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서 '세금 폭탄' 맞은 애플
아일랜드서 '세금 폭탄' 맞은 애플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14.10.06
  • 호수 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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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애플의 법인세 탈루 단서를 잡아냈다. 지난 29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법을 위반하고 법인세를 덜 낸 사실을 발견했다. 애플을 법원에 기소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EU 관계자는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와 협상해 불법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은 점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벌금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기소에 법정 밖 협상으로 대응하는 게 관행이었다.

지난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양쪽의 타협으로 애플이 벌금 수십억 달러를 무는 선에서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미국·영국·프랑스 등 주요국의 표적이었다. 애플은 아일랜드 같은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나라에서 2000년 이후 13년 동안 미국 등에서 덜 낸 세금규모는 약 700억 달러(73조원).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애플의 법인세 피하기는 아이폰과 닮은꼴이다. 기존 세금 피하기 기술을 종합해 막강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평했다.

해외 각지의 순이익을 한 곳에 모아 관리·운용하는 방식이다. 정점은 네바다주의 자산운용사 브래번캐피털이다. 네바다주는 미국의 주 가운데 세율이 낮다. 브래번이 하는 일은 각국 현지 법인 순이익을 법인세율이 낮은 쪽으로 모아 세금을 덜 내게 하는 것이다.

애플이 즐겨 활용한 곳이 바로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다. 이 나라는 순이익의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자기 나라에서 번 돈이 아니면 법인세를 징수하지 않는다. NYT에 따르면 애플은 비상장 회사를 아일랜드에 설립했다. 영국 등에서 번 돈을 체계적으로흡수했다. 애플의 영국 법인이 아일랜드 법인에 용역·서비스료 등의 명목으로 이익을 넘겼다. 이렇게 되면 영국 법인은 이익이 줄어든다. 따라서 세금을 적게 내거나 아예 없다. 심지어 이들 법인은 증시에 상장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로이터 통신은 애플이 미국의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서 번 순이익을 대부분 본사에 송금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다른 곳으로 돌린 규모만 544억 달러(3월 기준)에 이른다고 전했다. 애플의 엄청난 현찰은 스티브 잡스(1955~2011)의 성과물이다. 그는 90년대 후반 애플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뒤 부도위기에 봉착했다. 이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현금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NYT잡스의 현금 선호는 세금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졌다아이폰 성공 이후 급격히 불어난 현금 자산을 지키기 위해 자산운용사를 세워 지구적인 차원에서 현금 자원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EU는 이런 애플을 면밀히 지켜보다가 마침내 엄청남 규모의 세금을 징수했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도 애플처럼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테크를 해왔다. GE·MS·화이자·머크 등은 애플보다 더 많은 현찰을 해외에 비축하고 있다. 미국 거대 기업 22곳이 해외에 묻어둔 현금자산이 19800억 달러(2060조원).

미국 정부가 애플의 방패막이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거들고 나설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로벌 기업의 세테크에 철퇴를 내려 재정 적자를 덜기 위함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 리스크가 하나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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