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들의 대권행보 ‘전쟁시작’
잠룡들의 대권행보 ‘전쟁시작’
  • 조경호
  • 승인 20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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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무성·김문수·홍준표 대선주자 부상, 野 박원순·안희정 저력확인…김부겸도 주목

잠룡(潛龍)의 전쟁이 시작됐다. 집권을 위한 전쟁이다. 잠룡은 하늘에 오르지 않고 물속에 숨어있는 용(龍)을 말한다. 왕위에 오를 예비 인물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잠룡은 김무성, 김문수, 정몽준, 원희룡, 홍준표, 남경필, 오세훈 (새누리당), 박원순, 안희정, 안철수, 문재인, 김부겸(새정치민주연합)등이 꼽힌다. 2017년 대선까지는 먼 듯 보이지만 잠룡들과 정치권은 이미 대선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9월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정당지지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45.9%), 새정치연합(20.1%), 정의당(4.2%), 통합진보당(1.9%)등이다. 야권을 합해도 26.2%로 새누리당에 못 미친다.

대선후보 지지도는 다르다. 박원순·문재인·안철수· 등 야권 잠룡의 지지율은 39.0%이다. 김무성·정몽준·김문수 등을 합한 35.1%보다 훨씬 높다. 대선후보 지지율만 보면 여권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무성, 보수 세력 결집

여권의 유력주자는 김무성 대표다.

김 대표가 지지율 1위(17.6%)를 차지했다. 박원순(16.7%),문재인(15.3%), 정몽준(9.7%), 김문수(7.8%), 안철수(7.0%)순이다. 현재 상황만 보면 유력하다. 경선을 통해 여·야 1명의 후보만 만들어진다면 대선후보 지지율이 높은 야권이 유력하다. 새누리가 대선프레임을 깨기 위해선 보수에서 중도까지 세력을 확장해야 대선승리가 가능하다.

이런 이유에서 여당대표 경선에서 비박인 김 대표가 당선됐다. 이는 보수층이 여권의 미래를 친박이 아닌 비박 김 대표에게 걸었다는 분석이다. 벌써 여권 주변에서는 중심추의 이동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나고 있다.

김 대표에겐 추석이 없다. 식물국회의 정상화를 위해 야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국회와 유족 간 세월호법 협상이 결렬되면서 국회가 마비됐다.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사, 법안처리 등의 과제가 쌓여 있다. 어떡하든 야당을 국회로 불러들여 타협과 소통을 통해 민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성사시킨 다면 김 대표는 ‘불통·불신·불안’의 3불 정권이라 불리는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와 함께 차기대선 유력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몽준, 정치재개 움직임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정 전 대표는 6·4지방선거 패배한 뒤 차기 대권 야망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2개월여 칩거를 끝내고 글로벌 정치외교를 시작으로 정치재개를 선포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커네티컷주에 자리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별장을 방문했다.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일본 집단적 자위권의 문제점,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 등 어려운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앞서 25일,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행사에 참가했다. 정 전 대표는 허정무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으로부터 지목을 받아 참가했다.

정 전 대표는 “루게릭 환우분들처럼 아프고 어려운 분들에게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음 순서로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성욱 아산병원장을 지목 했다.

김문수, 전국적 행보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행보는 거침없다.

김 전 지사는 7·30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 동작을 출마를 고사한 채 물밑 지원 유세에 열중했다. 이후 김 전 지사는 전남 고흥 소록도 등을 비롯해 전국 곳곳을 돌며 '낮은 곳에서부터 제자리를 찾아가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23박 24일 동안 봉사활동을 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에는 이곳을 찾은 프란체스코 교황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김 전 지사 측은 "일관되게 낮은 곳을 살피는 민생행보를 이어나가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김 전 지사의 이 같은 활동을 대권 도전을 위한 첫걸음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홍준표·원희룡↑

홍준표 경남지사는 재선에 성공하며 잠룡대열에 올라섰다.

홍 지사는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면서 공공연히 경남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냐면서 대권에 대한 입장을 밝혀왔다.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진 그는 검사, 국회의원, 당대표를 거쳐 경남지사가 됐다. 이제 그의 꿈은 대통령이다. 추석민심을 이용해 대선을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 여민동락 행보다. 전통시장을 들려 제수용품을 직접 구매하고, 장애인 시설 등을 들려 관계자를 격려했다.

또한 좌파정권이라고 불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과거 인연을 밝히며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화해에 메시지를 남겼다.

여권내 소장파로 불리는 원희룡 제주지사·남경필 경기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잠룡이다. 40대 당 대표에 도전했던 원 제주지사는 지방선거에서 제주도 지사로 당선되면서 잠룡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대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편, 유력 잠룡이던 남경필 경기지사는 아들 문제와 이혼문제가 불거지면서 잠룡 대열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박원순 차기대선주자 1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야권의 차기대선 주자 1위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의 대선 잠룡인 정몽준 전 대표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승리를 쟁취해 명실 공히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본인은 여러 차례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서울시장이 갖는 정치적 위상 등을 고려했을 때 '대권행'은 언제든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최근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하며 ‘존재감’을 살렸다는 평가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박 시장의 애견을 사육하기 위해 시비가 들어간다는 폭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안철수 쇄락

문재인 의원이 친노의 한계를 못 벗어나고 있다.

대선에서 실패한 후 국회입성은 성공했지만 특별한 정치적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벌여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단식 돌입 후 9일째인 지난 28일 단식을 중단했다.

이날 문 의원은 단식 중단 입장을 밝히면서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모든 최선을 다하겠다"며 타결을 촉구했다.

문의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단식하는 동안 지역구에 물난리가 났다. 시민의 안전보다 정치적 이슈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난이다.

한편에선 문 의원은 ‘야권의 구심점’이 됐다는 평가와 ‘비토 세력이 확대됐다’는 두가지 평가를 함께 받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군 추락’의 아픔을 겪었다. 안 의원은 기업인 출신 정치인인 문국현 전 의원이 과거 걸어 왔던 정치행보와 닮아있다.

안희정, 김부겸 부상

충남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야권의 잠룡으로 부상했다. 안 지사는 노무현 정부 당시 '좌희정·우광재(이광재)'로 불렸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서 문재인 의원을 대적할만한 친노(친노무현)그룹의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패배했지만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의 대구시장 도전은 유의미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대구는 박 대통령의 고향으로 새누리당의 아성이 절대적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출마해 4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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