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성분 절반은 ‘설탕’
커피믹스 성분 절반은 ‘설탕’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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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의 성분 절반이 설탕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소비자원이 커피믹스 12개 제품의 성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커피믹스 봉지 1개당 당류 함량이 4.9~7.0g으로 성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WHO의 1일 설탕 섭취 권고량은 50g으로 커피믹스를 하루에 두 잔만 마셔도 하루 섭취 권고량의 30%를 초과한다.

커피믹스 성분의 절반은 설탕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커피믹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조 3천억 원어치나 팔릴 정도로 인기가 꾸준한 제품이다. 그러나 ‘간편하고 대중적인 커피믹스’가 실제로는 '설탕 덩어리'인 것으로 드러나 놀라움을 주고 있다.

9일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구매비율이 높은 커피믹스 12개 제품을 대상으로 성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커피믹스 봉지(스틱.약 12g) 1개당 당류 함량이 4.9~7.0g(평균 5.7g)으로 성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믹스는 설탕과 카페인 섭취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이지만, 시중에 판매 중인 커피믹스에는 절반정도가 설탕 및 카페인 함량 표시가 없어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1회 제공량당 당류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맥스웰하우스 오리지날 커피믹스(동서식품)'(7.0g)이었고, 가장 낮은 제품은 '이마트 스타믹스 모카골드 커피믹스(이마트)'(4.9g)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0개 제품의 당류 함량은 5.1~6.6g으로 나타났다.

하루 2잔도 권고량 ‘초과’

당류 함량이 가장 높은 커피믹스 제품을 하루 2잔만 마셔도 WHO 당류 1일 섭취권고량 50g의 약 30% 수준을 섭취하게 된다.

당류는 1회 제공량당 아이스크림(23g), 탄산음료(20g), 초콜렛(9g), 비스켓(8g) 등 다양한 식품을 통해 섭취되고 있으며, 특히 30세 이상은 커피를 통한 당류 섭취가 가장 높다고 나타나 커피믹스 섭취량의 조절이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과다한 당분 섭취는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북부병원 내과의 정훈 과장은 “과다하게 섭취된 당분은 몸 안에서 지방으로 바뀌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며 “정상인의 경우 하루에 한두 잔 정도는 커피믹스를 마셔도 괜찮지만 당 수치가 높은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커피믹스를 식후에 바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혈당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커피믹스를 식후에 바로 섭취하는 비율이 4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1회 제공량당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이마트 스타믹스 모카골드 커피믹스(이마트)’ (77.2mg)이었고, 카페인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은 ‘맥심 화이트골드 커피믹스(동서식품)’(40.9mg)이며 제품별로 약 2배 차이가 났다. 나머지 10개 제품의 카페인 함량은 41.5 ~ 62.5mg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함량은 1회 제공량당 40.9 ∼ 77.2mg(평균 52.2mg)으로, 카페인 함량이 높은 제품을 하루 2잔만 마셔도 우리나라 1일 최대 섭취 권고량(400mg)의 약 40%를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카페인은 커피 외에 에너지음료(99mg), 탄산음료(콜라, 23mg), 초콜릿(16mg), 차(녹차, 16mg) 등의 식품으로도 섭취될 수 있어 개인에 따라 가공식품내 카페인 총 섭취량의 조절을 신경 써야 한다.

적당량의 카페인 섭취는 졸음을 가시게 하고, 피로를 덜 느끼며,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과잉 섭취 시에는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위산과다 등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가 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제품 선택 시 당류 기호도와 카페인 민감도 등을 고려하고, 마시는 잔수나 설탕 양을 조절하는 등의 보다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단맛은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각각 다르고, 카페인도 생리적 작용의 반응하는 정도가 개인의 체질과 식생활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카페인은 어린이나 임산부의 경우 부작용 정도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총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공정위는 커피믹스에 뜨거운 물을 부은 후 커피믹스 봉지로 휘젓는 행동에 대한 자제도 부탁했다. 비닐봉지에 첨부된 플라스틱 필름이 커피에 녹아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열량 및 총지방·포화지방은 시험결과, 열량이 1회 제공량당 평균 53kcal 이었으며, 총지방 및 포화지방 함량은 평균 1.5g과 1.4g으로 조사됐다. 커피믹스 한 봉지(스틱)당 열량은 1일 영양소 기준치(2,000kcal)의 약 2.7%, 총지방과 포화지방은 1일 영양소 기준치(51g, 15g)의 약 2.9%와 약 9.3%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한편 커피믹스에 사용되는 식물성 크림(크리머)과 무지방 우유 함유 크리머의 차이점은 카제인 나트륨ㆍ천연 카제인과 무지방 우유의 사용여부이나, 두 원료 모두 우유단백 카제인을 함유하는 안전한 식품 원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함량이 맞나요?”

이번 조사에서 조사대상 12개 제품 중 5개 제품만이 소비자 정보 제공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영양성분의 함량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에서도 일부 제품은 제공되는 정보가 정확치 않았다.

특히 `홈플러스 좋은상품 모카골드 커피믹스`는 당류 함량이 표시치의 120%를 초과해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부적합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홈플러스에 자율 시정 조치를 권고했고 홈플러스는 해당 제품에 대해 영양 성분표 스티커 수정 작업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또 카페인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과 높은 제품 사이에 2배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소비자들은 이런 정보를 알 길이 없다. 수출용 제품에는 성분과 함량이 표시되지만 내수용에는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믹스는 카페인과 당류 섭취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이므로 제품에 카페인 및 당류 함량 등을 알 수 있도록 카페인 및 영양성분 함량 표시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설문조사 결과, 커피믹스에도 열량 및 당류 함량 등에 대한 영양성분 표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연구원은 "커피믹스 같은 경우에는 영양 성분 표시나 카페인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분류에 속해 있다. 따라서 (성분을 표시할) 강제성이 없다“면서 "소비자는 당류·카페인을 얼마나 먹는지 알 수 없으므로 관계 기관에 영양성분 표시 제도 도입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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