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 작가 인터뷰 '40년 전, 그 날...진실 묻는다'
황천우 작가 인터뷰 '40년 전, 그 날...진실 묻는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격의 그 날,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소설’로... ‘역사’의 진실 찾는 여정 “후세에 혼돈 없도록”

40년 전, 광복절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1974년 8월 15일, 그 날의 사건을 생생하게 그린 역사소설이 나왔다. 소설 <스러진 달>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의 의혹을 제기한다. 주로 조선시대 중기 이전의 이야기를 그려온 작가는, 이번엔 현대 역사의 일부분을 소설의 소재로 삼았다. 역사의 ‘진실’을 찾아가는 소설가, <스러진 달>의 황천우 작가(55)를 만났다. 다음은 황 작가와의 일문일답.

- 또 한편의 역사소설을 출간했다. <스러진 달>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현대사 최고 미스터리로 간주되는 소재이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행사 중 발생했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이다. 스러진 ‘달’에서 ‘달’은 왕국을 의미한다. 다양한 캐릭터와 사건 구성으로, 그 날의 아픔이 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사실과 픽션, 즉 소설을 혼합한 ‘팩션소설’이라는 장르를 고집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측면이 크다. 모두가 진실을 외면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진실이 드러날 수 있겠나. 그래서 진실과 허구라는 두 세계를 모두 열어, 진실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 지난 소설들은 조선시대 중기 이전을 다뤘다. 이 사건을 소재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이 일어난 지 올해로 40주년이다. 아직 생존해 있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소설로 펴낸 것은 ‘진실’ 때문이다. 역사에 대한 진실 추구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자칫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아 후세에 혼돈을 일으키는 일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과거사도 중요하지만 현대사도 중요하다.

-소설 <스러진 달>에서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에 의혹을 제기했다.

▲저격범 문세광이 그해 12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명확한 내막이 밝혀지지 않은 채 죽음을 맞아 숱한 의혹이 떠돌았다. 그 중에서도 김대중 납치 사건으로 벌어진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이 같은 맥락에서 사건을 바라볼 때,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했다.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23세의 재일교포 청년이 권총을 소지한 채 버젓이 입국했다. 그렇게 10여 일간 엽색행각을 일삼다가, 역시 초청장도 지니지 않은 채 행사장에 들어가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것이다. 결국 그 청년에 의해 박 대통령이 아닌 육영수 여사께서 희생되는데 동 사건의 전체 과정을 살피면 저의 짧지 않은 정치판 경험상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다 여겨졌다.

- 저격 사건에 모종의 계략이 있었다는 것인가.

▲문세광은 일본의 한 파출소에서 권총을 탈취했다. 그 권총은 저격용으로 맞지 않았다. 첨단 금속 탐지 시설이 설치된 오사카 공항을 무사통과한데 이어, ‘저격범’인데 사격 실력이 형편없었다. 대통령 경호를 맡은 박종규 경호실장의 태도와 경호원의 행동에도 허점이 많았다.
저는 정당 사무처 공채로 13년 동안 당직자 생활을 했다. 의전 경험에서 유추했을 때, 사전에 문세광에게 초청장이 전해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 문세광이 행사장 내 권총을 반입할 수 있었던 것도 누군가가 돕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은 문세광이나 조총련의 역할만으로는 절대로 이뤄질 수 없는 사건이다.

- 많은 의혹들 중, 가장 치밀하게 접근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과연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박정희 대통령 저격을 지시하였는가’ 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 전 해인 1973년 발생했던 김대중 납치 사건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었던 김일성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문세광이란 꼭두각시를 내세워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굿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굿판에서 안타깝게도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명을 달리하는 저주가 발생한 것이다.

- 예사롭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갑자기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영문학을 전공했고 집권당 당직자 생활을 13년 하다가 문예창작과에 재입학했다. 유소년 축구 지도자도 했고 지금은 소설가가 됐다. 극과 극의 삶을 거친 셈이다. 글을 쓰게 계기는 ‘정치판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속엔 추악한 일들이 많았고, 환멸을 느꼈다. 정치판은 ‘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당연히 존재해야 할 것들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가난해도 자유스럽게 살자, 소설 쓰자 하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

▲힘의 논리에 휩싸여 역사가 왜곡되는 현상을 오래 지켜봤다. 다시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기왕 현대에 발생했던 일에 대해, 한번 냉정하게 짚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역사에 대한 진실을 찾고 싶었다. 모쪼록 이 소설이 현대에 발생했던 각종 의혹에 대해 재점검해보는 계기가 되길 고대해 본다.
다음 작품 소재는 ‘5. 18’을 생각하고 있다. 그 역시 놀라운 이야기와 실체가 있을 거라고 여겨진다.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담은, 소설 <스러진 달>

주로 역사소설을 집필해온 황천우(55세) 작가가 획기적인 역사소설을 출간했다.

이른바 현대사 최고 미스터리로 간주되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행사 중 발생했던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 그것이다.

그날 육영수 여사가 국립극장에서 거행된 광복절 행사에 참여했다 23세의 재일 교포 문세광에 의해 유명을 달리한다. 비록 그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국민들로부터 절대적 추앙을 받았던 육 여사를 잃지만 그 전 해 발생했던 김대중 납치 사건의 여파를 한 번에 해소한다.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꼬이면서 경제발전에 오로지 매진하던 박정희 정권은 발목이 단단히 잡힌다. 일본 내각은 여론을 빌미로 기왕에 약속했던 경제 지원에 소극적으로 대처하여 박 정권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든다. 그리고 동 사건으로 그 모든 일이 해결, 아니 일본이 오히려 수세적 입장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정황을 떠나 필자가 동 사건에 결정적으로 의심을 제기하는 부분이 있다. 여타의 소소한 부분은 차치하고 범인인 문세광이 행사장에 그것도 B열 214번이라는 고정 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필자는 자신의 집권당 당직자 생활 시 의전 경험을 살필 때 이 경우 사전에 반드시 문세광에게 초청장이 전해졌다고 확신하고 있다. 초청장을 제시하고 비표와 함께 좌석을 배정받았다 강변한다.

아울러 작가는 행사장내 권총 반입 부분을 이 부분과 연계하고 있다. 즉 제3의 인물이, 그것도 당시의 비중 있는 인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라 강변하면서 동 사건 이면에 치밀한 복선이 깔려 있다 주장한다. 아울러 그 이면을 소설로 출간 한 것이 바로 『스러진 달』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