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첫 성적표 ‘합격점’
포스코 권오준 첫 성적표 ‘합격점’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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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았다.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현재 철강업계는 공급 과잉과 수요 산업 부진으로 불황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차입금도 1조원 넘게 줄이면서 부채 비율도 줄였다. 권 회장의 취임 일성인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권오준 체제 ‘순항 중’

포스코가 대내외 악재에도 올 2분기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올 2분기 호실적은 권오준 회장 체제로 출발한 포스코의 첫 분기 실적이다. 전반적인 철강 시황 불황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만큼 권오준 체제가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시장의 분석이다.

25일 포스코에 따르면 전날 열린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16조7036억원, 영업익 8391억원, 순이익 487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7.1%, 순이익은 102.6%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가량 줄었지만 전 분기(7310억원)에 비해 14.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를 달성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결과다.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2분기 매출이 15조원대에 머무르고 영업이익은 7000억~8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따라서 지난 3월 출범한 권오준 회장 체제가 비교적 순조롭게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1분기보다 39원 급락해 환율로만 t당 2만5000원 이상의 수출가격 하락 요인이 생긴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선방했다'는 평이다.

이영훈 재무투자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동안 시장 경쟁은 더 심화됐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는 등 영업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수익성 중심의 영업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실적을 달성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

포스코는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활동이 해외 철강사업 조기정상화와 현지 고객 기반 확대로 이어졌다"고 실적 호조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월 조업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 일관제철소의 가동률은 1분기 24%에서 2분기 74%로 높아졌고, 2분기 판매량도 53만톤을 보였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통한 수익성 강화도 호재로 작용했다.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을 잇따라 발표하는 동시에 차입금을 줄이며 부채 비율도 감축했다. 포스코는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사업부 매각을 시작으로 현재 광양LNG터미널 지분 일부, 포스화인, 포스코 우루과이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광양LNG터미널은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며 내달께 투자안내서(IM)을 배포할 예정이다.

오숭철 가치경영실 상무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2015년 말까지 약 2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계열사 포스코플랜텍에 대해서는 포스코건설 등과 연계한 사업구조 재편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포스코플랜텍 내부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중이며 조만간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솔루션 마케팅 ‘효과’

포스코는 3분기 철강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철강 수요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연 3% 늘어나고, 중국도 빠른 재고조정에 따라 수급균형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 다만 국내는 수출 둔화, 내수 부진, 계절적 요인 등으로 철강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인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은 “솔루션마케팅과 고수익 철강 판매 확대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말하는 솔루션 마케팅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철강 제품 사용 관련 해답(솔루션)과 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하는 것이다. 권오준식 '솔루션 마케팅'이 포스코의 실질적인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실제로 포스코의 고수익 '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은 지난해 30.8%에 그쳤지만 지난 1분기 31.6%, 2분기 32.8%로 증가했다. 생산설비 효율화도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파이넥스 1공장은 3공장 본격 가동에 따라 최근 생산을 중단하고 설비를 폐쇄했다. 또 전기로인 하이밀도 50% 이상 감산조업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강판가격 협상 시작”

포스코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연결 기준 64조5000억원, 단독 기준 30조원으로 발표했다. 올해 연결 기준 투자액은 6조1000억원, 포스코 단독 투자액은 3조원이다.

또한 포스코는 최근 가동 시작한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 대해 자동차강판 등 고품질 강종 생산을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오인환 포스코 전무(철강사업전략실장)는 "자동차강판 생산을 과거 광양 3열연에서만 했는데, 자동차 고객사들이 열연라인 백업을 주문해 최신 설비를 갖춘 4열연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경우 원화 강세에 따라 수익성이 감소되고 수입차 판매 비중이 올라가면서 가격인하 압력이 상당하다"며 "현대차, GM과 강판가격 관련 협상을 이제 시작했으니 좀 더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의 배당 정책에 대해서는 "장기적, 안정적인 배당정책 기조 하에 올해도 이뤄졌다"며 "중간 배당은 8월 8일 이사회에서 의결할 것이지만 지난해 페이아웃이 40%가 되다보니 이사회에서 배당수준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이영훈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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