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끝없는 고민’
롯데 신동빈 회장, ‘끝없는 고민’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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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 개장 문제, 각종 논란 구설수 등 ‘잡음 연발’

취임 4년차를 맞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이 그 시작점을 찍었다. 이후 롯데쇼핑 세금 추징,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LIG손해보험 인수전 고배,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사용 여부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 세무조사에 실적까지 부진하다. 신 회장은 이에 대한 고심으로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개 속 ‘숙원사업’

신 회장은 여름휴가가 절정을 맞은 이번 달에도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 매년 8월 초면 휴가를 떠났지만 올해는 휴가계획 자체가 아예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로 보인다. 롯데는 지상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 타워 완공 전에 백화점동과 엔터테인먼트동 등으로 구성한 저층부를 먼저 개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난달 교통 등 보완책을 요구하며 임시사용 승인을 보류해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13일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동의 임시사용 승인과 관련한 교통·안전 보완대책을 제출했다. 하지만 82개 지적사항 중 롯데그룹과 서울시가 막판까지 이견을 보인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잠실주공5단지∼장미아파트 뒷길 1.12㎞ 미연결구간 공사는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롯데 측은 이번에 올림픽도로 하부도로 미연결구간 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서울시 등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제출한 보완대책에는 롯데 측이 비용을 부담하되, 주민 민원사항은 저층부 3개동의 임시사용 승인과는 별개로 해법을 모색하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해당 구간 공사비는 2009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 480억원보다 약 200억원 증액된 68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요구한 전 구간 지하화 공사비 약 1천100억원과는 금액차가 있어 서울시가 롯데 측 제안을 받아들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눈 뜨면 논란, 구설수...

사망사고 등 안전 문제로 논란이 됐던 제2롯데월드는 인근 도로가 움푹 패이는 ‘싱크홀’ 현상 발생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 석촌지하차도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친 결과,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한 터널 공사를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꼽았다. 이 중간조사결과로 롯데가 일단 한시름 덜게 된 셈이다.

앞서 롯데는 싱크홀 현상이 “롯데월드 타워 공사와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그룹 정책본부 내 대외협력단을 신설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대외협력단은 홍보, 사회적 책임(CSR), 브랜드 경영은 물론, 롯데 주요 계열사의 대외업무를 지원하는 곳으로,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외부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어떻게든 논란을 잠식시키고자 애쓰는 상황이나, 각종 구설수에도 시달리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조카들이 지난 2005년 모친상을 당했을 당시 신 총괄회장에게 받은 부의금을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조카는 신 총괄회장이 낸 수십억원 중 일부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다른 조카들은 신 총괄회장이 낸 부의금은 1000만원 뿐 이었다며 맞서고 있다.

이밖에도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에 연루된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를 비롯 임직원들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의 세무조사로 600억원대의 세무조사를 받았지만 현재 롯데푸드의 세무조사도 진행 중이다.
게다가 롯데손해보험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사활을 걸고 참여한 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지난 22일에는 총 2507억원을 들여 복잡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계열사 간 지분 정리를 단행했다.

실적 부진까지 이어져

롯데의 속앓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장기 불황으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실적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3천123억1천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6%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9천214억5천만원으로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보다 9.7%, 매출액은 1.5% 줄었다. 롯데마트의 감소폭은 더 커 영업이익은 79.6%, 매출액은 9.6% 감소했다.

여기에 이달 하순께 수원역 주변에 열려던 롯데몰도 전통시장 상인과의 상생협약과 주변 교통대책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개점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롯데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논스톱 악재’에 신 회장은 여름휴가까지 반납했다. 여기에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승계 문제도 신 회장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신 회장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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