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수학으로 풀기 ‥ `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
증권시장 수학으로 풀기 ‥ `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
  • 고두현 기자
  • 승인 2003.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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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수학자가 주식에 손을 댔다. 증권시장이 한창 잘 나가던 지난 2000년 초 전문가들이 `적극 매수` 등급으로 추천하고 `디지털 세대의 유망한 글로벌 통신회사`로 평가받는 월드콤의 주식을 주당 47달러에 산 것. 그는 수학자답게 감상에 좌우되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러나 `집착`은 피할 수 없었다. 월드콤에 대해 긍정적인 자료는 반갑게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소식이나 분석은 애써 외면하고 싶어졌다. 그해 늦여름까지 주당 30달러까지 내려가자 평균매수가를 낮추기 위해 주식을 더 사야 한다는 유혹을 받았고 결국은 발을 뺄 수 없는 상황까지 갔다. 결과는 참담했다. 안전성이 높은 인덱스 펀드로 비교적 건실하게 투자해온 그가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다 담았다가 쪽박만 차고 만 것이다. 수학자가 이 정도라면 우리 곁의 수많은 개미들은 얼마나 쓰라린 경험을 많이 갖고 있을까. `수학자, 증권시장에 가다`(존 앨런 파울로스 지음, 이상근 옮김, 까치, 1만2천원)는 변화무쌍한 증권시장과 부에 관한 꿈을 수학이라는 렌즈로 비춘 책이다. 저자는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 수학교수이자 위트 넘치는 글쓰기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그는 회계부정 사건으로 파산한 월드콤 주식에 손댔다가 낭패를 본 뒤 수학의 어떤 도구가 증권시장의 변동성을 말해줄 수 있는지를 패러독스와 퍼즐, 투자 사례, 자신의 경험 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당장 투자 유망종목을 찾으려 한다든지 대박전략이 무엇인지를 얻으려는 독자들은 성급한 사람이다. 저자는 증시의 밑바탕을 이루는 수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통해 가치 투자와 거래전략, 개미의 행동 방향 등을 심리학적 요소와 함께 탐험한다. 투자 위험을 어떻게 계량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예화 등 체험에서 우러나온 얘기들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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