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도망 이사간 까닭은?
기륭전자, 도망 이사간 까닭은?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4.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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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현 렉스엘이앤지)가 직원 몰래 사무실이 이전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일 한겨례신문은 기륭전자가 지난해 12월 30일 직원(노조원)들 몰래 사무실을 이사했다고 단독보도 했다.
기륭전자 노조원은 6년여 걸친 정규화 투쟁을 마지고 지난해 5월 회사로 복귀했다. 복귀 뒤 대기발령이 내려져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출근만 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측이 통고도 없이 도망 이사를 가버린 것이다.

당시, 평소와 같이 출근하던 직원들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직원들이 출근한 9시경에는 대부분에 짐이 사무실에서 빠진 상태였기 때문.

유흥희 기륭전자분회장은 “회사 관계자들에게 이사 간 곳이 어디냐고 임원에게 물어도 ‘근처’라고만 얘기하고 회사의 상황이 어떤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노조측이 경영진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항의성으로 몰래 이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륭전자는 최근 5억원의 매출과 2억8000만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내부 재정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기륭전자의 상장폐지를 심사중이며, 주식은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최동열 기륭전자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입주된 건물의 6,7,8층 3개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여러 달에 걸친 임대료 5000여만원을 내지 못해 건물주로부터 퇴거요청을 받았다. 건물주는 지난 16일 “20일까지 건물에서 나가지 않으면 단전·단수를 한다”는 퇴거요청을 했다. 23일 실제로 전기와 물을 끊었다.

자산도 거이 없는 상태다. 국외로 이전한 공장을 2012년 매각하면서 자산은 백지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 규모가 축소돼 예전 기륭사옥 옆 오피스로 이전했다. (노조원들이 회사를) 불법 점거하려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우리 회사 노조원들이 아니다. 지금은 회사가 너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분회장은 “최 회장 발언은 2010년 11월 정규직 복직을 약속한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기륭전자 사태는 재점화될 조짐이다. 문제는 기륭전자의 주식을 산 소액주주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향후 노사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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