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연기금과 보험 등 순매수 규모 감소
하반기, 연기금과 보험 등 순매수 규모 감소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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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에 따른 국내주식펀드로의 저가매수 증가로 9월 이후 투신권의 순매수가 증가했다. 기관은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은 외국인과 거의 반대되는 수급 패턴을 보여왔다. 상반기에는 금융투자와 투신, 은행 등이 순매도, 연기금과 보험 등이 순매수로 전환했다. 하반기에는 금융투자와 연기금, 보험이 순매수 추세를 이어갔다. 이 중 연기금과 보험의 순매수 규모는 상반기 대비하여 감소했다. 또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변액보험 성장이 둔화됐다. 변액보험 내에서 채권혼합형의 선호가 증가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배분 비중은 19.7%로 중기 자산배분안에서 국내주식의 자산배분기준 20% 이상에 근접했다.

기관 순매수 전환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물감을 칠해 반으로 덮어서 대칭 무늬를 만드는 데칼코마니가 연상될 정도로 반대 매매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장세로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지수가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국내주식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늘리면서 기관은 여름까지 꾸준한 매도세를 보였다.
9월 이후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신흥국 관련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주식펀드에서 빠져 나오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는 10월까지 이어졌다. 외국인 매도로 인해 지수가 하락하면서, 국내주식펀드로는 저가 매수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9월 이후 국내주식(ETF 제외)펀드로는 2.9조원이 순유입됐다.
10월말부터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관련 펀드로 재유입되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 관련 펀드에서는 애플의 수혜를 받고 있는 대만과 정책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된 인도 등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몰리고 있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신흥국 관련 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펀드 안에서 우리나라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파이는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몫이 적어지면서, 외국인 수급은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매수 규모 감소

올 상반기에는 금융투자와 투신, 은행 등이 순매도, 연기금과 보험 등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은행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순매도를 기록하였고, 국가는 하반기 들어 순매도 전환했다. 상반기 3.1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금융투자는 하반기 1.2조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기관 수급 주체 중에서 가장 큰 순매수 규모를 기록하였다.
투신은 2012년 상반기와 하반기 2.1조원과 3.5조원을 순매도하면서 기관 순매도 확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작년 하반기에는 연기금(5.7조원)과 보험(7316억원)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투신이 5.3조원의 순매도를 쏟아내면서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3.4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투신의 순매도 규모는 상반기 1조 1769억원에서 하반기 4091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9월 이후 지수 하락으로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투신의 매도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상반기의 연기금과 보험의 순매수 규모는 3.4조원과 0.8조원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연기금과 보험은 각각 4384억원과 2346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다. 만약 연기금과 보험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순매수를 했다면, 하반기 기관은 순매수 전환했을 것이다.
수급의 주요 주체인 연기금과 보험의 순매수 규모 감소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커졌다.

보험 매수 여력 감소

최근 몇 년간 보험도 안정적인 수급 주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금융상품 중에서 가장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금융상품이 보험이고, 주식자산 비중이 높은 변액보험이 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보험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특별계정의 퇴직보험, 퇴직연금,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은 연금보험과 종신보험 등으로 구성된다. 정해진 보험금을 받는 일반계정 상품과 달리, 특별계정은 운용성과에 따라서 받게 되는 보험금이 달라지게 된다. 일반계정은 안정성을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전체 자산에서 주식자산의 비중이 5%를 넘지 않지만, 특별계정에서는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주식자산의 비중이 정해진다.
변액보험의 주식형펀드는 2006년 3조원에서 2014년 8월 20조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같은 시기 채권형펀드는 14조원에서 17조원으로 크는 데 그쳤다. 동 기간 채권혼합형은 1조원에서 14조원, 주식혼합형은 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내수 경기 부진으로 변액보험의 해약이 늘어나고, 유니버셜 보험 등으로 들어오는 추가 납입금이 줄어들면서 변액보험 자산 증가 속도가 예년보다 떨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펀드보다는 채권혼합펀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모멘텀이 떨어지면서, 해외투자펀드의 규모가 늘어나는 점도 보험의 매수 여력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보험의 순 매수 규모는 최근 3년간 줄어들고 있으며, 극적인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목표 투자 비중 근접

2005년만 해도 우리나라 주요 연기금의 주식자산 비중은 15%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 저금리로 채권 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주식자산과 대체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여 현재 주요 연기금의 주식자산(해외주식 포함) 비중은 20~2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변화를 위하여 주식자산의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수급의 안전판이 되어 왔다. 2012년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18.1조원이다.
국민연금 전체 자산에서 국내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5.1%에서 2014년 8월 19.7%로 크게 늘어났다. 국민연금 중기(2015~209년말)의 자산배분안에서 주식자산 비중은 35% 이상이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의 배분 비중은 각각 20% 이상과 15% 이상이다.
2014년 8월 국민연금 자산에서 국내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로 목표 기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에 국내주식 운용규모는 자산 비중 확대보다는 국민연금 자산증가분에 따라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매년 35조원 이상 늘어나는 국민연금의 수지를 감안하면, 내년 국내주식에 7조원 이상은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학연금은 전체 자산의 25% 정도를 국내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사학연금은 국내주식의 비중을 일정 수준 높인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해외주식과 대체자산의 비중을 늘리기로 자산 배분 방향을 잡았다. 따라서 사학연금도 자산 배분 속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내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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