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단행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출구전략 단행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3.09.02
  • 호수 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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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잭슨홀 컨퍼런스는 예년에 비해 맥이 많이 빠진 느낌이다. 퇴임을 앞둔 버냉키가 불참하는 등 가장 중요한 미국 중앙은행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경제학자들의 기조연설 등을 통해 판단해 볼 때 올해 잭슨홀 컨퍼런스에서는 QE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과 성급한 출구전략의 위험을 경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요컨대 현 상황에서 QE를 더 확대할 필요는 없지만 성급하게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내용은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스쿨의 Krishnamurthy 교수가 발표한 내용이다(Arvind Krishnamurthy and Annette Vissing-Jorgensen, "The Ins and Outs of LSAPs", August 2013).

Krishnamurthy 교수는 컬럼비아 대학의 Woodford 교수와 함께 QE 정책효과에 대한 연구를 가장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작년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가장 화제였던 Woodford의 논문에서도 Krishnamurthy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필자 역시 QE의 정책 채널에 대한 그의 분석 내용을 QE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때 매우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Krishnamurthy 교수는 QE의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 출구전략을 단행할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즉 자산 매입시 장기 국채보다는 MBS를 매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Krishnamurthy 교수는 자산 매각을 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도 경고하고 있다.

요컨대 그의 주장은 출구전략을 시작할때 국채 매입을 중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며, 민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정책 효과가 큰 MBS 매입은 지속할 필요가 있고, 출구전략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잭슨홀 컨퍼런스에서는 매우 중요한 투자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특히 2010~2012년 컨퍼런스때는 이후 이어졌던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강력히 시사하는 계기가 되었었다. 그런데 올해 잭슨홀 컨퍼런스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2009년 이후 5년간 이어지고 있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의 시대가 점차 저물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스탠포드 대학의 Hall 교수, 노스웨스턴 대학의 Krishnamurthy 교수, 라가드 IMF 총재 등이 경고하듯이 성급한 출구전략의 위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매우 강하다.

이처럼 학계와 중앙은행 세계의 인식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국채의 매입 규모를 줄이면서 출구전략을 시작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단 정책효과가 크고 경기에도 미치는 영향도 큰 부동산 시장 부양을 계속하기 위해 MBS 매입은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특히 미국에 가장 긍정적일 수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전세계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반면 MBS는 주로 미국 국내 시장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이머징 시장의 자금 이탈은 조금 더 지속될 것이다. 인도를 비롯한 이머징 아시아 국가들이 1990년대와 같은 유형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그러나 자금이 이탈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혼란과 경기의 일시적 침체는 얼마든지 대두될 수 있으며 이는 하반기 이머징 금융시장의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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