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시진핑, 日 역사 거울 삼아 미래로 향해야 관계 개선
G20 시진핑, 日 역사 거울 삼아 미래로 향해야 관계 개선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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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1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만남은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아베 총리는 회담장에 들어설 때 시 주석은 보이지 않았다. 안방에서 정상회담을 열 때는 개최국 정상이 먼저 기다리는게 외교적 관례다. 일부러 손님을 기다리게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시진핑 주석이 들어서자 미소를 띠며 손을 내밀었지만 시 주석은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아베 인사가 끝나가도 전에 고개를 돌리며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텔레비전에 중계된 시 주석의 모습은 마치 화가 난듯했다.

이런 모습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국수주의 지도자들의 증오(No love lost between nationalist leaders)”라고 논평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세계에서 가장 어색한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일본과 어쩔 수 없이 만났다는 걸 강조하려 이런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만나달라고 간청을 하니 주최국으로서 어쩔 수 없이 만났지만 대화 의지는 별로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시 주석은 일 관계가 최근 2년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비곡직(是非曲直:누구의 잘못인지)’은 명확하다.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로 향한다는 정신에 따라 중일 관계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이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 아베를 앞에 두고 역사문제를 비판한 것이다.

회담 시작부터 끝까지 외교적 결례에다 면전에서 수모를 당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애써 양국정상간 회동의 성과만을 띄우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사실 아베 총리는 오랜 기간시 주석과의 회동을 모색해 왔다.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나라인 중국과 한국과 멀어진 게 외교정책의 약점이란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렇게라도 만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외교적 성과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나 아사히 같은 일본 유력매체들은회담이 불과 25 분이었다고는 해도 관계 개선 의사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확실한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아베정권 편들기에 나섰을 정도다.

현재 아베 정부는 국내에서도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다. 야심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아베노믹스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장관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면서 최근 아베내각 지지율이 정권 출범 후 최저 수준인 42%로 하락했다. 앞으로 소비세 인상이 여의치 않을 때 국회를 조기 해산하고 대신 총선거를 치르는 식으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해야 하는 벼랑끝까지 다다랐다.

일본으로서나 아베 정권으로서는 결국 중·일 정상회담이란 외교적 성과가 그만큼 목말랐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회담장에서 보인 시 주석의 싸늘한 응대는 양국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준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한편 한국은 관계개선의 물꼬를 트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3국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적으로 전격 제안한 것이다. 3국 정상회담 제안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테이블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미얀마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13(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정상회의를 공동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서울에서 3국 고위관리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머지않은 장래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된다. 이를 토대로 한3국 정상회담도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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