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최은영 회장이 조양호 회장에 손 벌릴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이 조양호 회장에 손 벌릴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
  • 박종준 기자
  • 승인 201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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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도 떠나고 신용등급 등도 악화… ‘악’ 소리만

한진해운(117930)이 최근 실적부진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그런 상황을 반영하듯 그동안 ‘실적부진’과 ‘위기대응 미흡’ 책임을 지고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이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밝혔다.

김 사장은 최근 글로벌 해운업계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어 오던 중 얼마 전 영구채 발행이 지연되면서 압박을 받아왔다. 일부에서 김 사장은 일련의 과정과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터라 김 사장의 퇴진은 더 뼈아파 보인다.

특히 김 사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해운업계 업황 악화 속에서 지난 2009년부터 한진해운을 이끌어온 ‘터줏대감’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김 사장은 최은영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하지만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부진과 급변하는 해운 업계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좌불안석인 상황이었다. 이는 역으로 강력한 리더십 필요성의 대두가 김 사장의 퇴진을 가져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진해운의 실적은 여의치 않다. 그나마 작년까지 버텨오던 실적도 최근 적자로 바뀌면서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실제로 올해 3분기 한진해운은 210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889억원) 대비 적자전환하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전분기(2분기) 영업이익이 -557억원이었던 것이 -210억원으로 다소 줄었다는 점 정도다.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감소한 2조7097억원에 그쳤다. 또한 당기순손실도 317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된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컨네이너 공급과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현대그룹의 현대상선과 국내 양대 컨테이너선사로 세계 7위에 해당하는 대형 선사다.

언뜻 봐선 실적부진이 단순히 ‘공급과잉’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유럽발 금융위기 등에 따른 불황의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이 여파로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연말 기준 754.4%였던 것이 올해 6월 말에는 835.2%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용등급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14일 국내 양대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회사채 등급을 종전 A-에서 BBB+로 한 단계 내렸다.

또한 한신평은 한진해운의 등급을 'A-'에서 'BBB+'로 강등했다. 다만 한기평이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한신평은 ‘부정적’으로 매겼다.

앞서 한신평의 지난 5월 한진해운의 무보증 사채에 대한 신용평가를 하면서 “국내 최대 해운사인 동사(한진해운)는 진입장벽이 높은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규모면으로 세계 7위의 운영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 주력노선인 아시아→미주노선과 아시아→구주노선에서는 각각 세계 3위(8.1%), 7위(4.9%)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사업기반은 대단히 공고하다.”면서도 “그러나 동사의 우수한 시장지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운임하락과 연료유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모습”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우려는 증권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한진해운을 보는 증권가 시선도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한진해운의 2분기 IFRS 연결 실적은 매출액 2조7,097억원(-5.8%), 영업이익 -210억원(적전)을 기록하여, 당사 추정치와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였다.”면서 “특히 3분기가 컨테이너 선사들의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부진이 대단히 심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전체 물동량 증가가 1.2%에 그쳤으며, 운임은 12.3% 하락하여 공급과잉 상황을 여실히 반영하였다.”면서 “공급과잉이 가장 심각한 구주노선의 W/B 운임은 -17.7% 하락하였고, 경기 회복 기대가 있는 미주노선의 E/B 운임 역시 6.5% 하락하여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우리는 2014년에도 컨테이너 해운시황의 공급과잉 심화가 지속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2014년 컨테이너 선복 증가율은 2013년 대비 6.7%, 수요 증가율은 4.4%를 기록 할 것으로 추정돼 여전히 선복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앞서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그는 “2014년 2분기부터는 글로벌 컨테이너 초대형 3사의 Alliance인 P3 network가 발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들의 발족으로 컨테이너 해운 시황 과점화가 더욱 고착 될 것으로 전망되며, 원가 경쟁력에서 가장 앞서 있는 이들은 운임 인상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2014년 수요가 2013년 대비 일부 회복되더라도 운임 인상을 제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실적부진 등의 여파로 한진해운은 한진해운(117930)은 15일 오전(9시56분 기준)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날보다 1.43(100원) 빠진 6천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어려움에 처한 한진해운에 대해 최은영 회장의 시숙인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약 1921만주(15.36%)를 담보로 한진해운에 1천5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의하는 한편 여기에 앞으로 4000억원 가량을 추가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진해운 측도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다. 최근 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69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금융권 등 일부에서는 한진해운 자체 자구안과 대한항공 등의 지원이 더해지면 유동성 위기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온프 종합경제지 한국증권신문(www.ksdaily.co.kr) / 인터넷 스탁데일리(www.stockdaily.net)/ 월간 CEO 플러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bodo@k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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