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전략산업으로 해운업 지정…韓 ‘알짜’ 매각 적자 심각
中 국가전략산업으로 해운업 지정…韓 ‘알짜’ 매각 적자 심각
  • 장희부 기자
  • 승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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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해운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선정했다. 대규모 지원이 예상된다. 국내 해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주요 선사는 팔 수 있는 것은 다 내다 팔며 적자를 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는 사이 중국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적자로 알짜 사업부와 배를 팔아넘긴 국내 해운사들은 중국 해운사업 강화 움직임으로 더욱 침울한 분위기다.

中 노후선박 처리 ‘적극 보조’

중국정부는 지난 9월 30일자로 자국선사 코스코에 약2억2444만달러의 선박해체보조금을 지원했다. 보조금을 지원해 노후화된 선박을 물갈이하겠단 의도다.

이외에도 2개 선사가 최근 총 4000만달러가 넘는 보조금을 받았다. 국영 차이나쉬핑그룹이 향후 5년간 자국은행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금액은 8조2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해운업계 ‘한숨만’

국내 해운업계 지원책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해운기업과 화주는 공동으로 위험을 분담해 윈윈관계를 유지키로 했으며, 재정·세무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책을 만들기로 했다.

국제 해운거래 및 가격결정 센터를 구축하고 국제해운센터의 건설도 서둘러 국제 최고 수준의 선박 검사 및 해운 과학연구 기관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통큰 자국해운 지원책은 국내 해운업계 종사자들에게 허탈감마저 들게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세계 원자재 ‘싹쓸이’ 목적

중국이 자국 해운사에 수조원을 지원하며 자국 선사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자재와 수출물량 모두 자국선사들이 수송하게 하기 위해서다.

머스크 등 글로벌 대형선사에 뒤처진 국내 선사들이 중국에까지 물량을 뺏기며 해운대국이란 타이틀을 내주게 될 처지에 놓였다.

국내 해운업계가 잘못된 경영판단과 정부의 미미한 지원으로 바닥을 치고 있는 사이, 중국은 해운업계 구조조정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코 등 중국 국영선사들은 최근 브라질 철광석 수출 대기업인 발레와 40만톤급 초대형 광석운반선 24척에 대해 25년간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하는 등 '빅딜'을 성사시켰다.

앞으로 발레의 중국행 철광석 수송권 상당수가 중국 선사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발레는 전세계 철광석 수송 물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해운업계 물동량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회사다. 지금은 매물로 나온 처지가 됐지만 2009년만해도 STX팬오션이 단일계약으로는 사상 최대인 7조원 규모의 철광석 장기수송계약을 발레와 맺었다.

업계 노력과 정부지원 필요

이같은 상황은 비쌀 때 맺은 선박용선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무사안일로 일관한 대형 선사들의 탓이 크다. 국내 해운사들은 비용절감이나 선제적 구조조정 등을 미루다 장기적자에 발목이 잡혔다. 이처럼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다보니 국내 해운업계가 빠른 시일내에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자체 경쟁력이 약한 해운업계는 사면초가 처지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기대서라도 경쟁력을 키워보겠단 속내지만 정부 측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일단 돈이 되는 LNG 등 ‘알짜’ 사업부를 매각하고, 선박마저 팔고 있는 처지다.

그러나 불황에 배를 팔면 호황기가 왔을 때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여유가 없다 보니 친환경, 고효율 등 최근 해운 시장 흐름에도 뒤처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정부 차원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데 우리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몇년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흥강자인 중국과 글로벌 거대 선사에 밀리지 않으려면 해운업계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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