPEC 국가들 원유 생산량 동시 증가 공급 과잉

2014년 하반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는 배럴당 80달러선을 일제히 하회하는 등 거침없는 하락세 지속되며 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까지 국제유가 하향 안정화 예상 단기적으로 현재 유가 하락 추세에 변화를 줄 만한 촉매제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증권 한지윤 연구원은 “유가가 70달러선 하회 시 미국, OPEC의 생산량이 조절되며 가격 반등 시도 전망된다. 유가 하락으로 고비용 생산업체인 미 셰일오일 업체들과 OPEC 회원국들 타격 불가피해 자연스럽게 감산 이루어지며 가격 반등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가파른 하락세 국제유가

국제유가의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WTI는 2014년 초 배럴당 90달러 초반에서 상승하기 시작하여 지난 6월 107달러선을 넘으며 연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 내내 하락세를 지속했다. 11월에 접어들면서 80달러선을 하향 돌파한 후에도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2010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역시 80달러선을 하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줄곧 100달러를 상회하며 박스권을 유지해왔으나, 지난 7월 이후 박스권 하단을 이탈하며 최근까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모두 연초 대비 -20% 이상, 6월 말 연고점 대비로는 ?30% 가까이 하락했으며, 하락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먼저 원유 수요의 부진은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에 기인한다. 지난 10월 IMF는 2014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전망하며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또다시 하향조정하였다. 2015년 전망치 역시 기존의 4.0%에서 3.8%로 내렸다. 특히 중기 리스크 요인으로 유럽 등의 디플레이션 우려와 수요 감소 지속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 신흥국의 잠재 성장률 둔화 등을 들어 실물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중국을 비롯하여 세계 원유 수요 증가를 주도해 온 신흥국들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원유 수요 둔화로 이어지게 된다.

원유 생산량 증가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OPEC과 비OPEC 국가의 원유 생산량이 일제히 확대되고 있어 과잉 공급에 따른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3년간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방국의 대(對) 이란 경제제재와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의 정정 불안으로 미국 밖 원유 생산이 줄어 생산량 증가분이 상쇄되어왔다. 그러나 2014년 여름 이후 리비아, 쿠르드 등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이 반등한데다, 이라크 역시 자국 내 반란이 발생했음에도 생산량이 유지되는 등 정정 불안에도 중동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이 유발된 것이다.

한편,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OPEC의 12개 회원국은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고 유가가 지나치게 하락하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최근 원유 공급 과잉 및 유가하락 방어를 위한 OPEC의 역할이 기대되는 시점이지만, OPEC은 생산량 감축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알리 알-오마이르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OPEC이 오는 11/27일 회동에서 감산을 단행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감산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OPEC 유가 하락세 용인

이는 최근 OPEC이 유가 하락 방어보다는 경쟁국인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를 견제하기 위해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는 등 유가 하락세를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OPEC은 미국의 셰일오일 등을 의식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가격 인하로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 11/3일 OPEC 내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12월 미국으로 수출할 원유판매가격(OSP)을 11월보다 배럴당 0.45~0.50달러 인하하고 생산량은 줄이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 달러화 강세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중의 하나인 미 달러화 가치의 상승 또한 유가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가치와 국제유가는 서로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 달러화는 2010년 6월 이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일본 등 여타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 둔화가 예측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지난 10월 미 연준(Fed)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 내년 금리인상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각각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유로화와 엔화 약세가 유도되며 상대적으로 달러 강세가 더욱 심화됐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계속 견조한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2015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제유가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단기적으로 현재의 유가 하락 추세에 변화를 줄 만한 촉매제가 없는 상황 하에서 공급 과잉과 수요 약화, 달러화 강세로 인한 유가 하락 흐름은 2015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선물에 대한 투기세력의 움직임을 참고해 보았을 때에도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감소 중인 가운데 아직 추가 매도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는 11/27일 OPEC의 공식 회의가 예정되어 있으나 회원국 간 이견이 심해 감산 결정에 대한 합의가 불투명한 상황인 점도 유가 반등을 어렵게 하고 있다.

다만 최근 나타난 것과 같은 급격한 하락세가 지속되기 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서며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하락 시 고비용 생산업체인 미 셰일오일 업체들과 함께 OPEC 회원국들 역시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입게 되므로, 현재보다 더 낮은 유가 수준을 버틸 여력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OPEC 회원국 수입 감소

원유 수출로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조달하고 있는 OPEC 회원국들 역시 유가 추가 하락 시 재정수입 감소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재정균형 유가 수준이 높은 이란, 베네수엘라 등은 감산을 선호하고 있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감산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 수준에서 유가 낙폭이 더 확대되어 70달러선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면 대부분 산유국들의 재정균형 유가 수준을 하회하게 되는 것이므로 OPEC 내부의 감산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해 OPEC 회원국 관계자들의 비공식 회담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가가 70달러까지 떨어지면 생산한도를 줄이는 등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관계자들을 통해 전해지기도 하였다. OPEC 회원국들의 공급 조절이 가시화되면 국제유가의 반등 가능성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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