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자회사 인수 ‘부실’ 키운 비상, CJ오쇼핑
병든 자회사 인수 ‘부실’ 키운 비상, CJ오쇼핑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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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사례가 발생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부실을 떠안으면서까지 굳이 ‘함께 가겠다’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의하면 교육업체 비상교육은 자회사 비상교평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비상교평은 비상교육이 사설 모의고사 시장 진출을 위해 2008년 진학에듀를 인수한 뒤 2009년 사명을 바꾼 회사다. 지난해까지 5년간 단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6월말 자본금 11억원이 모두 잠식된 상태다. 부채만 38억원이다.

부실투성이 비상교평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회사 측은 “생존과 경쟁력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모의고사 시장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회사 전체로 봤을 때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교육청 단위의 모의고사 횟수가 줄면서 사설 모의고사에 대한 니즈(요구)는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설 모의고사 시장 빅2로 자리잡기 위해선 대대적인 경영 시스템 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흡수합병을 통해 그간 의사결정에 걸리던 시간을 줄여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CJ에듀케이션을 흡수합병한 CJ오쇼핑도 비슷한 경우다. 2011년 CJ그룹에 편입된 CJ에듀는 결국 완전 자본잠식된 상태로 CJ오쇼핑 품에 안겼다. 지난 6월 기준 CJ에듀의 자산은 85억원으로 부채 109억원보다 24억원이 적다.

흡수합병 전부터 지속적으로 자금을 수혈해온 CJ오쇼핑은 당장 지원 부담은 덜었다. 하지만 향후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향후 교육 콘텐츠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흡수합병 이후에도 계속 교육사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모바일기기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CJ오쇼핑의 모바일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탐탁치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CJ오쇼핑이 CJ에듀를 떠안을 것이란 신호는 감지돼 왔다. CJ오쇼핑의 실적도 안 좋은 상황에서 얼마나 ‘윈윈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손윤경 연구원은 “CJ오쇼핑의 성장 채널인 모바일 채널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의 보수적인 전략으로는 모바일에서 이렇다할 성장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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