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벤처신화 김선권 대표 '갑질 철퇴'
카페베네 벤처신화 김선권 대표 '갑질 철퇴'
  • 김미영 기자
  • 승인 2014.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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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가 과징금 19억의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고액이다. 카페베네는 판촉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고, 인테리어 업체를 강제 지정하는 횡포를 저지르다 적발됐다. 또 알바생 착취로 유명, ‘악덕 기업’으로 불리는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새롭게 진출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줄줄이 실패했다. 김선권 대표의 경영 능력에도 회의적 시선이 모이고 있다.

‘갑질’도 초고속 성장

김선권 대표는 스타마케팅에 거금을 쏟는 것으로 유명하다. 커피업계 최초로 연예인을 방송광고에 내세운 스타마케팅과 공격적인 확장전략은 카페베네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카페베네에, 소비자들은 ‘번식력이 엄청난 바퀴베네‘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드라마 제작 및 스타 모델 섭외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던 김선권 대표. 하지만 가맹점주, 직원들에게는 한없이 인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카페베네에 과징금 19억42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카페베네는 2013년 말 현재 매출액(1762억 원)과 가맹점 수(850개) 모두 1위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로 우뚝 섰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2010년 11월 이동통신사 KT에 가입한 회원들이 카페베네를 이용하면 모든 제품을 10% 할인해주는 판촉 행사를 시작했다. 행사 비용은 KT와 카페베네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카페베네가 부담하기로 한 비용은 모두 가맹점주에게 떠넘겨졌다.

카페베네는 2010년에 가맹점주들과 ‘광고 및 판촉 비용은 함께 분담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지만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전체 가맹점 173곳 중 40%가량이 과도한 비용 부담을 이유로 할인행사를 반대했는데도 카페베네는 일방적으로 행사 시작을 통보하는 등 판촉행사를 강요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는 카페베네와 가맹점 사업자간의 판촉비용 분담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거래상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강제’로 매출 절반 뽑아

카페베네는 2008년 1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신설 가맹점들이 본사 이외의 업체와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것을 금지했다. 카페베네 매장의 ‘빈티지 스타일’을 구현하려면 자신들이 직접 시공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점주들은 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본사의 안내에 따라 미리 점포부터 계약했기 때문에 본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임대료를 고스란히 날릴 수밖에 없었다. 카페베네는 또 신설 가맹점들이 커피 장비와 기기를 구입할 때도 본사가 지정한 업체와 거래하도록 강요했다. 카페베네가 이런 식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1813억원으로 당시 전체 매출액의 55.7%에 달했다.

남동일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 가맹거래과장은 "이번 조치는 가맹분야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엄정한 법집행 의지를 확인한 결과"라며 "특히 가맹본부의 인테리어 공급 등과 관련한 불공정한 행태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억원의 과장금을 부과 받은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억울함‘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까페베네는 공정위의 제재 결정이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보고, 법적 판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건동 카페베네 홍보부장은 “이번 공정위 발표에 대해서 우리와 입장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다”며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적으로 심도 있게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또 카페베네 관계자는 "판촉비용 부분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1, 2차에 걸쳐 설문조사를 통해 동의를 구했다"며 "이후 끝까지 동의하지 않은 1개 점포에 대해서는 실시하지 않아 강제적으로 비용을 전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테리어 견적을 미리 제시해 금액을 설명한 것일 뿐 설명들은 예비 창업주들이 모두 우리와 계약을 한 것도 아니어서 강제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공정위가 지적하는 사항들은 이미 2012년 4월에 개선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까페베네 측은 ‘카페베네가 마치 갑의 횡포를 부린 것처럼 비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본사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너무 질주했나”

2008년 설립된 카페베네는 가맹점수 900여개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하며 벤처 성공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있다. 연매출은 2012년 2,207억원에서 2013년 1,873억원으로 15.1% 하락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2년 66억3,400만원에서 지난해 39억5,000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또 사업 확장에 열을 올렸지만, 김 대표가 야심차게 진출한 사업은 줄줄이 철수했다.

게다가 스타마케팅과 사업 확장에는 거금을 쏟아 부으면서 알바비는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악덕 기업 이미지까지 생겼다.

지난해 카페베네는 직영점에서 일하던 100여명의 직원을 권고사직 형태로 퇴직시켰다. 동반성장이 이유였다. 임직원 월급은 30%나 깎았다. 이런 상황에 김 대표는 지난1월 <조선일보>에 ‘청년들이여. 도전하라’는 글을 기고했다가 청년 누리꾼들에게 “너나 잘하라” “법이나 지켜라”라는 역풍을 호되게 맞았다.

‘벤처신화’로 널리 알려진 카페베네. 그러나 ‘빠른 성장’만을 보고 달리느라 정작 ‘맛과 내실’을 쌓지 못해 한계에 부딪쳤다는 업계의 싸늘한 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김 대표의 까페베네는 스스로 만든 거품에 갇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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