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회장이 ‘오른팔’ 황각규 사장을 ‘王실장’에 앉힌 ‘진짜’ 이유
신동빈 롯데회장이 ‘오른팔’ 황각규 사장을 ‘王실장’에 앉힌 ‘진짜’ 이유
  • 박종준 기자
  • 승인 201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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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각규 롯데그룹 운영실장
롯데그룹이 새해 정기인사를 통해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인 황각규 국제부 실장을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신동빈 체제'를 한층 강화했다.

28일 롯데그룹은 이날 황 실장을 그룹 정책본부를 총괄하는 운영실장으로 기용하는 등 세대교체 성격의 총 214명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에 운영실장에 기용된 황 실장은 이전까지 그룹 정책본부 국제부 시장으로 있으면서 M&A 등 전략을 한손에 움켜쥐었던 신 회장의 최측근 인사다. 따라서 이번 인사의 성격도 황 실장 중심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또한 이번 인사는 앞으로 신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일종의 ‘방향타’인 셈이다.

신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신 회장은 황 실장 등 젊은 세력을 통한 세대교체를 통해 공격적 경영 포석을 내비친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실리’ 중심의 M&A를 추진해왔던 롯데그룹이 현재 시장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동양증권이나 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다.

만약 롯데가 인수전에 뛰어들게 된다면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져 롯데그룹 자체는 물론 해당 업계 지각변동도 벌써부터 점쳐진다.

그도 그럴 것이 황 실장은 그동안 신 회장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금융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2008년 대한화재(현 롯데손보) 인수를 총지휘했다.

통부문인 편의점 바이더웨이와 GS스퀘어, 얼마 전 롯데그룹으로부터 분리된 롯데푸르밀을 대체체할 유가공 업체인 파스퇴르유업과 주류부문인 롯데주류(전 두산주류) M&A 등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이를 통해 황 실장은 신 회장의 신임은 물론 ‘M&A통’의 입지를 구축했다.

이렇게 황 실장이 활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신 회장과 함께 세계 곳곳을 누비며 축적한 신임과 측면 지원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둘의 인연은 지난 1979년 황 실장이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롯데 계열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본격적인 인연은 신 회장이 지난 1990년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 증권 런던지점 생활을 청산하고 롯데그룹에 들어와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맡으면서부터다.

이후 신 회장이 지난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발령 났을 때, 황 실장을 기획조정실 산하 국제부 부장으로 천거했다.

황 실장은 신 회장의 절대적 신임을 받으며 그룹정책본부 국제부 실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 식량을 책임지는 M&A 등을 책임졌다. 하이마트 등 굵직 굵직한 M&A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롯데 안팎에선 황 실장에 대해 신회장의 복심을 읽는 ‘숨은 비서실장’이라는 별명을 듣고 있다.

이번 황 실장 기용이 롯데그룹의 ‘신동빈 체제’ 강화로 읽히는 이유다. 이번 인사로 신 회장의 확실한 '친정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신 회장을 보필할 황 실장의 라인도 구축됐다. 황 실장의 대학 후배인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들과의 연결고리도 눈에 띈다.

이번 인사에서 황 실장이 맡아온 그룹 M&A 등을 총괄하는 정책본부 국제실장에 서울대 화학공학과 9년 후배인 임병연 그룹 미래전략센터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하며 임명됐다.

또한 대학 5년 후배인 김영준 롯데상사 대표도 2012년 전무에서 대표로 승진했다. 김 대표는 LG화학연구원, 현대오일뱅크 전무를 거쳐 머서매니지먼트컨설팅 한국지사 대표로 활동했다. 롯데그룹 컨설팅을 하다 2008년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에 전격 스카우트됐다. 이후 구영훈 전 소장 뒤를 이어 롯데경제경영연구소장 자리에 오른 후 2012년 롯데상사 대표로 선임됐다.

2012년부터 호남석유화학 대표를 맡고 있는 허수영 사장도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허 사장은 호남석화의 기획·연구·생산담당 전무와 롯데대산유화 대표를 거쳤다.

서울대 화공과 11년 후배인 정경문 이사도 황 사장 직속이었던 정책본부 국제실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신동빈 체제를 위한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이었던 제2롯데월드 건설을 책임질 롯데건설 대표에 김치현 그룹정책본부 운영실장을 임명했다.

김 실장의 롯데건설 대표 기용 역시 그룹 숙원 사업인 만큼 측근 인사를 통해 신 회장 본인이 직접 챙기겠다는 복안으로 풀이하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또한 롯데쇼핑 총괄사장에는 소진세 롯데슈퍼ㆍ코리아세븐 대표가, 이 자리에는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이 기용됐다.

이에 따라 코리아세븐 대표에는 정승인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이 가게 됐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부사장급인 백화점 중국사업본부장으로 승진발령됐다.

여기에 전무급인 롯데그룹 광고계열사 대홍기획 대표에는 장선욱 롯데그룹 정책본부 상무가, 최종원 대홍기획 대표는 그룹 홍보실장에 배치됐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경질여부가 주목을 끈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은 고객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수습 차원에서 보류됐다.

신 회장의 체제에 원년이 될 2014년은 롯데가 실적 중심의 공격경영를 통해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여 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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