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 상승 국면 경기민감내수주 매수해야
경기선행지수 상승 국면 경기민감내수주 매수해야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4.0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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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주와 내수주 포트폴리오 필요

- Top picks KB금융, 대림산업, SBS

2014년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 속도는 더딜 것이다. 내수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KOSPI의 박스권 돌파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내수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많다.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정점을 통과했고,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내수는 구조론보다 순환론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장기적인 침체 추세 속에서도 순환적인 회복세는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순환적 회복도 회복이고 주가는 이를 반영할 것이다.

수도권 주택 경기의 반전 조짐, 최근 3년 동안 이연된 가계 소비의 개선 가능성이 내수의 회복을 예상하는 근거들이다.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경기선행지수의 궤적도 내수 경기 회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수출의 완만한 개선에 내수 경기 회복이 더해지면서 KOSPI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왜 내수인가?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수출과 내수 경기가 다르게 움직였던 흔치 않은 국면에서 KOSPI의 방향을 결정했던 것은 수출이었다. 89~90년 내수호조-수출급감 국면에서 KOSPI는 급락했지만, 10~11년 수출호조-내수부진 국면에서 KOSPI는 급등했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14년 수출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의 강도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의 뒷받침 없는 수출 외끌이 경기 회복으로는 KOSPI의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내수 회복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많다. 다분히 구조론에 근간한 의견들이다. 이미 정점을 통과한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비율, 과도한 가계부채 등이 비관론을 구성하는 주된 논거들이다. 또한 최근 경험하고 있는 서비스업 개혁 과정에서의 사회적 갈등도 내수의 생산성 제고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실제로 한국의 내수는 구조적인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카드버블 붕괴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투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과 유통건설 등 내수 경기를 반영하는 종목들로 지수를 산출해보면 그 레벨은 1,500p대에 머물러 있다.

구조론에 입각해 보면 섣불리 한국의 내수 회복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순환적 내수 회복 기대

김 연구원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내수의 장기적구조적 회복이 아니라 기저효과에 따른 순환적 회복이다. 적어도 올해 내수는 지난 수년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주가는 이를 어떤 식으로든 반영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침체 사이클(Secular Trend)에서도 순환적인 회복(Cyclical Trend)세는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의 내수는 순환적 회복의 조건들이 성숙돼 있다.

김 연구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이 바닥권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20103월 이후 4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최근 미미한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수도권 주택공급 축소, 매매전세비율 상승 등이 원인이다.

물론 이런 요인들이 부동산 경기의 구조적 회복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될 수는 없다. 구조적으로는 소득, 경기, 인구구조 등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미 서울 주택가격은 3년 넘게 떨어졌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반등(조짐)이 그야말로 기술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기술적반등도 반등이다.

한국 가계 소비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가계는 2011년 이후 소득 증가에 비해 지출을 덜했다. 가계부채의 압박,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위축에 따른 부의 자산효과 등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도 긍정적으로 보면 한국 가계 소비에 과잉이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소한 계기라도 생기면 이연된 소비(pent-up)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한국 내수의 구조적 약점은 존재하지만, 14년 한국 내수의 핸디캡은 축소될 것이다. 또한 핸디캡의 축소분만큼은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내수지표 변화 조짐

김 연구원은 내수 섹터에서 은행주를 선호하고 있는데, 한국 4대 금융지주사들의 평균PBR0.58배에 그치고 있다. 구조적 약점이 존재하기에 시가총액이 장부가치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그렇지만 구조적 약점이 존재하더라도 은행주의 PBR0.7~0.8배까지 리레이팅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

극심한 저평가라는 상황 자체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의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내수주의 강세가 뒷받침되면 KOSPI의 박스권 돌파를 기대할 수 있다. 주가가 기존의 틀에 갇혀 있는 박스권의 시장과 박스권 이후의 시장은 전혀 다르다. 가격의 레벨이 바뀌면 투자자들의 행동도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 상승에 후행해 나타나곤했던 국내 가계자금의 증시유입 패턴을 감안하면 KOSPI가 박스권을 돌파할 경우 최근 조심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가계자금이 유입될 경우 한국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기대할 수 있다. 가계자금 유입이 가시화될 경우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출주들도 유동성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내수지표의 반전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13년 말에 나타났던 소비자심리지수 개선, 더디지만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있는 내수출하 등이 그 증거들이다. 아직까지 추세의 반전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변화의 초기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에 주목한다.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은 내수의 궁극적인 회복을 예상케 하는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이다.

경기선행지수 반등

경기선행지수는 132분기부터 상승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경기선행지수 상승 국면에서 KOSPI가 하락한 경우는 없었다. 경기선행지수는 말 그대로 향후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경기는 내수와 수출로 이뤄질텐데, 굳이 따지면 경기선행지수는 내수를 반영하는 측면이 더 강하다.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9개 항목 중 5개가 내수를 반영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2개가 내수/수출에 함께 걸쳐있고, 수출 경기만을 반영하는 지표는 2개에 불과하다.

물론 내수와 수출 경기를 기계적으로 나눌 필요는 없다. 내수와 수출은 서로 밀접히 연관돼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수출이 잘되면 소득(=생산)이 늘고, 원화 가치는 강해진다.

수출 호조가 결국 내수의 구매력 증대로 연결되는 셈이다. 다만 특정한 시기에 수출과 내수 경기가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흔치 않은 사례들이 있었다. 89~90, 10~11년의 경험이 그렇다. 이 두 사례는 경기선행지수와 KOSPI가 불일치를 나타냈던 유이한 경우들이다. 또한 경기선행지수가 내수를 반영하는 지표라는 점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들이기도 하다.

경기민감내수주 선호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경기민감내수주를 사야 한다. 수출과 내수를 배타적으로 구분하고자 함이 아니다. 수출과 내수가 다르게 움직였던 89~90, 10~11년의 경험은 특수한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이례적 사례들이었기 때문이다.

단지 경기선행지수는 내수를 반영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수출주와 내수주에 대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반등 국면에서는 대표적인 경기민감내수 종목인 은행주가 KOSPI 대비 초과 수익을 획득하는 경우가 많았다. KB금융(105560), 대림산업(000210), SBS(034120) 등이 경기민감내수 업종의 Top picks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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