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채권칼럼] 증권회사 채권평가손실
[김선제 채권칼럼] 증권회사 채권평가손실
  • 김선제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승인 201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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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권회사들이 금년 1분기(4월∼6월)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채권평가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금리하락기를 이용하여 채권보유규모를 사상 최대로 늘린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상승은 채권평가손실로 바로 이어진다.

단기․중기 채권인 3년과 5년 만기의 분기별 금리추이를 보면, 국고채3년은 2012년말 2.82%에서 3월말 2.52%로 하락했다가 6월말 2.88%, 7월말 2.92%까지 상승했다. 회사채3년은 2012년말 3.29%에서 3월말 2.88%로 하락했다가 6월말 3.31%, 7월말 3.36%까지 상승했다. 국고채5년은 2012년말 2.97%에서 3월말 2.58%로 하락했다가 6월말 3.14%, 7월말 3.20%까지 상승했다. 국민주택1종채권(5년)은 2012년말 3.10%에서 3월말 2.73%로 하락했다가 6월말 3.28%, 7월말 3.37%까지 상승했다.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증권회사 실적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은행이나 보험회사와 달리 증권회사들은 보유채권의 90%이상을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으로 인식하는 단기매매증권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증권회사의 단기채권 보유 잔액은 금년 3월말 58조원에 이른다. 2008년 3월말 26조원에서 5년 동안 2배이상 늘었다.

대형증권회사의 당기손익 인식대상 채권보유 잔액을 3월말 기준으로 보면, 우리투자증권 15조 6,900억원, 한국투자증권 11조 3,046억원, 대우증권 11조 2,640억원, 현대증권 10조 6,554억원, 삼성증권 9조 6,046억원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우려로 5월과 6월 두 달 동안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급등하여 전분기 대비 0.36%p 상승했고, 3년물 듀레이션을 고려하면 1%정도의 채권평가손실을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형증권회사의 1분기 채권평가손실은 960억원에서 1,500억까지 추정할 수 있다.

증권회사들은 결산이 3월말이기 때문에 2012회계연도에는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이 당기순이익에 크게 기여했지만 금리상승기에는 역으로 순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주고 있다.

증권회사들이 채권보유규모를 많이 가져가면 커다란 이익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큰 손실도 줄 수 있다. H증권사는 채권평가손실로 1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8% 급감했다.

증권회사들이 금리변동에 대한 위험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사례로서, 단기수익 보다는 장기리스크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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