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죽음의 사업장' 오명...정몽준 의원의 숙제다
현대중공업 '죽음의 사업장' 오명...정몽준 의원의 숙제다
  • 조문영 기자
  • 승인 2014.0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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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출마에 나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한국증권신문 조문영 기자] 서울시장 출마에 나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을 곤혹스럽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와 협력업체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잇따른데 이어, 154억 원의 고액 배당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오너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정가에선 정 의원이 정치를 계속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이자 넘어야 할 산이 현대중공업이라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이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회사 내 영향력은 크다.

첫 번째 숙제는 1조8000억원대 현대중공업 지분의 백지신탁이다.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3000만원이 넘는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한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보유주식을 백지신탁하거나 증여해야 한다. 백지신탁하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된다. 또 증여하게 되면 천문학적인 증여세가 예상된다. 정가에선 정 의원이 백지신탁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두 번째 숙제는 노동문제다. 1980~1990년대 국내 노동운동을 주도했던 현대중공업 강성노조가 노동단체와의 연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민주노총 재가입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현대차노조와의 연대를 위해 이경훈 노조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민주노총 재가입하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들이 많아 힘들 것이다. 때문에 노동단체와 연대방식으로 노동쟁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정가에선 정 의원의 난제는 노동문제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 의원의 재산은 대략 1조 9000억 원이다. 매년 백억 원대 이상의 배당을 받았다. 올해도 154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정 의원은 배당수익에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고액 배당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에서 시작됐다. 같은 업무를 해도 급여차이가 많다. 이는 하청노동자들에 고혈을 짜서 주주들이 고배당을 챙긴다는 비난인 것이다.

현대중공업 생산현장에 노동자 3분의 2가 하청노동자다. 조선(69%), 해양플랜트(83%)를 차지하고 있다. 비정규직 사내 하청노동자가 생산현장에 채워지면서 산재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산재사고 급증에 현대중공업 경영진에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12일 정 의원은 “2600여명의 근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24명이 목숨을 잃은 쌍용차 사태에서 근로자와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동단체에 반발이 일었다.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일자리를 잃고 목숨을 잃은 근로자와 가족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사업장은 노동계에선 ‘죽음의 사업장’이라고 불리고 있다. 산재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내 집부터 지키고 남의 집을 지키라는 의미다.

최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했다. 이어 같은 계열사인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도 사내하청 노동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전 9시 20분께 14안벽에서 건조 중이던 2622호 선박에서 협력업체 직원 3명이 30미터 아래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모(34) 씨와 전모(47) 씨는 주변 동료들에 의해 곧바로 구조됐다. 김모(50) 씨는 바다에 빠졌다가 30분후 구조됐다. 결국 12시 30분께 숨을 거뒀다.

사고 당시 노동자들은 선박건조시 사용하는 족장(발판) 해체작업을 위해 족장철거용 작업대 위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업대가 족장 묶음의 무게를 못 이겨 무너지면서 바다로 추락하면서 화를 당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26일 간부들 중심으로 100여 명이 현장추모집회를 열고 고(故) 김 씨에 대한 추모집회를 열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과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고 산업안전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에 이번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향후 회사 측과 이번 사고 원인, 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고 있다.

이 사고에 앞서 7일과 20일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도 족장을 설치하다 추락사했다.

이런 이유에서 안전불감증이 만든 산재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족장 설·해체 작업은 굉장히 위험한 작업이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교육과 사고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회사측에 △안전보건위원회 개최 △특별안전교육 실시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전사고는 노동자 스스로 주의해야 하겠지만 회사 측도 정기적인 안전점검과 함께 지속적인 산업안전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사고가 근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의 산재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민주당 은수미·장하나 의원과 민주노총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서 일어난 '산재 은폐' 사례가 조사 기간 11일 만에 106건이나 적발됐으며, 회사 관리자가 산재 은폐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중공업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를 하면서 현대중공업의 지분이 문제기 되기도 했다. 백지신탁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2012년 안성기 씨를 모델로 내세워 "평균 근속 연수가 19년이 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라고 홍보했다. 당시 사내 하청지회의 빈축을 샀다. 현대중공업에서 1990년~2009년까지 정규직은 14.7%증가했다. 반면 사내 하청노동자는 무려 931.6%증가했다.

정 의원은 서울시장,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행보를 위해선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산재사고 일지

 

 

△2004년 1월 3일 : 3도크 게이트 주변에서 1481호선 스페터 피스톤 탑재작업 중 체결돼 있던 지그의 끝탄부가 변형되면서 추락. 작업 중이던 김모 씨 머리 위로 떨어져 울산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했으나 사망

△2004년 1월 11일 :  해양사업부 내 해양행산지원부 소속 협력업체 노동자 5명이 바스켓을 타고 내려오던 중 자켓 상부에 설치된 족장 핸드레일에 바스켓이 걸려 윤모 씨와 박모 씨가 추락해 사망.  김모, 박모, 이모 씨가 경미 부상

△2004년 1월 12일 :  4안벽에 정박 중인 1525선 선미부분 기계실 내 프레시 워터 하이드로 포 탱크의 뚜껑을 열던 황모 씨가 탱크 내부압력에 의해 탱크 커버가 튕겨 나오면서 하복부에 충격을 입어 쓰러져 울산대학병원에 후송됐으나 사망

△2004년 2월 21일 : 6도크 내 105호선에서 슬라이딩 도어를 이동하기 위해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다가 도어에 부딪혀 특수선 생산2부 조모 씨가 도크 바닥으로 추락. 신장이 파열, 1개 떼어냄

△2004년 6월 30일 : 플랜트 도장부 도장시공2과의 차모 씨가 6·7공장 사이에 위치한 메인 사일로 상부에서 세척작업을 하다가 추락 사망

△2006년 1월 13일 : 현대중공업 2도크 선수블록(S60+S61P)을 탑재하는 과정에서 블록이 전도돼 신호 중이던 최모 씨가 25m 아래로 추락해 사망

△2006년 3월 31일 : 2도크 1690호선 홀드 헤칭코임 취업 작업장에서 골리앗 크레인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 중 충돌 웨이트가 꺽이면서 족장 위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기업의 신모 씨가 30m 바닥 벤치톱으로 추락해 사망

△2006년 4월 15일 :  해양수산부 조모 씨는 해양수산부 운기 조립2공장에서 EGP-3A 가설제작 중 Skid Shoe Block 상부에서 개선작업 완료 후 옆 족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약 1.8m 아래로 실족한 사고로 사망

△2006년 6월 23일 :  중조립5부 보전부 박모 씨는 공장 내에 설치된 오수관 끝단부에 부딪쳐 추락 사망

△2006년 8월 30일 : 용연공장부 소조립 작업장에서 협력사 노동자 오모 씨가 리모콘 크레인으로 부재를 턴오버 하다 클램프가 벗겨져 부재가 떨어지며 이동 중인 부재와 바닥에 적치된 부재 싸이에 끼어 사망

△2006년 12월 16일 : 작업 도중 1.7m 높이에서 추락해 노동자 1명이 병원치료받다 뇌출혈로 1월 10일 사망

△2007년 9월 20일 : 하청업체 소속 장모 씨가 후진하던 트렌스포터 바퀴에 깔려 사망

△2007년 9월 15일 : 용연공장에서 정모 씨가 그라인더 작업 도중 블록 밑에 깔려 있던 것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

△2007년 9월 20일 : 전모 씨가 건설장비 1공장 지붕에서 추락해 사망

△2008년 3월 10일 :  해양2공장 H도크에서 현대건설 하청업체 소속 이모 씨가 굴삭기로 해양2공장 H도크 서쪽 건설현장 펌프룸 토공 작업 중 정리 작업 중이던 토사가 붕괴돼 굴삭기와 함께 매몰 사망

△2008년 12월 8일 :2야드 중조립5부 1공장 앞 판넬조립5부 셀타장에서 추락방지망을 점검하던 신모 씨가 15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

△2008년 4월 22일 : 협력업체 소속 유모 씨가 동료 2명과 함께 해양공장 Apko pe장에서 Apko F/Tower 빔 족장 해체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사망

△2009년 10월 10일 :선행도장부 소지공장 10번 셀에서 선행도장부 소속 민모 씨가 고소차 붐대에 협착돼 사망

△2009년 10월 13일 :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대조립공장 4베이에서 1997호선 T222 주판 용접부 끝부분의 탭피스를 절단을 작업 중 폭발이 발생, 협력업체 직원 고모 씨 사망

△2009년 11월 11일 : 엔진 대형조립1부 1-1공장 B02 칼럼에서 엔진 시운전을 마치고 동력계 설비라인을 해체하던 중 리모컨으로 크레인을 작동하며 해체된 엘보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엘보가 바닥 폼에 걸려 있다가 빠지면서 협력업체 직원 김모 씨가 가슴을 맞아 사망

△2009년 11월 14일 :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서해관 동편 식당 입구에서 공사지원부 협력업체 직원 전모 씨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 부검이 필요했으나 유족 측의 반대로 부검 없이 회사와 협의 후 장례 치름

△2010년 2월 3일 : 대조립1공장 U-3베이 통로에서 정반을 상차하여 이송하기 위해 정반 하부로 이동하던 중 뒤편에서 신호를 하고 있던 협력업체 직원 정모 씨를 발견하지 못해 협착사고 발생.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및 응급조치를 취했으나 정 씨는 사망

△2010년 2월 11일 : 플랜트 별관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있던 조선 가공부 소속 조모 씨가 갑자기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12시 45분 사망

△2010년 6월 10일 : 베트남 드라곤공사 HD2500호선 선상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해양설치공사부 박모 씨가 갑자기 쓰러져 심장마비로 사망

△2011년 3월 16일 : 해양 외업도장 소속 사내협력사 직원 임모 씨가 2226호선 선수 포핏크 탱크 내부에서 도장 터치업 작업을 하기 위해 탱크 내 상부 론지 5칸 위에서 내려오던 중 높이 약 2.5m에서 미끄러져 후두부에 충격을 받음. 울산대학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17일 새벽 4시 11분 사망

△2012년 2월 29일 : 군산조선소에서 군산의장부 소속 정모 씨가 G도크 동편 PE장 2586호선 B36x37 블록 하부에 쓰려저 있던 것을 주변 작업자들이 발견 병원에 긴급 후송했으나 사망

△2012년 5월 30일 : 해양선박의장부 소속 강모 씨가 H도크 골리앗 FPSO B15번 블록에서 사망한 채 발견. 故 강 씨는 오후 2시 50분경 파이프 내부의 용접 부위를 점검하기 위해 파이프 안으로 들어갔고, 3시경 인기척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한 동료가 확인해 보니 의식이 없는 상태였음

△2012년 7월 2일 : 협력업체 노동자 최모 씨는 크랑크 스로우의 자동절단 작업을 위해 마그네트 크레인(108호)를 이용해 자동절단부 부스 정반에 크랑크 스로우를 세팅하고 있던 중 움직이는 마그네트 포트에 가격 당해 사망

△2013년 2월 13일 : 해양조립2공장 안 FD122블록 하부 바닥에서 동료들과 함께 족장 설치 작업을 준비하던 협력업체 소속 정모 씨가 바닥에 쓰러짐. 울산대학병원 응급실로 긴급히 후송하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9시 15분 사망

△2014년 3월 7일 : 현대삼호중공업 대불1공장 데크하우스 조립장에서 주판배열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오모 씨가 철판에 깔려 사망

△2014년 3월 20일 :삼호중공업 2도크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소속 박모 씨가 높이 12m에서 떨어져 사망

△2014년 3월 25일 : 14안벽에서 건조 중이던 2622호 선박에서 협력업체 직원 3명이 30m 아래 바다로 추락 김모 씨는 사망, 나머지 2명은 주변 작업자들에 의해 구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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