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국민 위로’ 11승
류현진 ‘국민 위로’ 11승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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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대한민국 국민의 먹먹한 가슴을 달래줬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5대2 승리를 이끌며 시즌 11승째를 기록했다. 상대팀 감독·언론도 류현진을 극찬했다. 세월호 참사, 월드컵 16강 탈락 등으로 웃음을 잃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수다.

시즌 11승 기록

류현진이 다저스의 5대2 승리를 이끌며 시즌 11승째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팀인 다저스는 5대 2로 승리했으며, 시즌 전적 56승 45패를 기록했다.

매팅리 LA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정말 좋았다"면서 "4회 조금 고전했지만, 이는 어느 투수에게나 있는 일이다.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고 만족스런 평가를 내놨다.

류현진의 11승에 피츠버그 언론들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에게는 승리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날 5개의 피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이 위력적인 출발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역 매체 포스트 카젯은 "류현진이 피츠버그의 홈 7연승 도전을 무산시켰다"며 "90마일 이상의 패스트볼과 70마일 대의 커브 등 다양한 구질을 통해 피츠버그 타선을 제대로 농락했다"고 썼다.

한편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본 것 중 최고일 정도로 류현진 커브의 낙폭이 대단했다"며 "아마 낙폭이 33∼38㎝(13∼15인치) 정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완패의 ‘위안’

6월 23일 대한민국은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오전 4시 월드컵 대표팀이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알제리와 조별예선 2차전을 치루기 때문이다. 오전 5시 10분에는 류현진(27,LA 다저스)이 시즌 9승에 도전하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등판했다. 류현진은 이날 샌디에이고 원정경기서 시즌 9승에 도전하는 일정. 한국 국민은 내심 축구대표팀과 류현진의 동반 승리를 바랐다.

그러나 월드컵 대표팀은 알제리에 2-4로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고 TV 전원을 켜거나, 새벽부터 거리에 나가서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친 국민의 마음은 먹먹했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무겁게 만든 패배였다.

그러나 위안거리도 있었다. 류현진의 9승 소식이다. 류현진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전에서 6이닝을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10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3.06으로 낮추면서 다음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점대 재진입을 바라볼 수 있었다. 또한 류현진은 시즌 9승 째를 수확하면서 팀 내 다승부문 공동선두,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국민의 먹먹한 마음을 달래줬다는 게 의미가 컸다. 알제리전 패배 직후 채널을 돌린 팬들은 류현진의 호투에 위로를 받았다.

경기 도중 '다저스의 목소리'로 불리는 빈 스컬리는 "고국(한국)이 알제리와 월드컵 경기를 하는데 류현진이 이를 신경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라커룸에 붉은 색 티셔츠를 걸어놓으며 월드컵 대표팀을 응원했던 류현진은 쓸쓸한 국민들의 마음을 호투로 달랬다.

상처입은 국민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국민께) 이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류현진(27)은 4월 17일(현지시간)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올 시즌 3번째 승리를 거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7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기자들로부터 세월호 침몰 참사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국에 큰일이 벌어졌고 국민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은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이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류현진은 이날 자신의 라커룸에 등번호 대신 ‘SEWOL4.16.14’라는 문구를 붙여 눈길을 모았다. 다저스는 이 사진을 공식트위터에 올리며 “류현진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에게 추모의 마음을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통역하는 마틴 김과 함께 생각해서 했다”고 했다.

현지 언론도 이에 주목했다. AP통신은 “류현진이 조국을 위해 공을 던졌다”며 “여객선 침몰 사고로 인해 슬픔에 잠겨 있을 한국민에게 위로가 되고자 마운드에서 힘을 냈다”고 전했다.

4월23일(현지시각)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에 6번째 선발로 나서기 전 세월호 침몰 희생자를 위해 묵념했다. LA다저스는 류현진의 뜻에 따라 경기 전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 시간을 마련했던 것. 류현진과 LA 다저스의 팀 동료들, 그리고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모자를 벗고 예를 표했다.

류현진은 이번 사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자선 사인회와 더불어 1억을 기부하는 등의 행동으로 비탄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태풍 불어도 변함없이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 선수로 활약하지만, 자신의 출신에 대해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

류현진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엔 루키였는데도 한국에서 몸에 밴 생활 습관을 메이저리그라고 해서 바꾸고 싶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 소릴 듣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자존심 상했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며 성적을 내는 게 중요했고, 지금까진 운 좋게 순항 중이다. 설령 태풍이 불어오고 홍수가 난다고 해도 내가 해오던 생활 패턴은 바꾸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류현진은 24일 팀의 지구 우승과 자신의 연승 가도의 중요한 길목에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만난다.

최근 2연승을 달리며 11승(5패)을 쌓은 류현진에게도 시즌 20번째 등판인 이날 경기는 중요하다. 연승 행진을 이어간다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지난해 성적(14승 8패)에 더 근접하게 된다. 자신의 최다승 기록 경신은 물론이고, 박찬호가 2000년 다저스에서 기록한 한국인 투수 최다승(18승 10패)을 넘어설 확률도 높아진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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