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추가하락 가능성 높지 않아
유가 추가하락 가능성 높지 않아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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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손동현 연구원은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유가 기조에서는 OPEC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주지해야 하며 이것은 국제유가 하락속도 조절의 근거가 된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미국과 OPEC은 모두 Winner(승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유가는 2013년 하반기 이후 배럴 당 90달러~110달러 횡보세를 유지했지만 10월 배럴당 81달러를 기록하며 박스권을 이탈했다. WTI가 201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브렌트유는 10/17일 2010년 이후 최저치인 85.98달러로 하락했다.

가격하락의 직접적인 트리거로는 지난 14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14년 일일 원유 수요 증가치를 22% 하향 조정(90만배럴 -> 65만배럴)한 것이 작용했다. 수요 감소의 근거는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7.5%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고, 유럽마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세계 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실물수요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IMF의 발표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전망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실물수요 회복세에 대해서 우려를 표시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4월 3.8%에서 10월 3.3%로 하향 조정되었고, 특히 신흥국은 5.6%에서 5.0%으로 선진국 대비 조정 폭이 컸다.

원유시장 공급이 풍부한 상황에서 수요둔화 우려마저 불거지자, 투기세력 이탈 조짐은 뚜렷하다. 원유시장은 원자재 상품 중 투기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아 위험자산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

특히 투기수요의 움직임을 의미하는 WTI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은(=NYMEX 뉴 욕 상 업 거 래 소 ) S&P500지수와 동행성이 높은 특성이 있어(최근 5년 상관계수 0.89) 10월 美주식시장의 조정세와 맞물려 유가 급락세가 더욱 심화되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9/19~10/17일, S&P500지수 6.1% 하락-> 동 기간 WTI 선물 및 옵션 순매수 포지션 6.2% 감소 ->동 기간 WTI 10.5% 하락).

국제유가 하락의 이면에는 1)미국발 원유 생산량 증가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점과(9월 美원유 생산량 전년대비 14.5% 증가), 2)이를 견제하기 위한 OPEC의 소극적인 감산(= 유가 하락 용인)이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중동의 석유 수출국들의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한 일종의 카르텔이다. 무분별한 생산을 방지하고 원유가격을 방어하는 것이 OPEC의 존재이유이며, 생산목표 시스템(Quota)을 통하여 국제유가 수준을 통제해 왔다.

그러나 유가 고수준 지속에 따른 수혜는 OPEC이 아니라 미국이 받았다. 최근 1년간 미국의 원유 생산은 전년대비 11.1% 증가했으며, OPEC내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1% 감소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미국발 원유 생산(셰일오일)이 증가 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OPEC이 미국의 원유 생산을 견제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저유가를 유도했다는 것이 국제유가 하락의 진짜 배경이다.

이러한 추측에는 무게가 실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약세에도 불구하고 9월 원유생산량을 전월 대비 늘렸으며, U.A.E 및 쿠웨이트 역시 증가세를 기록했다(3개국 생산량 OPEC 전체 생산량의 50%).

10월에는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 원유가격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11/27 OPEC 정례총회를 앞두고 특별회의 개최를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같은 OPEC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하락했으며, 유가하락의 최대 피해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닌 미국이다. 캐나다 오일샌드 및 미국 셰일오일은 고원가 유종으로 고유가 기조가 지속될 때에만 채산성이 유지돼, 유가하락은 美셰일오일 생산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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