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사회, 윤종규 회장내정자 행장 후보 선임
KB금융이사회, 윤종규 회장내정자 행장 후보 선임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배구조 TF팀 발족, 새로운 지배구조 위한 준비 착수
▲ 윤종규

KB금융지주가 윤종규 차기 회장 내정자 선임과 함께 경영정상화를 위한 속도를 낸다. KB금융 이사회는 12일 임시 이사회를 갖고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 추진'을 결의했다. 또 임시이사회 직후 공석인 국민은행장 후보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내정했다. 윤 내정자는 오는 21일 열릴 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후보자 시절부터 조직안정화와 경영정상화를 외쳤던 만큼 사내 안팎에서 기대감을 내비친다.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굳히는 등 험난한 길도 함께 펼쳐졌다.

지배구조 개선안 제시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프로젝트‘는 2008년 9월 KB금융이 출범한 이후 유지된 현재의 지배구조 전반을 재점검하기 위해 추진됐다. 또한 모범적 지배구조를 장착시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다.

이사회는 구체적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 TFT'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TFT 구성은 전략기획담당상무, HR담당상무, 준법담당상무, 앞으로 선정될 외부 컨설팅업체가 참여하기로 했다. 간사는 이사회사무국장이 맡는다.

이들은 2015년 3월(예정)까지 ▲CEO 승계 및 양성프로그램 전면 개편 ▲이사 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 재점검 ▲이사회 내 위원회 기능 재점검 ▲계열사 대표 및 그룹 주요 임원 추천제도 개선 등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물은 이사회 보고와 결의를 거쳐 관련 규정에 반영한 후 실행된다.

KB금융은 이사회 직후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공석인 KB국민은행 행장 후보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를 선정, 오는 21일 열릴 예정인 은행 주주총회에 추천했다.

KB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KB금융그룹의 조직 안정과 효율적인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지주회사와 은행의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한 윤 내정자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윤 내정자는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더라도 보수는 회장 급여만 받기로 했다.

윤 내정자는 오는 21일 열릴 주주총회를 거쳐 지주회장 및 행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혁신의 시작은 투명함

윤종규 내정자는 먼저 조직 안정을 최우선으로, KB금융 회장 및 국민은행장 겸임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직 안정이 무엇보다 급하다는 판단 하에 조직이 안정될 때까지 회장과 행장을 겸임하면서 모든 역량을 쏟아내겠다는 것이 그의 첫 구상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삼고초려로 국민은행에 합류해 재무전략기획본부장, 개인금융그룹 부행장 등을 거쳤다.

지난 7년간 KB금융에 근무하며 재무·영업·전략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덕분에 무엇보다 내부 사정에 밝다는 평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의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업무 공백이 전혀 없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윤 내정자는 KB혁신을 ‘인사’로부터 시작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실적을 바탕으로 임직원 인사를 실시하고, 특히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주겠다”라는 말로 KB혁신에 대한 강한 시그널을 보냈다.

윤 내정자는 취임 전까지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산적한 대내외 현안을 우선 챙길 방침이다.

이와 함께 KB금융지주는 그룹 내외의 침체된 분위기를 하루빨리 수습하기위해 지난 9월 지주 임원 및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하는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열었다. 업무공백 최소화 및 조속한 조직 안정을 위한 총력 태세에 나선 것이다.

조직 추스르기 나서

KB금융은 특히 윤 내정자가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된 이후에도 비상경영위원회를 유지하고 있다. 비상경영위원회는 매월 첫 번째, 세 번째 월요일에 지주 전 임원 및 전 계열사 대표가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계열사별 핵심경영지표를 점검하고 주요 업무 추진 실적 및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둘째, 넷째 월요일에는 KB금융 윤웅원 부사장(CFO), 이기범 전무(CRO), 김상환 상무(CHRO) 및 은행, 카드, 증권 등 핵심계열사 대표가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추가로 개최한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총 8차례 전체회의를 통해 △중단 없는 조직운영 △영업현장의 조속한 안정 △본부부서 업무추진 활성화 방안 △계열사 시너지 제고방안 △시장경쟁력 조사 결과 공유 △3분기 영업실적 △4분기 영업실적 제고 △성공적인 4분기 영업실적 마감 등에 대해 논의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비상위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위기상황에서 경영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는 내용에 무엇보다 공감했으며 흔들림 없는 영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KB금융은 논의 과정에서 영업현장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영업활성화를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임원들의 현장영업을 강화키로 했다. 본부부서 역시 직원들의 업무 마인드를 제고하고 회의체 또는 위원회 등 비대한 의사결정 과정을 슬림화 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윤 내정자의 첫 번째 과제라 할 수 있는 'LIG손해보험 인수'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사퇴 거부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사퇴 압박, 사실상 거부

그동안 사퇴 압박을 받아온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굳혔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거취 문제에 관한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진 KB금융 사외이사(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12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오늘 사외이사 거취문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 등 다른 사외이사들도 거취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이사회를 마친 뒤 사외이사들이 거취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건과 KB금융의 지배구조를 연계하며 사실상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간접적으로 압박해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 6일 한 세미나에서 사외이사 책임론을 거론한 바 있다.

이에 관해 KB금융지주 내부에서도 '현실론'과 '관치금융 배제론'이 엇갈리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사회 당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일부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적어도 '연임 포기' 의사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이경재, 김영진, 황건호, 이종천, 고승의, 김영과 등 6명이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다.

그러나 이사회에 앞서 한 사외이사는 당국의 사퇴 압박에 강한 거부감을 표했다.

그는 "금융당국에서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회장을 내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치졸한 앙갚음 아니냐"며 "사외이사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앉히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지연이자 30억 넘길 듯

결국 사외이사들은 이날 거취와 관련해 아무런 의견도 표명하지 않았다. 당국의 사퇴 압박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승인이 미뤄지면서 LIG손보 인수문제는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오는 26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 건을 논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IG손보 인수 건이 늦어질수록 KB금융은 LIG손보 대주주 측에 인수 지연에 따른 수십억원의 보상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KB금융은 지난달 28일부터 LIG 대주주에게 하루 1억여원씩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11월 마지막 금융위 회의가 있는 26일에 인수 승인을 받더라도 KB금융은 30억원이 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올해 말까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계약은 자동 해지된다.

LIG손보 인수가 무산될 경우 KB금융그룹에 꼭 필요한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가 힘들어져 비전에 큰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내정자가 자신을 지지해준 이사들에게 퇴진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