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으로 시작해 ‘내 길’간다... 애플 삼성 위협
‘모방’으로 시작해 ‘내 길’간다... 애플 삼성 위협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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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애플’로 불리던 중국 샤오미, 무서운 성장력에 시장 흔들...기능 좋은 값싼 폰, 글로벌 시장 진출 시 경쟁사간 격돌 전망
▲ 레이쥔 회장

창업 4년 만에 세계 5위로 올라선 스마트폰 회사가 있다. ‘짝퉁 애플’로 통하던 중국 ‘샤오미는 지난 8월 이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을 모두 넘어섰다. 이는 경제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었다.

샤오미는 당장은 중국과 인도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까지 노릴 경우 삼성·애플과의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2일(현지시간) 급성장한 중국 샤오미에 대해 '대다수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가장 성공한 회사'라며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망한 ‘무서운 추격자’ 샤오미의 전략과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다음과 같다.

작은 시작, 엄청난 성공

현재 샤오미는 전 세계 시장에서 주요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꾸준히 갉아먹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 대상으로 삼성전자, 화웨이, 레노버, LG전자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영향력을 점차적으로 확대한 샤오미는 “애플같은 회사에 엄청난 가격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며 그 결과 향후 5년내 새 아이폰 가격이 엄청나게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에 2,6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이는 지난 해 동기에 비해 271%나 늘어난 규모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49%나 증가한 5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선 “이미 샤오미가 올 연말까지 4,000만~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커낼리스는 샤오미가 올해 중국에서 삼성을 뛰어넘으며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3분기에 중국에서 1,032만대를, 샤오미는 1,500만대를 각각 팔았다.

애플이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고 했다면 샤오미는 ‘더 기대하라(Expect More)"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기존 시장을 흔들고 있다.

중국의 스티브 잡스

샤오미 돌풍을 일으킨 주역은 ‘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레이쥔(45) 회장이다. 그는 스티브잡스의 스타일을 철저하게 연구해, 그대로 따라하면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레이쥔 회장은 검은 상의와 블루진을 입고 제품 발표회에 나타난다. 고 스티브 잡스나 팀 쿡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프레젠테이션 방식까지 모방했고 디자인은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

그러나 샤오미는 자사 제품과 애플 제품 간 디자인의 유사성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레이쥔 회장은 지난 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좋은 제품을 함께 잘 만드는 천재그룹이다. 그들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신경쓰지 않는다. 당신은 제품 출시시점에야 어떤 제품을 사게 될지 알게 될 것“이라며 ”샤오미는 다르다. 샤오미는 온라인 상에서 수백만명의 사용자 의견을 취합한다. 우리는 제품을 함께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의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샤오미의 비즈니스모델은 애플과 근본적으로 다른 값싼 하드웨어 모델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샤오미와 애플은 거의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높은 마진을 챙기는 애플은 단말기들을 대규모로 하청주면서 값을 싸게 만든다. 이후, 이를 포장해서 엄청난 프리미엄을 받고 판다. 애플 2014회계년도3분기(2분기) 총매출이익률은 39.4%에 이르렀다. 출시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점점 싸져야 하는 단말기 판매업체의 수익으로 봐선 엄청난 이익률이다. 애플이 디자인, 사용자경험, 브랜드에 초점을 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저렴해도 부품은 제대로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은 높은 가격을 내세운다. 애플은 아이폰6 시리즈를 약 861달러(5,288위안)라는 고가에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최고급 스마트폰은 중국에서 500달러, 또는 그 이상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반면 샤오미의 많은 단말기는 폭스콘(또는 페가트론)으로부터 하청 생산해 만들어진다. 이에 따른 이점은 애플과 마찬가지다. 애플과 다른 점은 생산비용, 또는 그에 근접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의 격언인 "당신의 마진은 내 기회다"라는 격언을 따르는 듯 보인다.

샤오미의 64GB 미4(Mi4) 스마트폰의 경우 약 400달러에 판매되며 레드미1S의 시작가격은 엄청나게 낮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100달러면 살 수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샤오미 단말기가 저렴한 가격에도 잘 작동한다는 것과, 제품 속을 뜯어보면 경쟁사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규격을 갖춘 부품들이 들어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자국효과로 엄청난 이익

이들 제품은 안드로이드OS를 수정한 미유아이(MIUI)라는 OS를 사용한다. 미유아이에는 안드로이드OS에 들어있는 사전에 설치돼 있는 대부분의 구글서비스앱은 지워져있고 샤오미 자체 서비스앱으로 대체돼 있다. 물론 샤오미는 자사 단말기에서도 구글의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런 면에서 “샤오미는 최소한 애플과의 비교를 타당성 있게 만들고 있다. 샤오미는 기본적인 서비스, 앱, OS를 제어하고 싶어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평가했다.

현재로선 샤오미 사업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이뤄진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스마트폰시장으로, 이 곳에서의 성공은 샤오미를 세계 5번째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부상하게 만들었다. 샤오미는 창업 4년 만에 대단한 위치를 확보한 것이다.

또한 중국은 TM마트폰과 태블릿의 생산에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중심축 중 하나다. 샤오미는 자국의 뒷마당에서 제품을 조달하고, 마케팅하고, 판매함으로써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샤오미가 적어도 몇 년 후까지, 즉 삼성을 중국과 인근시장에서 조금 더 앞지를 때까지는 비용지출 면에서 이 점을 유지하길 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샤오미가 미국시장으로까지 단말기공급망을 확대하지 않거나, 또는 거대 마케팅이나 현지화비용 증가를 초래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어쨌든 현재까지는 아니라는 소리다.

더 큰 곳으로 나간다

샤오미는 점점 시장을 확장해나가는 분위기다. 현 단계에 머물지 않고 거대한 고급제품 시장도 겨냥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샤오미는 지난 7월 인도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한 이래 30만대를 팔았다. 올 연말까지 8천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인도시장의 잠재력에 비한다면 '새발의 피'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하지만 샤오미는 인도의 전자쇼핑회사 플립카트(Flipkart)와 손잡고 실시한 반짝세일에서 희망을 읽어냈다.

두 회사는 최근 온라인판매를 통해 6만대의 레드미1S폰을 13.9초만에 팔아치우는 실적을 기록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가진 온라인쇼핑 행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록적인 판매고를 보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샤오미가 최근 유럽시장 문을 두드린 것에 대해 “이 모든 것이 아직은 간접적이겠지만 미국에도 반향과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중국의 애플'은 쿠퍼티노의 애플에게 급박하고 직접적인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중국인들에게 부유층의 상징과도 같은 제품이 ‘애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폰이 중국시장에서 차지하는 하이엔드 제품 지위는 당분간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샤오미는 중국과 전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꾸준히 주요 경쟁 기업의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레이쥔이 내려줄 것”

샤오미의 성공은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지난 수십년간 해온 사업방식의 약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것에 대해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인 디자인을 중국이나 대만 업체에 하청을 줘 생산하는 회사들이 하청업체들에게 학습곡선을 엄청난 속도로 높이도록 해 줬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폭스콘 같은 회사는 이제 자체디자인생산(ODM) 방식을 통해 연간 1,318억달러(141조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같은 회사는 브랜드, 마케팅, 요령 있는 광고활동 등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샤오미가 전세계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감에 따라 삼성, 그리고 결국은 애플같은 회사에 엄청난 가격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향후 5년내 새 아이폰은 가격이 내려갈 것이며 여러분은 이 점에 대해 레이쥔에게 감사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비록 그가 결코 잡스가 아니긴 하지만’이라는 말과 함께.

레이쥔 회장은 스마트폰을 넘어서 온라인금융과 영화, 의료헬스에 이어, 이제는 모바일 지도제작과 네비게이션까지 손을 뻗쳤다. 전 세계에서의 중국 IT업계의 영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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