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인플레이션 타깃팅 철폐 논의 '본격화'
한국내 인플레이션 타깃팅 철폐 논의 '본격화'
  •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승인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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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금통위, 정책금리 2.50%로 동결

3월 금통위에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50%로 동결됐다. 지난 5월 금리인하 이후 10개월 연속 금리동결이다. 시장은 차기 총재가 지명된 상황에서 그 동안 금리동결을 고수해온 한은이 정책스탠스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 김중수 총재의 마지막이었던 금통위
김중수 총재는 2010년 4월 부임하여 그 해 7월부터 기준금리 정상화라는 명분으로 금리인상을 시작했다. 물가 상승기에는 금리인상의 속도가 늦다는 비평이 많았다. 경기둔화기에는 금리인하에 늦장을 부렸다는 비난이 높다. 우리는 2010년 5월 ‘3분기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져’를 통해 금리인상 사이클의 시작을 예상했었고,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2012년 연간전망 ‘New 뉴딜의 서막’ 이후부터는 큰 폭의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해왔다. 우리의 전망보다 김중수 총재의 금리인하 폭과 속도가 느렸던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통화정책의 방향성에서는 큰 오류는 없었다고 판단한다. 또한 보수적 통화정책으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면서 한국 금융시장이 국제금융시장의 외부충격으로부터 보다 안전해졌다. 이는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자유도를 높일 것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 향후 통화정책 역할 점차 확대 예상
우리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점차 물가안정보다는 성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중앙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조정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결과적으로 경제가 안정과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재정적자, 부채 디레버리징, 저물가가 장기화되면서 학계에서는 과연 중앙은행이 과거처럼 매파적 통화정책 스탠스를 고수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통화정책 프레임 변경에 대한 논의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에서 근시일 내 인플레이션 타깃팅의 철폐 논의가 본격화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국제적인 흐름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점차 교조적 물가안정보다는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동안 보수적 통화정책으로 사상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를 이룩하면서 정책여력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2분기 정책금리가 한 차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


■ 당분간 박스권, 플래트닝 압력 우세할 전망
우리는 2분기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참여자들의 입장에서는 신임 한은총재의 성향과 신흥국 경기 둔화흐름을 좀 더 확인하자는 심리가 강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국고채 3년 금리는 2.80~2.95%의 좁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판단한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없이는 절대금리 부담이 있는 단기구간보다는 예상보다 부진한 글로벌 경기회복과, 수급호조를 반영할 여지가 큰 중장기물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3-10년 스프레드의 60bp까지 축소 전망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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