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논리로 움직이려는 위안화
시장논리로 움직이려는 위안화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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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은행은 전인대가 끝나고 이틀 후인 315일 토요일, 위안화의 환율변동폭을 기존 1%에서 2%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20124140.5%에서 1%로 확대한 지 111개월 만에 다시 두 배의 변동폭 확대 결정이다. 이는 2월 인민은행의 인위적인 위안화 절하에서 이미 예고됐지만 시장의 기대보다 조금 이르게 시행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중국당국의 개혁의지를 엿볼 수 있다.

13일 폐막한 전인대에서 리커창총리는 경제사회발전 3대 정책목표로 개혁심화, 합리적 수준의 경제성장률 유지, 민생 업그레이드를 제시하고, 안정적인 통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 지속을 강조했다.

또한 중국 정부의 9가지 중점과제 중 첫 번째인 금융개혁으로 위안화 환율변동폭확대, 금리자유화, 위안화 자유태환 및 예금 보험제도 도입을 공식화하고 민영은행 도입, 채권시장 발전 등의 과제가 제시됐다.

그 중에서 위안화 환율변동폭 확대가 시행된 것이다. 향후 추가 확대 후 위안화 자유태환으로 이어질 것이고, 예금 보험제도 도입과 금리자유화는 연계되어 1~2년 내에 예금금리 자유화도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번 환율변동폭 확대는 위안화 국제화 과정의 한 단계이다. 통화가 국제화되면 수급에 따라 시장에서 환율이 정해지고 시장 뉴스에 따라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중국은 위안화가 선진국 통화처럼 양방향으로 시장 논리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길 원한다. 변동폭 확대는 움직일 수 있는 공간확보라는 점에서, 시장 논리만 주어진다면 자유스런 변동을 가능케 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민영 은행이 없으므로 위안화가 시장 논리에 따라 자유스럽게 변동하는 것은 제약이 있겠지만, 제도적 뒷받침은 마련된 셈이다.

현대증권 민경섭 연구원은 중국 외환당국이 이번 조치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2%의 변동폭이 가져올 수도 있는 혼란은 감내할 수 있다는 자신감, 환율이 양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 위안화가 절상만 되는 통화가 아니므로 핫머니 투기자들은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들일 것이다. 또 위안화 단기 절하는 수출 부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시장 환율의 자율성을 위해서 인민은행의 시장개입도 지금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확대 이후 중국이 원하는 대로 환율이 움직여준다면 추가 변동폭 확대도 가까운 미래에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동폭 확대는 환율변동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시장위험이고 도전일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환위험관리에 익숙하지 않았을 때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를 중국 기업들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현재 중국 기업들이 가입한 외환파생상품인 TRF(Target Redemption Forward)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이치뱅크와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약 3,500억 달러의 계약잔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TRF는 과거 금융위기 때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KIKO와 매우 유사한 상품으로 위안화가 강세가 되는 상황에서는 매달 일정한 수익을 만들어주지만, 위안화 환율이 급등할 경우 엄청난 손실을 발생시키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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