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주도권 둘러싼 미·중·일 뜨거운 경쟁
아태지역 주도권 둘러싼 미·중·일 뜨거운 경쟁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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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태평양함대 7함대 소속 함정 18척 일본과 괌 배치 中 견제...日 호위함 48척ㆍ잠수함 16척ㆍ수송함 12척ㆍ이지스함 6척 최강
▲ 中 랴오닝호

미국과 일본, 중국이 속속 최신예 해군 함정을 배치해 해군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강대국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패권 국가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아태 지역의 맹주 자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군비 축소 속에서도 2020년까지 태평양 지역에 해군 전력의 60%를 아태 지역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일본은 역시 집단자위권 확보에 이어 무기수출 족쇄까지 풀면서 중국과의 군사력 경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항공모함 해군력 척도

최대 60척의 함정으로 구성된 미 해군 태평양함대는 7함대 소속 함정 중 18척을 일본과 괌에 배치해놓고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년에 신형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를 투입해 태평양 항모 전단을 5척에서 6척으로 증강된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2012년 12월 6만5000t급의 랴오닝호를 실전배치했다. 랴오닝호는 작년 12월 임시로 항모전단을 편성해 남중국해에서 훈련했다. 중국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최소한 3~4척의 항모를 만들어 항모전단 3~4개를 꾸려야 군사적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랴오닝호에는 젠-15 전투기 24대와 즈-18J형 조기경보 헬기 4대, 즈-18F형 대잠헬기 6대, 즈-9C형 수색헬기 2대 등 모두 36대의 함재기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일본은 작년 헬기호위함 이즈모함 진수식을 가졌다. 길이 248m에 최대 배수량 2만7000t급의 호위함이다. 갑판을 개조하면 스텔스 전투기까지 실을 수 있어 사실상 항공모함과 다름없다. 해상사령부 역할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의 경항공모함 독도호의 대항마로 등장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즈모함은 최대 14대의 헬기와 미군의 최신형 수직 이착륙 수송기도 실을 수 있다. 갑판만 개조하면 스텔스 전투기 F-35B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젠-15기를 탑재한 랴오닝호와 F-35B를 실은 이즈모함 중 어느 것이 강한 지는 흥미로운 문제다. 또한 향후 동북아 해양 질서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다. 이 가운데 일본이 이즈모급 2척(1척은 건조 중), 그보다 작은 휴가급 2척을 갖고 있어, F-35B를 도입한다면 중국의 항모 전력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의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중국이 미 해군의 미래 설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윌은 자신의 칼럼에서 “조나단 그리너트 미 해군 참모총장이 10년 뒤 중국은 성능이 뛰어난 대형 항모를 건조하고 이런 항모에 어울리는 함재기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이 자신들의 ‘근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관련 국가들이 약 1000척의 군함이 포함된 연합해군을 만드는 것을 논의해보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中 ‘핵잠수함’ 美ㆍ日 압박

일본의 해군전력은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은 호위함 48척과 잠수함 16척, 수송함 12척 등 141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해상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지스함 6척과 대잠 초계기 P-3C 75대나 갖췄다.

미국은 올해 진수식을 가진 최신예 스텔스 구축함인 줌왈트호를 아시아 해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줌왈트호는 1척당 건조 비용이 4조원이 투입되고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과 향후 발사속도가 음속의 7배인 최신무기 전자기 레일건도 갖출 예정이다.

중국의 경우 3척의 항모를 띄운다고 해고 10척의 항모 전단과 이를 70년 동안 운영해 온 미국을 상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비대칭전력 무기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중국이 미국 항모의 접근을 거부하기 위해 개발한 무기 중 핵 잠수함과 초음속 대함 탄도미사일이 비교적 많이 알려졌다.

중국의 최신형 핵잠수함은 진급(晉級·094형) 핵 추진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이며, 이 잠수함에는 최대 사거리가 8000㎞로,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2’가 12발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전략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중국이 65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핵 잠수함을 10척으로 추정한다.

세계 국방 전문가들이 중국이 하이난(海南)도 해저에 출입구를 갖춘 최소 2곳의 잠수함 기지를 건설했고, 올해 안에 핵무기로 무장한 진급 핵잠수함을 이용해 해상초계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미국 정찰기가 근접 비행한 아찔한 사건은 중국의 핵잠수함을 정찰하려는 미국과 이를 막으려는 중국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도 지난해 12월 이후 대잠수함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P-8 포세이돈 6대를 일본에 배치했고, P-8기가 중국 핵잠수함의 작전을 방해하자 군 당국이 젠-11을 출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핵 잠수함 전력 급선무

중소형 해군을 갖춘 국가에서 강대국 해군력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전략무기로 핵잠수함이 우선으로 꼽힌다. 동북아시아 패권 다툼뿐만 아니라 핵 탄도미사일 탑재 가능한 잠수함 개발 착수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핵 잠수함 전력 육성은 시급한 문제다.

아울러 중일 양국 항모 보유에 사활을 거는 것은 항모가 전쟁수단보다는 심리적 압박 도구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경함모를 건조하는 것에 관련해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기가 왔다.

中 주변국 군비 증강 맞대응

태평양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연 국방예산을 4배로 확대했다.

군비가 급증한 대상은 잠수함이다. 중국은 지난 25년간 러시아로부터 잠수함을 대거 사들이면서 항공모함과 해군 함대 등 잠수함 투자를 확대해 왔다. 이는 태평양 지역의 패권을 독차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미국 민간 전략업체 스트랫포의 로버트 카플란 수석 지정학분석가는 “중국의 목표는 태평양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동·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이나 필리핀보다 빠르게 군사력을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인접 해역에 대한 통제권을 쥐게 된다면 명실상부한 해군 강국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해상 패권 도전에는 남중국해의 중요한 항로 확보와 동아시아 해저에 매장된 원유와 천연가스 문제도 걸려 있다.

중국 군비증강에 맞서 베트남과 일본, 필리핀도 경쟁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중국과 남중국해 일부 도서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베트남은 군비를 두 배로 늘렸다. 일본은 내년 국방예산을 역대 최대 수준인 50조원으로 확대했다.

필리핀은 과거 군사 쿠데타의 악몽으로 군비 증강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오는 2017년까지 18억달러(1조9200억원) 예산을 투입해서 무기 구매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증강 움직임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정당화시키는 논리가 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년간 동·남중국해에서 긴장을 형성해온 것은 중국이 아닌 주변국”이라며 “베트남과 필리핀 등 주변국들은 자국 방어 목적에서 이뤄진 중국의 군사력 확충에 대해 민감한 시선을 거둬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이 지역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부인했다.

스톡홀름 연구소의 샘 펠로 프리만 군사비 지출 부문 책임자는 “중국과 주변국 모두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피하는 상황이라 군사력이 예비군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각국 모두 갈등이 위험 수준으로 치닫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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